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당신의 아이들의 전혀 다른 인종 같아 보인다구요?
제2장 아이들에게 중요한 일은 왜 학교 화장실에서 일어날까?
제3장 난쟁이를 만드는 작은 통, 학교
제4장 입시 검투사가 된 아이들
제5장 사고의 대전환기, 버려진 것들의 커밍아웃
우리의 영원한 화두, 교육!
지난 해 말, 수능 시험에서 부정 행위를 한 학생들과 관련자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 그것이 이미 오래 전에 예견된 일이었으며, 몇 해째 거듭돼 온 일이라는 사실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의 교육이 어디로 가려고 이러나?” 하고 개탄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으며, 아이들로 하여금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 만큼 입시 지옥이 돼 버린 이 땅을 차라리 떠나고 싶다는 사람들의 수 또한 급격히 늘었다.
설령 이런 일이 없었다 해도 우리는 ‘교육’이란 말 앞에서 초연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교육’은 우리 나라 국민 모두의 화두로 떠올라 있기 때문이다. 가진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을 오롯이 지키기 위해,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사람들의 뒤꽁무니나마 쫓아가기 위해 아등바등 자녀의 교육에 많은 것들을 걸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우리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전교조 창단의 일등 공신이자 교육 운동가인 저자는 현직 교사로 재직할 때의 경험과 노무현 정부 교육 혁신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우리 교육이 처한 상황을 냉엄하게 지적하고, 아이들을 위해 우리의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바를 ‘희망’이란 메시지에 담아 비춰 보인다.
아이들의 감성에 걸맞는 새 교육 제도를!
이 책에는 교육 정책가들보다는 아이들 입장에서 교육을 바라보려는 저자의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이 행간에 잘 녹아 흐르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는 요즘 아이들의 급격하고 다양한 변화를 힐난하기보다는, 바야흐로 기성 세대가 이기적이고 구시대적인 사고를 전환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아이들의 감성에 부합하는 교육 제도를 갖춰 주는 일이 시급함을 지적하고, 국내외의 사례들을 자세히 소개해 가면서 여러 가지 대안들을 제시한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요즘 아이들의 의식 구조 변화를 문화사적 측면에서 짚어 보고 있다는 점이다. 자기 몸을 매개로 감정이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려 드는 요즘 아이들의 정서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 문신의 역사와 신화를 살펴보는가 하면, 요즘 아이들의 핵심 코드라 할 수 있는 마니아 문화의 뿌리를 찾기 위해 근대로부터 지금까지 고정된 형태를 띠고 있는 학교 건물의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보기도 한다.
또 왕따 현상과 폭력 서클의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 우리 나라와 일본의 문화 차이를 짚어 본다. 그 외에도 기존의 대입 제도를 비롯해서 제7차 교육 과정안과 2008학년도 대입 개선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꼼꼼히 분석하는 등, 요즘 아이들에게 걸맞는 교육 제도의 청사진을 제시해 보이기 위해 애쓴 흔적이 곳곳에 뚜렷하다.
이젠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7차 교육 과정은, (김영삼 정부 당시) 획일적인 학교 교육 체계가 산업 사회의 인력 양성에는 걸맞지만, 창의적 능력을 지닌 인재를 요구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는 맞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아이들의 다양한 특성을 살려 주고 수준 차이를 고려한 교수-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를 앞세우고 실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해 관계를 사이에 두고 양측으로 갈라진 기성 세대의 끝없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본연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표류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목적은 구호로만 남았고, 교육 정책에 따른 여건이 수반되지 않은 학교 현장에서는 학사 운영의 파행이 거듭되면서 혼란만 가중되었다.
이 책에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교육 과정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수십 년 간 굳건하게 이어져 온 학교 지식의 목적이 붕괴돼 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상적인 수업이 진행되기가 어렵다. 자연히 교실 붕괴니 학교 붕괴니 하는 말들이 튀어나올 수밖에. 그렇지 않아도 예민할 대로 예민해져 있는 사춘기의 아이들에게, 목적을 상실한 주입 교육을 무작정 시키는 일은 삶에 대한 열의를 죽여 놓는 결과밖에 낳을 것이 없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아이들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배움의 목적을 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기약할 수가 없다. 이제는 정말 아이들이 교육 문제의 중심에 서야 한다. 더불어, 아이들의 급격한 변화를 미래 사회를 움직이는 큰 힘으로 이끌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를 사교육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는, 세상이 달라져도 변함없이 교과서 속의 낡은 지식을 교단 앞에서 읊조리며 외우라고 아이들을 닦달하는,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잃게 될까 봐 세상의 변화를 애써 외면하는 우리 모두가...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