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여름방학
England
오랜 기다림, 짧은 만남 - 수양 어머니 로쉰
지역 문화와 전통이 숨쉬는 곳 - 작은 펍 음악회
찬란했던 제국의 역사 - 다양한 얼굴의 런던
10년간의 변함없는 보살핌 - 앰네스티 웰윈 그룹
기이한 가족사를 가진 남자 - 아드리안
France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 - 마르탱과 비상부르 그룹
소박한 사람들과의 정겨운 만남 - 비상부르 그룹의 환영회
스트라스부르의 조용한 남자 - 프랑시스 기욤
프랑스를 사랑한 독일 사람 - 헤르만 에벨링
고등학생들의 열정과 데모 - 일일교사
새로운 다짐, 새로운 출발 - 도미니크 리잔
말없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 - 앤-마리와 베르나르 바이겔
사진 몇 장 찍고 파리를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 프랑스 농부, 크리스티앙 프루그
바뀌어야 하는 것은 사람들이다 - 우연, 그리고 마리아 수녀님
Necherlands
네덜란드 왕실의 '고스트 라이터' - 게이 작가, 윔 잘
천사의 노래 - 리스 데 종
Norway
앰네스티, 오슬로를 점령하다 - 노르웨이 앰네스티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 앰네스티 아렌달 지부
노르웨이의 숲 - 레니, 안느 그레테, 야네
베르겐의 수호신 - 타냐와 앰네스티 베르겐 지부
England
이 세상은 못난 사람들 때문에 유지된다 - 다시 돌아온 런던
진실로 타자(他者)의 삶을 이해하라! - 데이비드 홀만과 영국 펜클럽
후기 : 받은 사랑이 크기에 이 세상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사랑의 힘’
2003년 대한민국 전역을 야생초 화단으로 바꾸어 버린 화제의 책 <야생초 편지>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황대권. 하지만 19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은 지금까지도 그를 들씌우고 있는 악몽이 되어 끈질기게 따라다니고 있다. 미국 유학시절 여름방학을 맞아 잠시 귀국했다가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13년 2개월 간의 ‘정지된 방학’을 끝내고 나온 그는 이 책에서 “이 혹독한 감옥살이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야생초보다도 나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의 힘’이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저자가 감옥에서 할 수 있었던 최상의 ‘사회적 행위’는 편지쓰기였다. 편지를 통해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었다. 또한 편지쓰기는 자신도 모르는 ‘작가수업’이기도 했다. 이때 저자에게 글로써 ‘사랑의 힘’을 보내 주었던 사람들이 바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주인공이다. 1990년 1월 처음으로 외국인(로쉰)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이후 출소할 때까지 행복하면서도 고통스러운(외국에서 온 편지, 외국으로 보내는 편지를 검열받는 데 따른 고통) 편지쓰기는 계속된다.
인권을 주제로 한 최초의 기행
이 여행이 시작될 수 있었던 계기는 노르웨이 앰네스티의 초청이었다. 이미 감옥에 있을 때 앰네스티를 통해 유럽에서는 이름이 유명해져 있던 저자를 주인공으로 한 인권 다큐멘터리를 찍기도 했던 노르웨이 앰네스티가 그해 10월에 있는 거국적인 모금행사에 인권 다큐의 주인공으로서 참석해 달라고 연락을 해온 것이다. 현실의 냉혹한 벽에 부딪혀 잠시 갈등하던 그는 앰네스티의 초청이 아닌 수양어머니 병문안과 못 다한 공부를 위해서라는 그럴듯한 이유를 대서 여권을 받아 내고, 마침내 영국을 시작으로 인권여행(1999~2000)을 시작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황대권의 유럽 인권여행’은 저자 자신에게는 그동안 받은 사랑에 대해 보답이요, 당사자들에게는 자신이 벌인 인권활동의 성과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 글은 ‘인권’기행이 아닌 인권‘기행’에 가깝다. 인권이라는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를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그들의 일상을 좇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생태 문제 또는 우연에 관해 열띤 논쟁을 벌이고, 몇몇 학교에서 일일교사로 나서 제3세계의 인권과 자신의 삶에 대해 강의도 한다. 여행에서 우연이라는 측면을 유난히 강조하는 저자는 우연히 만난 프랑스 농부 프루그에게서 뼈있는 농담을 듣는다. “사진 몇 장 찍었다고 파리를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 그 속에서 말없이 행동하며 소리없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그들의 힘. 황대권이 진정 보여주고 싶은 것은 바로 그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