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정석, 원로 한시 교육자의 창작 한시
한시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없지 않아 한시 감상이나 해설 또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한시 창작에 조금이나마 뜻을 두어 그 구조와 원리를 파악하고 이론과 창작을 병행하고자 한다면 피해 갈 수 없는 주소가 바로 호정 선생의 '한시학당'이었다.
율격과 형식의 엄격함을 중하게 여겨 전통 한시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당나라 시대의 근체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또 창작 지도에 엄하게 준용한 선생의 편달을 거친 이가 비단 한시에 뜻을 둔 일반 애호가만이 아니라, 유수의 한학자들도 적지 않았다는 사실은 한시 교육에서 선생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이 [호정낙수]의 저자 호정 하영섭 선생은 위당 정인보 선생의 맥을 잇는 권우 홍찬유 선생에게서 한학을 사사하고, 사단법인 한국한시협회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한시학당을 개설해 구십이 넘은 최근까지도 후학을 지도하는 데 전념했다. 이미 [한시 작법의 정석]을 펴내기도 한 선생이 2017년 92세의 나이로 교육활동을 접은 이래, 뿔뿔이 흩어진 후학들의 뜻을 새기는 의미에서 도서출판 시와진실에서 그간 선생이 써온 한시 중 50편을 정선해 한 권으로 내게 되었다.
개중에는 창작 수업과 병행해서 예시로 쓴 시도 많아 주제나 시어 등에서 일률적인 면이 없지 않으나, 이는 오히려 시법의 정석을 꾀하고 드러내고자 하는 면이 없지 않아 배우는 이에게 도움이 되리라 본다. 각 시마다 후학이 별도로 우리말 번역을 달아 일반 독자의 입문을 도울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