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부 갈 수 있고, 가야만 하는 길
1. 워싱턴 DC- 조지타운 대학교, 조지 워싱턴 대학교
2. 아나폴리스 - 미국 해군사관학교, 세인트 존스 대학
3. 필라델피아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브린 모어 대학
4. 뉴욕 - 컬럼비아 대학교, 뉴욕 대학교
5. 뉴저지 - 프린스턴 대학교
6. 뉴헤이븐 - 예일 대학교
7. 보스턴 - 하버드 대학교, MIT, 보스턴 대학교, 시몬스 대학, 그리고 박물관들
2부 길이 들려준 이야기, 이야기가 이어준 길: 영광과 폐허 사이
예외상태
3부 캘리포니아 드리밍 - 길의 환각, 신기루 너머 문명의 실체
1. 포틀랜드와 유진 - 포틀랜드 주립대학교, 리드 대학, 오리건 대학교
2. 샌프란시스코 - UC 데이비스
3. 로스앤젤레스 - UCLA, USC
4부 전통과 전설, 그리고 길은 계속된다
1. 영국 - 런던 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
2. 프랑스 파리 - 소르본 대학교
3. 독일 뮌헨 - 뮌헨 대학교
4. 이탈리아와 그리스 - 로마 사피엔차 대학교, 국립 아테네 대학교
에필로그
미국과 유럽의 30개 유명 대학을 찾아가는 세계 대학 답사기
이 시대 대학이란 무엇인가! 학생과 교수, 학문과 예술, 대학 체제와 건축물,
고대와 현대, 시대의 흔적과 흐름, 도서관과 박물관, 대학 도시의 풍경까지,
300장의 컬러 사진과 함께 세계 대학의 생생한 모습을 만난다.
이 책은 소설가이자 연구자, 대학 교육자인 함정임 교수가 미국과 유럽의 주요 대학들을 찾아다닌 결과물이다. 학문의 전당으로서의 대학, 문화와 문명의 추동체로서의 대학에 대한 현장 보고서로, 미국 동부와 서부,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스까지 30곳에 달하는 미국과 유럽의 대학들을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통해 발품을 팔아, 대학과 대학 도시의 역사와 풍경과 삶의 모습까지도 함께 담아낸 보기 드문 대학 답사기이다.
리버럴 아트에서 전문대학원까지 다양성과 조화의 힘 - 미국 동부와 유명 대학들
미국 동부는 워싱턴에서부터 북쪽으로 대서양 연안에 미국의 역사를 품은 도시들과 대학들이 이어진다. 미합중국의 수도 워싱턴 DC는 20세기와 21세기 세계 정치의 수도이다. 백악관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조지타운 대학교가 있고, 동쪽으로 조지 워싱턴 대학교가 있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는 정부 기관 등 다양한 기관들과의 연계가 활발하다.
대서양 체서피크 만의 아나폴리스에는 미국 해군사관학교와 세인트 존스 대학이 있다. 세인트 존스 대학(St. John's College)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이다. 리버럴 아츠란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 어학의 교양과목을 가리킨다. 아이비리그처럼 미 전역에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세인트 존스 대학이다. 이 대학은 미국에서도 일명 ‘그레이트 북(Great Books)’, 즉 고전 읽기 교육으로 유명하다. 학생들은 지정된 고전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는데, 교수는 성적 평가를 하지 않고 학기 말에 개별 면담을 진행한다. 이 대학에서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러한 특성과 명성으로 이 대학은 규모는 작지만 미국 내에서 호응도가 높다. 오로지 취업 집중 평가에 맞춰진 한국의 대학 교육 현실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꿈의 대학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는 미국 최초이자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경영대학원 중 하나인 와튼 스쿨이 있다. 이 대학교는 이중학위제도와 학석사통합과정을 운영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어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미 동부 사립 명문 여대 7곳을 가리키는 세븐 시스터스 중 하나인 브린 모어 대학도 펜실베이니아에 있다. 브린 모어 대학을 방문했을 때에는 건물마다 오렌지색 전등이 켜져 있었고, 그 앞 풀밭의 고목 아래에는 빨간 파라솔이 비치되어 있었다. 대학 캠퍼스라기보다는 고적하고 아름다운 휴양지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교와 뉴욕 대학교는 자유로움의 현장인 뉴욕에 있다. 컬럼비아 대학교는 미국 최초로 로스쿨이 설립된 곳이다. 뉴욕 대학교는 예술적 분위기가 충만한 그리니치와 워싱턴 광장을 중심으로 미드타운까지 단과대학 건물들이 산재해 있다.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뉴욕이 현대 예술과 경제 수도라는 명성에 걸맞게 의학과 과학 연구는 물론이고 기초 학문에서부터 예술 분야의 연계 프로그램이 잘 구축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뉴저지 주의 프린스턴 대학교는 하버드 대학교, 예일 대학교와 함께 최고 수준에 올라 있는 명문 대학이다.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학부보다 대학원에 치중한 학생 운영을 한다면, 프린스턴 대학교는 학부 4년 동안의 교육을 중시한다.
롱아일랜드 해협의 북쪽 해안에 위치한 대학 도시 뉴헤이븐은 인구 13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다. 그러나 예일 대학교가 있어서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예일 대학교에는 40여 개의 대학도서관이 캠퍼스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심이 스털링메모리얼 도서관이다. 고딕식 대성당 양식으로 캠퍼스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있는 스털링메모리얼 도서관의 위용과 내부의 치밀한 디자인과 장서 규모에 새삼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대성당의 문을 연상시키는 입구를 통과해 안으로 들어서면 드넓은 홀과 높은 궁륭 천정 아래 한 점 점처럼 서 있게 된다. 복도와 열람실, 보관실들을 돌아보다 보면 육중한 석조 벽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에 감싸여 도서관 문을 통과하기 전에는 상상하지 못하는 어떤 신비로운 감정을 경험한다. 예일 로스쿨은 법학자와 정치인을 많이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보스턴은 미국 독립 정신의 근원지로 미국에서 제일 먼저 세워진 대학교인 하버드 대학교가 있다. 캠퍼스로 진입하면 곧바로 울창한 수목들이 서 있는 넓은 잔디밭이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하버드 야드로 졸업식이 거행되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하버드 야드를 중심으로 19세기 전후 건축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하버드 다리를 걸어서 찰스 강을 건너면, 강변에 MIT 캠퍼스가 있다. MIT는 공학 분야에서 학부와 공학대학원이 최우수 1위인 대학이다. 보스턴에는 열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박물관들이 산재해 있다. 보스턴 박물관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런던의 대영박물관, 그리고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함께 세계 4대 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전 세계에서 수집한 방대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친환경과 첨단기술,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까지 자연과 문명의 만남 - 미국 서부와 대학들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포틀랜드는 2014년 현재 세계에서 제일 힙한 도시이다. ‘힙(hip)하다’는 표현은 21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용어로, 젊은 세대들 사이에 ‘세련되고 현대적이다’라는 영어식 은어이다. 정상이 만년설로 덮여 있는 후드산 아래 컬럼비아 강과 윌라메트 강이 흐르는 포틀랜드는 인구 60만 정도의 아담한 도시이다. 포틀랜드는 친환경정책을 시행한다. 이곳은 소박한 듯 세련된 삶을 실천하는 킨포크족과 힙스터들의 본향으로 전 세계 젊은 세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는 포틀랜드 대학교와 리드 대학, 그리고 포틀랜드 주립대학교가 있다.
포틀랜드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 리드 대학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균형을 중시하며 신입생들은 무조건 그리스 로마의 고전들과 순수 인문학을 필수과목으로 이수해야 한다. 호수를 빙 둘러 학생 및 교직원 숙소들이 동화 속 마을처럼 자리 잡고 있다. 대학 교정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정경을 가진 대학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리드 대학 철학과에 1년간 다녔다. 첨단 IT 기술에 인간의 마음을 읽는 스토리를 접목시키는, 세상을 바꾸는 모티브를 얻은 현장이다.
오리건 주의 작은 도시 유진의 오리건 대학교에는 헤이워드 필드라 불리는 대학교 운동장이 있다. 필 나이트라는 육상 선수와 빌 보워먼이라는 감독이 조깅 붐을 일으키며 나이키란 신발 회사의 신화를 탄생시킨 곳이다. 이 대학교의 스포츠마케팅과 교육대학원은 미국에서 상위권의 평가를 받는다.
캘리포니아 주 데이비스 시의 UC데이비스는 세계적인 농업 특성화 대학교로 유명하다. 이곳 캠퍼스는 농과대학 농장에서 출발해서 현재는 서부는 물론이고 세계적인 농업 특성화 대학과 연구소로 성장했다. 특히 식품영양학, 양조학, 축산학, 수의대가 명성이 높다. 이곳 양조학과의 경우 유럽의 전통적인 와인 제조와 견줄 만큼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제조하고 있는데, 최고의 교수진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는 UCLA,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가 있다. 서북쪽 해안가와 가까운 웨스트우드의 UCLA 캠퍼스에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유칼립투스 나무가 붉은 벽돌 건물들 사이사이 운치를 더해 준다. 미국에서 인종과 문화다양성이 가장 높고, 공립학교 중 유일하게 미국 학생이 뽑은 ‘꿈의 대학교’로 선정되었다. 영화의 도시답게 유명 영화감독들을 배출한 대학교이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에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의 한인 노동자 후예들과 독립운동가들의 후예들의 뜻이 하나로 모여진 도산 안창호 한국학연구소가 있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 - 런던, 파리, 뮌헨, 아테네까지 유럽의 도시와 대학들
유럽의 대학교는 몇 세기에 걸쳐 형성되었다. 영국 런던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인 옥스퍼드에 있는 옥스퍼드 대학교는 13세기 초에 설립된 영국 학문의 중심지다. 래드클리프 카메라와 보들리언 도서관 등 유서 깊은 도서관들, 35개의 칼리지들이 옥스퍼드 마을에 퍼져 하나의 종합대학교를 이룬다. 런던은 산업 혁명의 나라 영국의 수도, 곧 자본의 수도이다. 단지 한 나라의 수도에 그치지 않고 자본제 생산체제의 전환으로 세계 경제 질서에 일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온 엔진과 같은 곳이다. 런던에 있는 런던 대학교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킹스 칼리지 런던 등 18개의 대학과 대학원으로 구성된 연합체이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파리를 들이마시는 것, 그것은 영혼을 보존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파리 대학교는 파리 시내와 교외에 있는, 총 13개의 대학교로 구성되었다. 종교와 정치, 예술을 종합한 인류의 걸작품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파리 대학의 출발인 소르본 대학교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215년 설립 당시 조합의 형태였으나, 1257년 성직자 로베르 드 소르본이 가난한 신학생들에게 라틴어를 가르치기 위해 기숙사를 마련했던 것에서 대학 명칭으로 고정되었다. 소르본 대학교는 13세기부터 자치권을 획득하였고, 법학과 의학, 신학 교육의 전당으로 명성이 높아 유럽 전역에서 학생들이 유학을 오게 됨으로써 유럽의 선진 교육을 담당했다. 현재는 파리 4대학교가 소르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파리 2대학교는 법대이고 위치가 팡테옹에 있으므로 팡테옹-아샤스로 불리고, 이과와 의대는 부부화학자 피에르와 마리 퀴리의 이름을 따 피에르 마리 퀴리 파리 6대학교로 불린다.
프랑스는 20세기 중반까지 유럽의 대학 사회에서 선봉장 역할을 하면서 무상교육을 확립한 교육 선진국이다. 현재 프랑스 교육의 특징은 일반대학과 엘리트 교육 과정인 그랑제콜이 동시에 운영되는 이원화 체제이다. 그랑제콜에는 고등사범학교와 이공과대학교, 국립행정학교 등이 있다. 캠퍼스형 국제 기숙사 단지인 시테 위니베르시테르는 파리 남서쪽 교외의 경계, 고목이 우거진 드넓은 정원에 세계 각지의 전통과 현대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파리는 한국 유학생 수가 천오백여 명 수준으로 파리의 세계 유학생 기준 5위의 규모다.
독일 뮌헨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 토마스 만 등의 예술혼이 흐르는 도시다. 차가우리만치 군더더기 없고, 담백하면서 세련되고, 현대적이면서 엄격한 스타일의 예술 정신과 감각을 만날 수 있다. 뮌헨 대학교 인문관 로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토마스 만의 입상이 있다. 그는 청강생 신분으로 문학사와 미술사 수업을 받았고, 보험회사와 출판사를 전전하기도 했다. 뮌헨은 맥주의 고장으로 시월이면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가 열린다.
로마 대학교는 사피엔차와 토르 베르가타, 그리고 트레 대학의 3개 대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피엔차 대학은 1303년 보니파시오 교황 8세에 의해 로마에서 제일 먼저 설립된 대학이다. 로마와 아테네는 미국의 대학교 체제와는 달리, 도시 자체가 대학교와 다름없는 최고의 인류학과 고고학 전당이다.
고대 도시국가 아크로폴리스로 오르는 길, 산책자의 시조 소크라테스처럼 느리게 걸음을 옮기며 생각에 생각을 계속했다. 생각이란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묻고 답을 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누군가가 소크라테스에게 했던 것처럼, "어디 출신이냐"고 허공에 대고 물었다.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출신이라는 것은 세상이 아는 일이었다. 소크라테스는 모두가 아는 대답을 하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세계 출신이다."
(/ 본문 중에서)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한복판에 서서 철학자들의 후예들이 지키고 있는 아테네 대학교와 고고학 박물관을 바라보며 긴 여정이 끝난다.
60년 전 초창기 한국 대학 교육자의 여정과, 60년 뒤 후배 대학 교수의 여정이 겹쳐지는 특별한 대학 교육 안내서
이 책은 소설가이자 동아대학교 교수 함정임의, 세계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문명과 문화 답사기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또 다른 여행의 여정이 들어 있다. 60년 전 한국 동아대학교의 초대 총장 석당 정재환 선생의 여정이다. 석당 정재환 선생은 동아대학교가 종합대학교로 승격이 된 뒤 첫 총장으로 새 학기 입학식을 치르고 미 국무성 초청으로 서구 선진 교육을 시찰하는 대장정에 올랐다. 저자 함정임은 60년 뒤 그가 갔던 길을 따라 미국과 유럽으로 향한다.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오직 석당이 메모한 여행 일지 [석당일기]를 끼고 그의 행적을 쫓고 그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려 나간다.
저자는 그가 머물던 자리에서 그의 행로와 흔적들을 발견하려 한다. 이십 대 후반부터 세계 여행자로 살아온 저자의 또 다른 여행 원칙은, 어디를 가든 도착 이후 곧바로 목적을 위해 움직이지 않고 그곳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그곳 사람들의 생활 리듬을 따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두 원칙 아래, 미국과 유럽의 대학교들을 종횡무진 누빈다. 석당을 따라간 이 길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은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대학 체제, 고전교육과 인문예술 특성화 교육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 전통과 예술의 보고(寶庫) 대학박물관, 사막을 옥토로 탈바꿈시킨 캘리포니아 농업 과학의 힘, 현대 스포츠 웨어의 신화를 일으킨 대학 운동장의 실체였다. 이 책은 모험을 사랑하는 영혼들에게 축복을 빌며, 전통과 전설을 소개하고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매우 특별한 대학 안내서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