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머리에
제1부 사랑의 폭과 깊이
1. 어린 왕자
2. 여인의 분노ㆍ아기의 울음ㆍ임금의 침묵
3. 임금 노릇보다 더 즐거운 일
4. 사랑의 폭과 깊이 그리고 그 순수성
5. 풋중ㆍ노스님ㆍ큰스님
6. 윤회와 인과
7. 출오온가(出五蘊家)에 얽힌 얘기들
8. 아홉 종류의 사람
9. 일곱 종류의 부부
제2부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마음 - [대보부모은중경]총설
Ⅰ. [대보부모은중경]개요
Ⅱ. 경의 이름과 그 풀이
Ⅲ. 경 본문 내용과 해설
1. 이 경을 설하시게 된 인연
2. 이 경의 본론
3. 경의 이름과 받아 지님
Ⅳ. 맺는말
제3부 노인복지 방안
(가칭) 노인복지공단 설립(안)
후기
대보부모은중경에 나타난 효의 의미
[대보부모은중경(大報父母恩重經)]은 "부모님 은혜의 지중함과 이 지중한 은혜를 온전히 갚는 방법을 밝혀 주신 부처님의 말씀"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월하 학송 스님은 [대보부모은중경(大報父母恩重經)]을 알기 쉽게 해설하면서, 우리 사회가 처한 분열·대립·갈등·투쟁·인간성 상실 등의 문제에 대한 극복 방안을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지중한 사랑’에서 찾는다. 부모 자식 간의 사랑과 소통을 온전히 알고 그것을 본받아 이웃에게 발현하면 현대 사회가 맞닥뜨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한글대장경의 구절을 적소마다 인용해 독자에게 알기 쉽게 다가가고, 여러 에피소드를 곁들여 혼란한 이 시대에 효(孝)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우고 있다.
동체대비심과 자성관음력
부모 자식 간은 열 달 동안 한 몸[同體]이었던지라 크나큰 고통 끝에 두 몸으로 나누어졌지만, 인연이 지중해서 자신도 모르게 자식을 계속 한 몸으로 여긴다고 한다. 이렇듯 자식을 향한 온전한 자비심을 동체대비심(同體大悲心)이라 하는데, 동체대비의 지고한 사랑이 부모 자식 간을 넘어 이웃에게 발현할 수 있다면 소통과 공존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우리의 근본성품[佛性: 自性]에 내재된 자비 역량을 일러 자성관음력(自性觀音力)이라 한다. 자식을 향해 있는 부모님은 은연중 자비심이 발현되는데, 이때 부모님의 자비는 아무런 조건도 없다. 이를 자식이나 가족에 한정하지 않고 일체중생에게 발현한다면 인류를 미래는 보다 밝을 것이고 저자는 말한다.
진정한 효도는 깨쳐 부처 이룸
[대보부모은중경(大報父母恩重經)]을 포함해 불교에서 설하는 효(孝)는 보다 보편적이고 원대한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유가(儒家)에서 주창하는 일방적 수직적 의무 관계를 넘어선다고 할 수 있다. 불교의 효(孝)는 단순히 부모님을 공경하고 섬기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교에서 말하는 부모님의 은혜에 온전히 보답하는 효도는 ‘깨쳐 부처 이룸’이다. 효도가 지극하면 근본성품에 계합(契合)하여 깨침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진정한 효도를 실천하도록 이끌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효도하여 깨쳐 부처 이루게 하고자 함이 부처님이 [대보부모은중경]을 설하신 본지라고 한다. "일체중생이 모두 불성을 지니고 있다"는 말은 누구나 동체대비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종국적 깨침 곧 성불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노인 복지의 해결책을 제시
핵가족화로 인한 노인 세대의 소외·유기를 해결할 방법으로 저자는 ‘노인복지공단’ 설립을 제안한다. 노인 세대의 구조적 소외, 고령화 사회 진입과 독거노인 100만 세대 초과, 불합리한 장례제도와 전 국토의 묘지화 등으로 야기되는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해결책으로 공법인(公法人)인 노인복지공단을 설립하여 국가 감독하에 관리하는 것을 제시한다. 저자는 노부모의 구조적 소외는 ‘현대판 고려장’이라 규탄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와 신문에서는 갖가지 노인 문제에 대해 보도하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과거에 비해 월등히 많아졌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면 노인 복지에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할 것임은 자명하다. 이 책에서 우리는 노인 복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만날 수 있다.
어머니가 잉태한 지 열 달 만에 바야흐로 아기가 태어나나니, 만약 효순한 자식이라면 주먹을 쥐어 합장하고 나오므로 어머니 몸을 상하지 않게 하느니라. 그러나 만일 오역죄(五逆罪)를 지은 자식이라면 어머니의 포태(胞胎)를 쥐어뜯거나, 손으로는 어머니의 심장이나 간을 움켜잡고 다리로는 어머니의 엉덩이뼈를 밟아서 어머니로 하여금 마치 천 개의 칼로 배를 휘저으며 만 개의 칼날로 심장을 쑤시는 듯 심히 아프고 괴롭게 하느니라. 이와 같이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하고 이 몸이 태어났는데도 그 위에 다시 열 가지 큰 은혜가 있느니라.(p.110)
위 인용문에서 보듯 어머니가 자식을 낳을 때의 고통은 말로 하기 어렵다. [대보부모은중경(大報父母恩重經)]은 이러한 부모님의 은혜가 얼마나 지중한지 일깨우고, 그것을 다음과 같은 열 가지 게송으로 표현하고 있다. ‘①임신하여 보호해 주신 은혜 ②해산할 때 고통을 감내하신 은혜 ③아기를 낳으시고 근심을 잊으신 은혜 ④쓴 것은 삼키시고 단 것을 먹여 주신 은혜 ⑤마른자리 아기 누이시고 젖은 자리로 나아가신 은혜 ⑥젖 먹여 양육하신 은혜 ⑦똥오줌 가려 주신 은혜 ⑧먼 길 가면 걱정하시는 은혜 ⑨자식 위해 악업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은혜 ⑩끝끝내 사랑하시는 은혜’ 들이 그것이다. 월하 학송 스님의[대보부모은중경 총설]에서는 위의 각 게송에 전각(篆刻) 작품을 실어 흥미를 더하고, 각종 에피소드를 곁들여 부처님의 말씀을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우리는 모두 불성을 지닌[一切衆生 悉有佛性] ‘본래 부처’여서 불성이 지닌 온갖 ‘공덕의 힘’ 예컨대 관세음보살님과 같은 자비 역량을 다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를 잊고 그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자기 자식을 향해서는 자신도 모르게 은연중 이 자비 역량이 발현되는 것 같다. 부모 자식 간 지중한 인연이 입태를 반연하여 열 달 동안 한 몸[同體]이었던지라 크나큰 고통 끝에 두 몸으로 나누어졌지만, 인연이 지중해서 자신도 모르게 자식과 계속 혼연 한 몸[同體]으로 여겨져서 자연 동체대비심[同體大悲心]이 발현되나 보다.(p.136)
어머니가 출산의 고통도 잊고 자식을 한 몸이라 느껴 보살피는 것처럼, 동체대비심은 대가를 모르는 지극한 자비심이다. 가족을 넘어 이웃을 한 몸으로 느끼고, 자연과 세계를 나와 둘이 아닌 하나라 느끼는 동체대비심이야말로 삭막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이는 부처의 자비심에 맞닿아 있는 것이며, 자식을 가진 어머니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연의 성품이라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자식을 향해 자비일념으로 베푸시는 열 가지 큰 은혜로운 보살핌’(p.277)이 그대로 육바라밀이 되는 것이다.
이 효도일념은 자신의 근본성품의 여러 역량 중 하나인 지극한 공경심의 발현이어서, 효도일념이 지극하면 근본성품에 계합(契合)하여 깨침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효도일념 즉 ‘부모님을 위하여’라는 전제는 종국적 깨침, 곧 성불(成佛)과 맞닿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그리고 [대방편불보은경]에 "효자라면 깨쳐 부처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라는 일깨움에 비추어 보건대 ‘지중한 부모님 은혜를 온전히 갚고자 하는 지극한 마음’ 곧 ‘효도일념’은 ‘깨쳐 부처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지극한 경계’를 뜻함을 알 수 있다.(pp.256~257)
부모님의 베풂과 더불어 자식의 효도도 궁극적으로는 성불과 맞닿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근본성품은 불성(佛性)을 뜻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둘 아니어서 대립이 없는[不二無對立] 절대 독존(獨存)’, ‘무한 자유’, ‘절대 평등’, ‘무연자비(無緣慈悲)’, ‘무소불위(無所不爲)의 무한 창조력’, ‘구극(究極)의 지혜’ 등등 내재적 특성이 있"(p.37)다고 한다. 부모님의 자비일념처럼 자식이 효도일념을 발현한다는 것은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것이고 이것은 곧 깨쳐 부처 이루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효도와 베풂이 나의 부모님과 나의 자식에게만 한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절실한 마음을 주위에 있는 다른 모든 것들에 돌린다면 세상은 좀 더 평화로워지고 살 만해질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많은 분량을 [대보부모은중경(大報父母恩重經)] 해설에 할애한 다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점점 소외되어 가는 노인 세대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우리는 책의 말미에서 노인 복지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정책안을 만날 수 있다. 핵가족이 보편화된 시대에 나의 부모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노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공경하는 것 또한 성불에 이르는 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독자들은 [대보부모은중경(大報父母恩重經) 총설]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불교에서 말하는 효(孝)가 무엇인지, 효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며 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