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0. 좆만한 놈들이 싸움은 좆같이 많이 해요
- 제국력 8875년 8월 33일 광무 49년
PART 1. 탄화수소 확보를 위한 앵글로색슨족의 이라크 학살전쟁
- 제국력 8875년 9월 9일 광무 49년
신이여, 미국을 보호하소서!
석유의 색깔은 빨간색이라고?
전쟁은 부를 가져온다
마치며
PART 2. 인디언 도끼로 시작한 외과수술
- 제국력 8875년 9월 19일 광무 49년
왜 만들어졌나?
토마호크를 분해해보자
어떤 놈들이 있나?
이번에 쏜 건 옛날 거랑 다른 거다?
PART 3. 떴다 폭격기 삼총사!
- 제국력 8875년 9월 21일 광무 49년
폭격기의 변신은 무죄?
B-52, 아빠와 아들이 같이 모는 폭격기
중간에 낀 놈 B-1B
제대로 된 폭격기 B-2
PART 4. 중부군? 사막에 뜬 빨치산이냐?
- 제국력 8875년 9월 28일 광무 49년
미국은 전세계와 맞짱뜰 준비를 하고 있다
PART 5. 지구인들은 물탱크를 지상전의 왕자로 만들었다
- 제국력 8875년 9월 30일 광무 49년
죽으러 가자
삽, 지구인들의 개인 화기
탱크, 학습능력의 시작
전차에도 세대차이가 있다
HEAT탄 4차 중동전 전차의 무덤
제3세대 전차 등장
M1 에이브럼스의 등장
어떤 것들이 있나?
세계최강 전차
전쟁을 다룬 보고서이면서 재미있는 전쟁 이야기로 읽히는 책
전쟁은 어떤 형태로 다루더라도 무시무시하고 끔찍하다. 그래서 꼭 읽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쟁과 관련된 책들이 슬그머니 외면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펜더의 전쟁 견문록>은 이런 점에 착안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전쟁 이야기를 풀어나간 책이다. 조금은 엉뚱한 형식을 차용해서 때로는 폭소가 터져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혀를 끌끌 차게 만들기도 하는 이 책은 외형상으로는 아주 재미있는 전쟁 보고서로 읽힌다. 그러나 보고서 안에 자리잡은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전하면서 전쟁의 이유, 전개 양상, 사용된 무기의 종류, 전쟁의 후유증,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전쟁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전쟁이라는 무거운 진실을 경쾌한 스타일에 담아낸 이 책은 진지하지 못하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남루한 고정관념일 뿐이다. 전쟁의 참상을 전하는 다큐멘터리도 많지만 일반인들의 마음을 더 많이 움직인 것은 전쟁을 소재로 한 다양한 형태의 영화라는 사실을 놓고 볼 때, 내용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일반인들에게 전쟁의 진실을 알리는 형식은 얼마든지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정공법으로 전쟁을 다룬 책들이 다큐멘터리라면, <펜더의 전쟁 견문록>은 아주 재미있는 영화에 비유할 수 있다.
이라크 전쟁을 외계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본 이야기
가장 최근에 있었던 전쟁은 이라크 전쟁이다. 이 책은 이라크 전쟁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외계인의 눈으로 본 지구인들의 전쟁을 전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이미 끝나 버린 이라크 전쟁을 큰 흐름으로 잡은 것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전쟁 중에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것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모델을 정했을 때 일목요연하게 전쟁의 매커니즘을 설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 있어서 부연설명을 덜 붙여도 된다는 점도 고려되었다. 그리고 가장 최신의 무기를 소개할 수 있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 독자에게는 단순히 이라크 전쟁만을 다룬 책으로 읽히겠지만, 깊은 의도는 이라크 전쟁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전쟁과 무기의 역사를 함께 살펴본다는 데 있다. 또 외계인의 관점에서 쓰여지는 형식을 취한 것에도 깊은 뜻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쟁을 다루면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이다. 지구에서 일어난 전쟁을 다루는 데 지구인의 시각으로 쓴다면 어쩔 수 없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특정한 한쪽을 옹호하거나 비난하기 위해 쓰여지는 글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 그런데 외계인의 시각으로 썼기 때문에 전쟁을 하는 당사자들을 다 같이 공격할 수도 있고, 모두 옹호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주전쟁사>를 펴내기 위한 자료로서의 지구 전쟁사
<펜더의 전쟁 견문록>은 지구가 아닌 별 쥬신 공화국의 십만연합 기념도서 <우주 전쟁사>에 지구에서 일어난 이라크 전쟁의 진상을 수록하기 위해 작성되는 것으로 설정된다. 우주전사편찬위원회가 부활되고 그 임무를 훌륭히 수행할 펜더가 지구로 보내지게 되는데, 쥬신 제국의 신참 소위였던 펜더는 어이없는 실수로 중죄인이 되어 일종의 유배를 당한 것이다. 펜더 요원은 지구 곳곳을 돌며, 지구에 남겨진 온갖 자료를 토대로 지구 전쟁 이라크 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25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데다가 4만 킬로미터가 넘는 지구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궤도 관리 위성, 하다 못해 무인스카우트 하나 없이 오로지 몸뚱이와 펜 하나로 써 내려간 지구의 전쟁. 이렇게 재미있는 설정 때문에 이 책은 처음부터 걷잡을 수 없는 호기심을 유발시키며 허겁지겁 읽힌다.
이라크 전쟁의 진실을 파헤친 완벽하면서도 통쾌한 보고서
이 책에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정치적 견해에서부터 각종 무기와 장비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실제 전투에 사용되었던 폭탄, 전차, 헬기 등 그 무기들의 사진을 비롯해서 그 역사까지도 다뤄 무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순한 전쟁으로서의 이라크 전이 아닌 정치적 의도와 허울 좋은 명분 밑에 깔린 어두운 이면도 신랄하게 비판하며 꼬집고 있다. 그리고 밝혀진 사실에 대해 누구 입에서나 튀어나올 있는 귀여운 욕설을 마구 퍼부음으로써 시원한 강펀치를 날린 것 같은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제국의 정의 구현에 시달리는 약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펜더는 누가 봐도 옳지 않은 전쟁이 ‘옳은 전쟁’으로 ‘정의로운 전쟁’으로 포장되는 현실, 그것이 바로 강자의 논리이며 힘의 논리라고 결론짓는다. 그리고 지구인들은 그것을 세계 정의라고 말한다고 꼬집는다. 또한 이 불합리한 세계 정의는 인류 역사상 언제나 있어 왔으며 그 ‘정의’를 행하는 주체가 바뀌었을 뿐, 그 행하는 방식은 언제나 똑같았다는 지적도 잊지 않는다. 이제 새삼스럽게 이 ‘세계 정의’에 대해 그 불합리함을 말한다고 해서 세상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펜더는 충고한다. 오히려 미국의 독보적인 ‘정의 구현’을 보며, 스스로를 자괴할 뿐, 관용은 언제나 힘 있는 자의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은 미국에게 ‘관용’을 구걸 할 시기이지, 약자의 ‘만용’을 부릴 시기가 아니라고 펜더는 조언한다. 그리고 제국의 몰락을 숨죽이며 지켜볼 ‘행운’을 기원해 보자고 제안한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