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징검다리 : 우리가 보았던 중국영화들
2. 중국영화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던가
3. 중국영화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4. 중국영화가 서 있는 자리
5. 장이머우, 그 신화와 권력
6. 사회주의 중국의 국가권력과 영화
7. 중국영화가 걸어갈 길
중국 영화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저자는 먼저 중국의 명감독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중국영화가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중국 영화를 어떻게 읽어야 하며 중국 영화가 서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를 말한다.
홍콩 무협영화의 거장 후진취안, 홍콩 누아르(noir)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우위썬, 역사와 시대의 무게 앞에 선 한 여인의 운명을 다룬 '붉은 수수밭'의 장이머우 등이 그 작품세계와 함께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왜 우리의 관심은 홍콩영화에만 집중되어 있었는가
왜 우리의 관심은 30여 년 동안 대륙영화나 대만영화가 아닌 홍콩영화에만 집중되어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우선 정치적 원인 때문이었다. 한중 간 영화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시기는 제2차세계대전이 종식된 이후 상대적으로 사회가 안정되기 시작한 1950년대 이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대륙 중국에는 사회주의 국가가 수립되어 있었고, 첨예한 이데올로기 대립이라는 그늘 아래 양국 사이에 역사상 최초의 단절이 시작되었다. 그 단절은 약 40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이데올로기의 장막은 두 나라 사이의 그 어떠한 교류도 불가능하게 했고, 영화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대륙 중국의 영화 자체에도 그 원인이 있다. 1966년부터 10년 동안이나 지속된 문화혁명은 대륙 중국영화를 더욱 깊은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1930년대 상하이에서 영화배우로 활약했다는 자부심과 열등감을 한 몸에 가지고 있었던 장칭[江靑]은 영화 창작을 위한 강력한 지도적 강령을 통해 이른바 ‘모범영화’의 제작만을 강요함으로써 대륙 중국영화의 침체에 일조했던 것이다. 대만의 영화도 주로 일본 식민지 시대의 전쟁영화와 장제스 총통 통치 시절의 선전영화에 치우쳐 있었다.
영화는 정치와 더불어 변해간다
저자는 중국의 극변하는 정치와 사회의 흐름 속에서 영화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고 또 걸어가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음의 심각한 질문들이 제기된다. 국가권력이 다양한 문예양식 가운데에서도 공연, 상영예술에 주목한 까닭은 무엇인가? 교조적 문예이론이 공연예술에 적용되는 양상은 어떠하였는가? 문예권력에 대한 국가권력의 강력한 억압과 내면화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삼은 바는 무엇인가? 이러한 국가권력의 요구에 대하여 문예권력은 어떠한 방식으로 대립의존구도를 형성하는가?
현재 대륙 중국의 감독들에게는 어떻게 당국의 입장과 타협 혹은 저항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인가가 여전히 가장 큰 과제일 수밖에 없다. 대만영화는 대만영화대로 새로운 출구에 대한 방향의 모색이라는 과제가 주어져 있고, 홍콩영화는 또 나름대로의 정치,사회적 환경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 찾기라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혜롭게 해결해 갈 때, 중국영화의 앞날이 보랏빛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잿빛 구름을 드리우고 말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