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전쟁과 평화
어쩌라구?
따라 하지 마
그래도 나는 누나가 좋아
너희들 누나 있어?
아이들 생활에서 조그만 웃음을 붙잡아 극대화하면서 그 속에 아이들의 천진함과 영악함, 단순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한 속마음을 드러내 보여주는 데에 탁월한 작가 강무홍이 이번에는 누나와 남동생의 생활에서 조그만 웃음들을 포착하였다. 동네에서 어지간한 남자아이들은 바로 제압할 만큼 그악스럽고 틈만 나면 남동생 앞에서 잘난 척하기 일쑤인 누나와, 그 누나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면서 경외의 눈길을 보내면서도 늘 누나에게 당하는 것 같아 억울하기만 한 남동생의 이야기이다.
짧게 끊어지는 문장이 깔끔하고, 전체 이야기가 입말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대화로 이어지고 있어 마치 짧은 촌극을 보는 느낌이다. 여기에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을 재미있게 과장한 화가 신가영의 그림은 글과 똑같은 무게로 책을 구성하고 있다.
친구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야
남동생은 누나가 얄밉다. 늘 곤란하고 어려운 일은 자기에게만 시킨다. 동네 골목대장인 누나가 적들과 전쟁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춰야 할 무기는 다름 아닌 바가지 투구. 그런데 바가지를 목욕탕에서 엄마 몰래 빼 가지고 나오는 일은 늘 남동생 몫이다.
이렇게 허구한 날 바가지와 빗자루로 전쟁을 일삼으니 집 안에 빗자루와 바가지가 남아나지를 않는다. 당연히 엄마는 화를 내며 노발대발하는데, 누나는 동생에게 우리보다 빗자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마에게 복수를 하자고 을러 놓고는 막상 동생이 “그래, 복수하자!” 고 마음을 먹으니까 “복수하는 애들은 나빠. 원수를 사랑해야 하는 거야” 하면서 동생을 나쁜 아이 취급한다. 정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남동생은 누나가 하는 일은 무조건 대단하고 멋져 보인다. 누나가 저는 학교에서 배워서 잘 아는 노래를 남동생이 잘 따라 하지 못한다고 구박하고 무시하는데도, 남동생은 억울하다는 생각은커녕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열심히 노래를 따라 부른다. 게다가 옆집 형아가 자기를 놀리면 누나는 머리에 빨간 바가지 투구를 쓰고 손에 빗자루 칼을 척 들고 파란 망토를 휘날리며 나타나 위기에 처한 남동생을 구해 주는 것이다. 걸핏하면 머리를 콩콩 쥐어박고 얄밉기 이를 데 없는 누나이지만, 그래도 동생은 누나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누나이니까.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