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민감성 감지기, 혀 우리 몸의 만능 엔터테이너
2 입냄새의 정체 혓바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3 스스로 움직이는 신경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내 몸
4 꿈속에서의 속삭임 잠 속에서 이루어지는 집중학습
5 제 맘대로 움직이는 뇌와 심장 우리 몸은 무질서 상태
6 귀염둥이 뚱보의 유전자 정보 운명인가, 그릇된 습관인가?
7 참을 수 없는 목마름 살아남기 위한 전략
8 발그레 달아오른 볼의 비밀 흥분하면 왜 얼굴이 빨개지는가?
9 나이듦의 흔적, 주름 근육신경을 마비시키는 보톡스
10 소름 돋은 닭살 추울 때와 무서울 때
11 심장 고동 소리 생명의 소리는 누가 내는가
12 원초적인 본능, 배고픔 언제 먹기 시작하며 왜 멈추는가?
13 쓰다듬는 손길 쓰다듬어 주면 왜 행복할까?
14 가려움과 긁음 가려울 때 긁는 까닭은 무엇인가?
15 간지럼 몸을 보호하는 경보장치
16 웃음 기분 좋은 감정의 기원
17 모유 아기에게 필요한 모든 것
18 근육에 생기는 쥐 척수에서 쏘아대는 집중포화
19 니코틴 보상전담반에 엉뚱하게 찾아든 불청객
20 귓바퀴 날림 디자인 혹은 하이테크
21 우리를 유혹하는 향 샤넬 No.5가 뇌에 이르기까지
22 박하사탕 입에서 전해오는 시원함
23 음파의 머나먼 여행 소리의 음향학, 귓속의 해부학
24 야한 본능의 세계 난처하지만 어쩔 수도 없는 자극
25 성적 매력 종족 보존을 위한 눈속임
26 눈물인지 콧물인지 눈물은 왜 짜야만 하는가?
27 시간의 동물 생체시계는 어떻게 돌아가는가?
28 축축하게 젖은 손 긴장하면 왜 손에 땀을 쥐는가?
29 예절의 끝자락 항문에 얽힌 사실들
우리의 몸을 움직이는 슈퍼컴퓨터
‘샤넬’이라는 낱말을 보는 순간 우리 눈은 빛을 모으는 힘을 키우고 동공이 줄어들면서 이 단어가 뒤집힌 채로 망막에 또렷이 새겨진다. 그 다음 뒤집힌 이 글자는 시신경을 따라 머리 뒤쪽에 있는 뇌의 시각피질에 가서는 다시 반듯하게 세워지면서 우리는 그 단어가 ‘샤넬’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뇌’라는 슈퍼컴퓨터는 ‘샤넬’이라는 단어를 눈으로 보고 나서부터 0.2초도 걸리지 않아 전기신호를 양쪽 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즉 후두엽과 측두엽을 가르는 경계선에 있는 회백질로 보내고, 거기서부터 시각언어중추 기능을 하는 뇌피질에 가닿는다. 그러면 우리는 실제로 읽기 시작하는 것이다. 초속 100미터 이상의 속도로 이런 일들을 순식간에 해치우는 뇌의 능력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우리가 배고픔을 느끼거나 웃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흥분을 할 때 우리 몸속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고 있는 신경세포들은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바삐 움직인다. 그들은 우리가 느끼게끔 하기 위해 특별한 전달물질들을 여기에서 저기로 부지런히 실어 나르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몸에 나타난 현상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비롯되는 것인지를 아는 것은 이러한 신경세포들을 따라 몸속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
우리 몸에 관한 흥미진진한 과학
- 혀는 우리 몸 입구에 자리 잡고서 1천 분의 1그램의 무게를 감지하면서 들어오는 물질을 하나하나 검사하며 출입국관리소 역할을 한다.
- 잠을 자는 동안 다른 기관의 활동이 멈추는 데 비해 대뇌피질은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낮에 있었던 일을 저장한다. 그래서 잠을 자고 난 후에 학습능력이 더 높아진다.
- 우리가 목마름을 느끼는 것은 몸속의 소금 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인데, 이것은 30억 년쯤 전 바다에 살던 단세포 생물이 점점 진화하여 인간이 되었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준다. 땀의 소금기가 피의 소금기보다 낮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면 혈장 삼투압이 오르고, 그러면 신경세포는 뇌로 달려가 시상하부와 중추신경계에 이 사실을 알리게 되고, 뇌는 ‘물을 마셔라!’라는 명령을 내린다.
- 젊어지는 묘약으로 알려진 보톡스는 가로줄무늬 근육을 수축시키는 운동신경에 신호를 보내는 아세틸콜린의 방출을 가로막기 때문에 마비현상을 일으킨다.
- 춥거나 무서울 때 온몸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면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하는 일을 맡은 교감신경은 털뿌리로 달려가 털을 바짝 세움으로써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면 비상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몸을 덜덜 떨게 하여 열을 만들어낸다.
- 뇌는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그리고 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오로지 포도당(글루코오스)을 통해 얻는다. 따라서 혈당수치(혈액 속에 함유되어 있는 포도당의 양)가 떨어졌을 때 배고픔을 느낀다.
- 살갗을 쓰다듬었을 때 이 자극을 전달받은 신경세포는 곧장 뇌로 달려가 대뇌피질 위에 자리잡고 있는 뇌섬엽에 가닿는다. 그러면 뇌섬엽은 행복한 기분을 온몸에 뿌려준다.
- 코로 들어간 향기물질은 냄새를 담당하는 몸안의 수용체들과 결합하여 특정한 전기자극을 후뇌로 보낸다. 그리고 대뇌는 이것을 특정한 이미지로 기억하여 저장해 둔다. 우리 몸안에 있는 5천만 개의 후각세포가 각자 좋아하는 향기물질에 달라붙어서 전기자극을 뇌에 보내면 뇌는 그 향기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그려낸다. 이 무늬를 따라 관련된 문자들이 순서대로 나타나는데 그것이 합쳐져서 하나의 향기 혹은 낱말로 인식되는 것이다.
우리 몸속을 들여다보는 현미경
생명체 속을 들여다보면서 몸이 어떻게 움직이며 어떤 기능을 하고 생리적인 현상들이 왜 나타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을 생리학이라고 한다. 생리학의 뿌리를 따지다 보면 플라톤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때만 해도 대상물을 보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눈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대상물에서 나온 광자가 눈의 망막에 있는 작은 분자 레티날에 몸을 던져 그 분자가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를 흐트러트림으로써 대상물이 보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날 짧은 동안에 생리학이 거두어들인 지식의 양은 엄청나게 많은데, 이 책에서는 인간의 몸과 정신에 대해 신경생리학이 밝혀낸 최근의 과학적 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당황했을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나, 공포에 사로잡혔을 때 닭살이 돋는 현상, 그리고 가슴 두근거림이며 눈물을 흘리게 되는 원인 등 매일매일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적이며 감정적인 현상들이 어떻게 일어나며 그것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흥미진진한 질문을 통해 알아본다.
생리학자 루돌프 E. 랑은 재미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생물학 지식을 가지고 우리 몸에 나타나는 현상들의 근본 요인들을 파헤쳐 보여준다. 이 책은 처음 꼭지에서 우리 몸의 맨 위에 있는 구멍(입)으로부터 시작해서 몸 맨 아래의 구멍(항문)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사람의 몸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살펴보는 흥미진진한 탐험 여행이 될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