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가, 고만 눈떠라잉
낮
사랑 때문에 한쪽 날개를 꺾지 말라
저녁
두통엔 눈물이 명약인가
밤
우주의 끝이 보였다
새벽
우리 모두 '사람'이다
風景四色 人生思索이라는 부제가 함축하듯 '박범신의 하루'에는 하루 동안 마주치는 풍경ㅇ르 통해 인생을 사색하게 만드는 박범신 특유의 명징한 언어로 압축한 글들이 실려 있습니다. 이책에는 시적 영상언어와 짧은 이야기, 아포리즘과 잠언 형태의 다양한 문장이 총천연색의 풍경처럼 실려, 세월의 강물처럼 유연하게 흘러갑니다. 산책과 명상은 작가의 필수적인 행동 기반이고, 자연과 문명을 마주하며 나눈 사색은 문학의 몸체가 된다는 전제에서 볼 때 '박범신의 하루'는 곧 박범신의 30년 문학요체이기도 합니다.
'하루는 곧 인생'이라는 명제하에 제작한 이 책은 최근 독서계에서 우려되고 있는 우리 문학의 침체현상과 우리 작가들의 소외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작은 대안이 담고 있기도 합니다. 본질적인 해법의 제시는 아닐 수 있지만, 점점 영상과 비주얼에 익숙해져 가고 시각의 미를 중시해 가는 독자들을 배려한 편집이 그것으로, 벅범신의 평생 신념인 청년 정신이 사진과 연계되어 이어집니다. 청년작가 최용빈은 박범신 문학의 본질인 '사랑'과 '그리움'을, '변방의 아픔'과 '재생의 희망'을 그만의 실험적 사진으로 담아 박범신의 언어를 더욱 명징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활자언어와 영상언어의 조화를 통해 보다 충일한 감동을 받고, 읽고 보는 이중의 즐거움 속에서 사색의 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人生思索 '하루'에는 우리가 살면서 갖게 되는 수많은 감정들이 박범신 식 관조에 의해 정리되어 있다. 작은 이야기, 스치듯 남은 풍경, 아스라한 추억, 사랑과 열정의 이면, 자연과 문명의 조화 등에 대한 글이 짧게 짧게 잇닿아 있다. 연이어 있는 생각과 삽화들을 통해 '하루는 곧 인생'이라는 절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정신을 만질 수 있다.
風景四色 사진작가 최용빈의 영상이미지는 박범신의 사유와 일치하는 궤로 세계의 세상을 담담하게 담았다. 마주치는 풍경 너머 무엇인가 더 있을 듯한 감정들, 외로움이기도 하고 그리움이기도 하고 혹은 삶의 든든한 중심일 수도 있는 피사체들을 견인했다고 한다. 미국, 일본,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 아프리카 등 세계의 다양한 풍경들이 담겨 있지만 그것들은 따로 떨어진 세상이 아니고 동일한 울타리에서 비슷한 그리움과 아픔을 안고 존재하는 삶의 풍경들이다. 이 신비하고 정겨운 풍경들은 박범신의 언어와 더불어 기름진 상상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언어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이 사진들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자동카메라로 편하게 찍은 것들이라는 점이다. 거창한 장비나 사진기, 고품질의 필름이나 렌즈도 아닌 것으로 폼나는 모델이나 비경이 아닌 익숙하고 가까운 삶의 여정 지근거리를 찍은 것들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