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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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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호스트바에 입성하다
불공평한 남녀평등
여자 사디스트, 남자 마조히스트
군침 흘리게 만드는 여자
‘귀족’과 ‘쌍놈’의 결합
작품 해설_마광수는 숭고하다(장석주)
손톱 페티시와 마조히즘으로 가득 찬 성적 판타지!
중앙북스 펄프픽션 시리즈 다섯 번째 권 <귀족>. 발표하는 소설마다 파란을 일으키며 이슈를 만들어왔던 마광수의 최신작이다. <귀족>은 전형적인 마광수 스타일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에로티시즘의 끝없는 변주를 시도해왔던 마광수의 소설은 <귀족>에서 ‘손톱 페티시(fetish)'와 마조히즘으로 가득 찬 성적 판타지로 새롭게 변주된다.
<귀족>은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가난한 한 남학생의 이야기다. 손톱을 길게 기른 채 삶의 향략에 빠진 ‘귀족’을 꿈꾸는 그는 여러 개의 피어싱과 나르시시즘적 페티시에 빠진 청년이다. 이 청년은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붙잡기 위해, 혹은 생활을 위해 돈이 필요했고 그 돈을 벌기 위해 남창의 세계로 빠져든다. 남창 생활에서 여러 여자를 거친 뒤 마침내 헤라라는 돈 많은 유한부인을 만나 그의 펫이 된다는 얘기다.
헤라는 돈과 한가로움, 관능적 경탄을 자아낼 만한 완벽한 성적 매력을 갖춘 30대 여성이다. 게다가 주인공의 손톱 페티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길고 정성스럽게 기른 손톱의 소유자이다. 여자를 사랑하지 않기로 다짐한 그지만 헤라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주인공의 근원적 욕망은 섹스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마조히스틱한 쾌감으로 발전한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여자의 개가 되기를 원한다. 개처럼 짖고 개처럼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개가 되어 복종하기를 원하는 주인공의 욕망에 대해 이 책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장석주는 남근주의라는 이름의 온갖 폭력과 파시즘에 다한 신랄한 야유라고 진단한다.
이 소설 <귀족>의 작품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장석주의 글처럼 마광수는 여러 번 희생양이 되었다. 죄가 있다는 것은 마광수를 단죄한 사람들의 시각이고 죄가 없다는 것은 마광수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시각이므로 여기에서는 넘어가기로 한다. 28세에 홍익대 전임강사가 되고 33세에 연세대 조교수가 되었으며 4년 뒤 부교수로 자리를 잡아 열정적인 강의와 재치 넘치는 언변으로 학생들의 사랑을 받던 마광수는 1992년 <즐거운 사라> 필화 사건으로 재판에 회부되고 학교에서도 해직되는 지경에 이른다. ‘구속’ ‘수감’ ‘항소심’ ‘해직’ ‘복직’ 등 흡사 민주화 운동가의 이력에나 등장할 꼬리표를 달며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우여곡절 끝에 사면 복권되어 강단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마광수를 둘러싼 논란은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다. 문제의 빌미가 되었던 1992년의 소설 <즐거운 사라>를 2007년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죄목으로 기소된 마광수는 다시 유죄 판결을 받는다. 사회, 특히 ‘다양한 목소리’를 인정하지 않던 부류의 사람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고, 마광수 역시 자신의 생각을 수정할 의사가 없는 듯하다. <귀족>은 이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그를 단죄하든 열렬한 옹호자가 되든 그건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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