프랑스 문단이 가장 주목하는 젊은 작가
플로리앙 젤러 장편소설 국내 첫 출간!
밀란 쿤데라의 무게와 J. D. 샐린저의 감각을 아우르는 소설가
젊은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 소설 속으로 빨려들듯 읽히는 섬세한 감정 묘사, 작가 자신의 감정적 동요를 배제하려는 듯한 냉소적인 시선. 젤러의 작품세계를 구성하는 이와 같은 요소들은 그가 늘 머리맡에 놓고 읽는 책이 <적과 흑>이며, 그에게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킨 작가가 밀란 쿤데라이고, 한 기사에서 “젤러의 감정이나 자세는 샐린저의 족적 위에 이루어진 서사시적 행위이다.”라고 말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프랑스 언론은 젤러의 작품에서 스탕달과 샐린저의 느낌이 난다고 하여 그를 ‘스탕달린저’라고도 부른다. 의미심장하면서도 세련된 문장, 무거움과 가벼움이 공존하는 주제, 인물의 숨결마저 느껴지는 깊이 있는 묘사로 문학성을 인정받은 젤러. 오늘날 프랑스 문학계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 문학 거장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는 이 젊은 작가를 우리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스물네 살에 프랑스 4대 문학상, 앙떼할리에 상 수상
스물여섯 살에 프랑스 최고 명문대 시앙스 포 문학 교수 임용
‘파리의 작은 돈키호테’ ‘카멜레온 같은 청년’ ‘댄디 가이’ ……. 젤러를 수식하는 말은 아주 다양하다. 영화배우를 능가하는 조각상 같은 외모와 세련된 패션 감각으로 프랑스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는 이미 하나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젤러의 모든 것을 추종하는 ‘젤러주의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다. 그렇다고 그의 매력이 외향적인 것에만 국한된다고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다.
첫 소설 <인공눈>을 발표했을 때 젤러는 고작 스물두 살밖에 되지 않았다. 그 소설로 프랑스 문학 거장들에게 수여된, 아세트 기금상과 모나코 피에르 왕자상을 동시에 수상하면서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준 그는, 이후 세 번째 소설 <악에 대한 매혹>으로 프랑스 4대 문학상인 앙떼할리에 상의 영예를 차지하면서 프랑스 문단이 가장 주목하는 젊은 작가로 떠올랐다. 그때 젤러의 나이는 스물네 살, 그는 스물세 살에 르노도 상을 수상한 르 클레지오를 떠올리며 “르 클레지오가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고 수상 소감에서 밝혔다.
등단 후 매년 한 편씩의 소설과 희곡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젤러는 또한 젊은 교수이기도 하다. 스물여섯 살에 그는 프랑스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엘리트를 양성하는 최고의 명문 대학 시앙스 포의 문학 교수로 임용되었다.
이처럼 재능 있는 젊은 작가를 놓고 프랑스 문단은 앞으로도 그가 멋진 시도들을 계속 펼쳐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처받기 쉬운 여자 아멜리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욕구를 지닌
바람둥이 트리스탕의 중독성 강한 사랑
스물아홉 살의 변호사인 트리스탕은 어느 날 거리에서 우연히 아멜리를 만난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보낸 첫 번째 밤 이후 아멜리는 그의 집에 자리를 잡는다. 쾌락 지향적인 동물성과 야성적인 자유분방함으로 수많은 여자들을 잡아끄는 트리스탕, 그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아멜리를 속이며 다른 여자를 만나게 될 것임을. 하지만 이전 여자와는 달리 쉽게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연약한 아멜리에 대한 연민은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그를 붙잡는다. 한편 아멜리는 다른 여자들과 바람을 피우는 트리스탕을 의심하고, 그로 인해 슬퍼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옥에 그를 가두고 놓아 주지 않는다. 그는 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일까? 그리고 그녀는 어떻게 그런 그를 참아낼 수 있을까? 젤러는 이 소설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매는 두 남녀의 나약하고 파편적인 모습을 냉소적이며, 감각적인 문체로 섬세하게 그려 보인다.
사랑에 대한 남자의 본능적인 심리를 적나라하게 그린 소설
“그녀는 마치 도둑처럼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
"사랑은 둘이 함께 사는 감옥"이며, 오늘날의 세상 돌아가는 모습과는 어울릴 수 없는 케케묵은 낡은 짓거리일 뿐이다. “사랑은 거짓말을 한다.” “사랑은 찬란하며, 동시에 잔인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랑에 대한 통찰은 대부분 트리스탕의 불안정한 감정에 기인한다. 끊임없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부터 도망치며, 내일이 기약되지 않은 단 하룻밤의 쾌락을 추구하는 남자. 하룻밤 섹스를 위해 여자를 만나고, 그 밤이 지나면 그녀가 더 이상 자신 옆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라는 남자. “틈틈이 시간을 활용해서 즐기는 경제적인 사랑”이 완벽한 삶의 방식이라고 믿는 트리스탕은 아멜리와 함께 살면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이중적인 삶에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까지 생각한다. 또한 어느 날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아멜리가 마치 도둑처럼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와 이전에 자신이 누렸던 모든 자유를 빼앗아 갔다고 여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쾌락은 새로운 의무를 동반하면서 그에게 방탕이라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자신의 그러한 삶으로 인해 아멜리가 고통받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그는 갈등하기 시작하는데……. 사랑에 대한 남자의 본능적인 심리를 적나라하게 그린 이 소설에서 트리스탕은 사랑과 욕망,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하며 우스꽝스럽고, 무가치하며, 사랑이 부족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사랑에 대한 남녀의 서로 다른 시선을 그리고 있지만, 결국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남자와 여자 각자가 추구하는 특유의 사랑 방식이 잘 농축되어 있는 소설이다.
60여 개의 짧은 단락과 플래시백 기법으로 각 단락이 한 장면이 되어 생생하게 읽힌다!
크게 두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누구나의 연인>은 각 장이 30여 개의 짧은 단락으로 나뉘어 마치 머릿속에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가듯 형상화되어 읽힌다. 또한 플래시백 기법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의 흐름을 파괴하는 독특한 서술형식은 마지막 한 문장까지 눈을 뗄 수 없도록 독자를 빨아들인다. 우연한 만남, 오해에서 시작된 사랑, 그리고 연민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상황과 감정을 제시하면서 흥미를 더해 간다.
사랑에 관한 철학적 담론을 담은 이 작품, <누구나의 연인>에는 환상, 그리움, 연민, 질투, 기대, 의존적 감정과 희망이 지닌 독성, 기다림,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불안, 타인에 대한 지배 등 사랑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