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며
머리말
1. 한반도의 첫 사람들
2. 신석기인들, 바다를 건너다
3. 청동기 시대, 송국리는 말한다
4. 첫 나라 고조선, 수도는 어디였나?
5. 고대 아이언 로드, 삼한으로 통하다
6. 위성으로 본 국내성, 그곳에 고구려가 있다
7. 잃어버린 백제의 왕성, 풍납토성
8. 신라 건국의 수수께끼, 나정은 알고 있다
9. 고구려, 천하의 중심을 선포하다
10. 최초발굴, 금동신발 속의 뼈, 그는 누구인가
11. 고구려 고분 벽화, 세계를 그리다
블랙박스를 열었다! 고대사를 다시 쓴다!!
풍납토성과 경주 나정은 우리 고대사를 완전히 새롭게 쓰는 획기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신라 건국 신화가 사실임을 증명하고, 백제가 일찍부터 고대 국가를 형성하고 왕권을 확립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과도 일치한다. 그 동안 신빙성이 없다고 여겨 무시해왔던 《삼국사기》 초기 기록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청된다.
이제 백제 고이왕234~286 또는 근초고왕346~375, 신라 내물왕356~402 이전 기록이 허구가 아닌 역사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이것은 거의 절반으로 축소됐던 백제와 신라의 역사를 복원하는 매우 중요한 첫 걸음이며, 학계의 주류 지위를 획득하지 못했던 일련의 학자들(서강대 이종욱 교수 등)의 오랜 주장이 드디어 학문적으로 복권된 충격적인 사건이다.
《HD 역사스페셜 1 - 고구려, 천하의 중심으로 선포하다》는 광복 60년 특별 프로젝트로 방영중인 65부작 역사 다큐멘터리 〈KBS HD 역사스페셜〉을 바탕으로 펴낸 ‘우리 역사 제대로 보기’의 첫 시작이다. 위와 같이 역사를 뒤집어 보는 참신한 시각, 새롭게 다시 보는 열린 관점이 바로 독자와 시청자들이 《HD 역사스페셜》에 열광하는 까닭이다.
《HD 역사스페셜》은 시대 순으로 선사 시대부터 8·15해방까지 우리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한국 통사通史 프로그램으로 선사 시대부터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주요 변곡점에 초점을 맞춰 우리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최대의 HD 영상과 특수 효과, 화려한 디지털 복원 이미지와 전면 컬러 편집은 읽는 재미에 시각적인 줄거움을 더하고 이해를 도와준다. 1권에는 구석기 시대 한반도의 첫 사람들부터 고구려 고분 벽화를 통해 본 5세기 초 삼국 시대 중반까지, 흥미진진한 고대사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업그레이드 역사스페셜
2방송 〈HD 역사스페셜〉은 기존의 〈역사스페셜〉이 완벽하게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 것이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KBS의 〈역사스페셜〉이 종영되자 애청자들의 부활 요청이 쇄도했다. 폐지 반대와 부활을 바라는 이들의 뜻이 모아져 프로그램 부활이라는 방송사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고, 그 결과 2005년 〈HD 역사스페셜〉이 탄생하게 되었다.
〈HD 역사스페셜〉은 〈역사스페셜〉을 계승하고 있지만, 많은 면이 다르다. 광복 60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HD 역사스페셜〉은 TV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한국 통사 프로그램이다.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망언과 같은 시대 상황을 헤쳐 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올바른 역사 인식인데, 〈HD 역사스페셜〉은 ‘우리 역사 제대로 보기’를 지향하여 우리 역사를 열린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조명한다.
뿐만 아니라 고품격 디지털 방송에 대한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여 국내 최대의 HD 특수 영상과 가상 세트를 동원하여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려 냈다. HD 방송의 장점이 가장 잘 구현되는 장르가 다큐멘터리라는 명제를 〈HD 역사스페셜〉에서 실감해 볼 수 있다.
기존 〈역사스페셜〉을 책으로 펴냈을 때는 방송 영상과 콘텐츠의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저해상도의 흑백 이미지와 주제별로 시대를 넘나드는 구성을 취한 것은 주어진 제약 안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책 《HD 역사스페셜》도 그에 걸맞게 환골탈태했다. 새로운 통사에 어울리도록 읽는 맛과 재미를 한층 강화했으며 HD의 영상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큰 판형에 전면 컬러로 편집했다.
맛깔스런 풀어쓰기의 묘미
《HD 역사스페셜 1 - 고구려, 천하의 중심으로 선포하다》는 출판 칼럼니스트이자 번역가로, 작가로 전 방위적인 활동을 보여주며 책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호모 비블리쿠스책 사람 표정훈 씨가 해저解著를 맡았다.
전작인 《하룻밤에 읽는 동양 사상 - 5천 년 동양 사상을 한눈에 그림으로 읽는다!》랜덤하우스 중앙, 2002년에서 중국 사상의 큰 흐름 가운데 중요한 맥만 짚어 추려낸 내용들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중국 사상사 흐름의 요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냈던 그는 읽기 쉬워 독자에게 효율적인 글쓰기의 모델을 제시해 준 바 있다.
또 가족사를 책으로 옮긴 《나의 천년 - 발칙한 후손의 내 역사 찾기》푸른역사, 2004년에서는 개인의 역사가 갖는 의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집단의 역사가 아닌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내밀한 ‘내 역사’를 써 내려간 책에서 그는 살아 있는 역사, 구체적인 역사 속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자신에 대한 사랑을 보여 주었다.
위의 저서를 비롯, 전작들에서 보여준 압축적인 글쓰기와 역사적 심미안의 역량이 이번 《HD 역사스페셜 1 - 고구려, 천하의 중심으로 선포하다》에 녹아들었다.
많은 방송 출판물이 TV의 화면과 소리를 종이 위에 고스란히 붙잡아 둔 녹화 테이프 같은데 반해 《HD 역사스페셜 1 - 고구려, 천하의 중심으로 선포하다》는 표정훈 씨의 친절하고 재미난 풀어쓰기로 인해서 읽는 맛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 기본적으로 충실해야 할 다큐멘터리의 이야기 전개와 객관성을 온전히 담아내면서도 중간 중간 완급을 조정해 가며 시종일관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해저자의 미덕이다. 또한 통사지만 연대기적으로 모든 사건과 인물과 제도, 문화를 다루지 않기에 적절한 곳에 주어진 도움말은 유익한 정보가 되어 준다.
새로운 통사
3전 시대와 전 지역에 걸쳐 역사적 줄거리를 서술한 통사는 복잡다기한 역사 연구의 성과와 다양한 시각이 종합적으로 집대성된 인간 역사 탐구의 빼어난 성취이자 전 체사를 파악하려는 노력의 결과다. 하지만, 지금까지 통사는 연대기적인 구성에 따른 스테레오 타입을 형성하여 격동하는 시대의 다이내믹을 충분히 분석해 전하지 못하고, 사실들의 나열에 그쳤던 아쉬움이 있다.
본격 통사를 지향하는 《HD 역사스페셜》은 새로운 통사를 형성해 냈다. 역사의 작은 한 모퉁이를 붙잡아 거기에 천착하여 거대한 역사라는 그물의 전체를 밝혀내는 방식이다. 수만 년 세월에서 한 모퉁이를 뽑아냈지만, 그 작은 모퉁이는 해당 시대의 중추를 짚어낸다는 점에서 결코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대상의 특징을 잡아 빠르게 묘사해낸 스케치 그림을 엮은 스케치북과 같은, 역사라는 지형의 단층 도를 모은 압축파일과 같은 《HD 역사스페셜》은 흥미진진한 역사 탐험의 전망대가 되어 준다. 그 전망대에 올라 한 시대가 앞뒤 시대와의 관계 속에서 자리매김한 위상과 쟁점,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이 새로운 형식의 장점이다.
독자들은 한 시대를 조감할 수 있는 전망대를 읽는 재미와 더불어 전망대와 전망대 사이를 더 깊이 파고들고자 할 때 길잡이해 줄 등대를 얻어 더 읽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생생한 역사
《HD 역사스페셜 1 - 고구려, 천하의 중심으로 선포하다》에 담긴 내용은 생생하다. 올해 벌어진 발굴까지 포함하는 등 가장 최근의 역사학적 성취를 담으려 노력했다. 또 탄탄한 고고학적 기반에서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에 과학적·논리적 사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2005년 9월 경남 비봉리 유적에서 출토된, 약 8000년 전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통나무배2장에서 발달했던 신석기 시대 문명을 알아볼 수 있다. 지금도 현재진행중인 풍납토성 유적 발굴7장은 《삼국사기》의 기록대로 백제가 늦어도 기원후 2세기에는 고대 국가로 성장했음을, 2002년 시작된 경주의 나정 발굴8장은 박혁거세가 사로국을 세웠다는 《삼국사기》의 신라 건국 신화가 역사적 사실이었음을 말해주는 증거다. 고대사의 쟁점인 초기 국가 형성 시기에 대한 고고학적 증언을 담고 있는 것이다. 또 2003년 공주 수촌리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신발과 그 속의 팔뼈10장를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분석하여 백제에 막강한 지방 세력이 존재했고, 그 세력과 중앙 왕권과의 관계를 살펴 왜 위례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했는지 밝혀낸다. 마치 미술관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벽화가 그려진 고구려 고분11장에서 초원길을 따라 멀리 아프라시압까지 교류했던 고구려의 국제성을 엿본다.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을 극대화한 HD 영상은 책에서도 그 소임을 다한다. 고품격 영상과 3D로 입체 복원해낸 유물과 유적 그리고 그 재현 장면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역사가 아닌 눈으로 보고 이해하는 역사를 가능하게 해준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