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양이와 자작나무
2. 마녀들과 함께
3. 아이들의 세상
4. 천공
5. 항공우편
6. 반짝이는 비행물체
7. 롤스로이스
8. 천사의 탑
9. 도둑질
10. 주술사
11. 벨베데레
12. 화면 언어
13. 이사히터
14. 알라모 협곡
15. 혈류이끼
이 소설은 ||^더스트||^라는 존재의 근원을 둘러싸고 인간, 데몬, 마녀, 스펙터, 괴물, 반역천사 들이 세 개의 세계를 넘나들며 펼치는 환상적이고 스릴 넘치는 모험 판타지이다. 배경이 되고 있는 세 개의 세상은 ||^리라||^가 살고 있는 중세를 연상시키는 제1의 세계, 2부의 주인공 ||^윌||^이 살고 있는 현재를 연상시키는 제2의 세계, 그리고 스펙터라는 영혼의 흡혈귀들이 살고 있는 시타가제라는 도시가 있는 제3의 세계이다. 이 세 가지 세계 중 시타가제는 오로라의 다리를 건넌 ||^리라||^와 추격자들을 피해 도망친 ||^윌||^이 만나는 곳으로 세 개의 세상을 공간적으로 수렴할 뿐만 아니라 ||^윌||^이 대변하는 현재와 ||^리라||^가 대변하는 중세의 시간적 배경 또한 수렴하는 중심 배경으로 떠오른다. 2부에 와서 비로소 제 모습들을 드러내는 세 가지 세계는 시리즈의 서사구조가 얼마나 방대하고 튼튼하게 뿌리박혀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고, 이 거대하고도 튼튼한 골격 아래 ||^리라||^와 ||^윌||^의 활약이 긴박하게 펼쳐지면서 2부 《만단검》은 극적 긴장이 극대화된 하나의 흥미진진한 모험담이 된다.
시간적으로 ||^윌||^이 살고 있는 현재와 ||^리라||^가 살고 중세의 소실점인 시타가제는 신학자들의 지적 오만이 가져온 실수로 세계와 세계 사이의 틈이 벌어지게 되어 스펙터라는 영혼의 흡혈귀들이 들끓는 곳인데 이곳은 다름아닌 세계들간의 균형을 깨뜨리게 된 최초의 발단지이며 모든 갈등이 얽히는 문제의 지점이다. 그러나 이 세계는 또한 이 모든 문제의 해결점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즉 교권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이사히터||^ 즉 ||^만단검||^이 존재하고 있고 ||^리라||^의 아버지인 아스리엘 경이 교권에 대항한 전쟁을 준비하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1부 《황금나침반》은 시대적으로는 중세를 연상시키면서 옥스퍼드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곳은 우리가 사는 공간과 유사한 듯 보이기도 하지만, 몸밖에 존재하는 인간의 영혼 데몬, 마녀, 인간과 거의 유사한 곰, 괴물 등의 신비한 존재들과 인간들이 공존하는 세계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세가 연상시키는, 즉 교권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암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시대적 배경이다. 리라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교권을 대신하는 ||^성체위원회||^는 아이들의 데몬을 분리하는 ||^인터시즌||^을 해 어떤 실험을 감행하고 존재의 근원인 ||^더스트||^를 둘러싸고 거대한 음모를 꾸민다. 교권은 중세의 교황과 같은 존재로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이 소설은 교권의 이름으로 온갖 악행들이 행해진 중세적인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교권의 폭압성과 반종교적인 행태를 암시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 소설은 여러 가지 성서적 상징들로 가득 차 있다. 고대로부터 내려온 전설에 의하면 리라의 운명의 이름은 ||^모든 이의 어머니||^ 즉 ||^마더 이브||^이다. 그리고 ||^윌||^의 세계에서 ||^섀도(더스트)||^를 연구하는 ||^말론||^ 박사는 반역 천사의 부름을 받고 ||^사탄||^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러한 각각의 상징적인 요소들을 포괄하여 일맥상통하게 글 아래에 흐르고 있는 아이디어는 바로 인간 내면에 있는 선과 악의 갈등, 죄와 순수와 구원의 메시지이다.
2부 《만단검》은 1부 속에 암시된 거대한 이야기 구조를 가시화한다. 아무것도 꾸미지 않고 진실된 눈으로 사물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 어린 소녀 리라에게 진실측정기 ||^황금나침반||^이 주어졌듯이 2부를 주요하게 이끌고 있는 ||^만단검||^이라는 소재는 ||^윌||^이라는 소년을 그 운명의 주인으로 삼고 있다. 2부는 황금나침반을 가진 리라와 만단검을 손에 넣은 윌, 그들을 쫓는 ||^성체위원회||^ 무리들, 그리고 이 둘의 수호자들이 세 개의 세계(리라의 세계, 윌의 세계, 그리고 시타가제)를 넘나들며 펼치는 사건과 사건을 통해 ||^더스트||^라는 존재의 본질을 둘러싸고 ||^성체위원회||^와 아스리엘 경이 벌이는 거대한 대결구도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작품 전반에 걸쳐서 그들의 갈등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윌과 리라임이 암시되고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두 아이의 운명에 접근해갈수록 독자들은 긴장과 흥분, 그리고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될 마지막편〔호박색 스파이글래스(가제)〕에 대한 기다림으로 애를 태우게 된다. 이토록 마력으로 이끌듯 독자들을 점점 작품 속으로 빨아들이는 힘은 바로 탄탄한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방대한 스토리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엮어내는 작가의 마술적인 솜씨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