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서문
1. '거짓 대언자'에서 영웅으로_ 무함마드에 대한 서양의 인식
거짓 대언자 | 이단자 | 사기꾼 | 간질병자 | 여러 신들과 나란히 존재하는 하느님 | 적그리스도 | 율법 제정자 | 영웅
2. 이슬람교에 나타나는 대언자 무함마드의 전승기록_ 순나와 하디스
3. 무함마드의 생애를 알려주는 원전들
초기의 연구(17세기~19세기 초반) | 19세기 유럽에서 출간된 원전 텍스트 | 이븐 이스하크의 대언자 무함마드의 전기 | '코란' | 아트 타바리의 역사서 | 알-와키디의 <출정의 책> | 이븐 사으드의 전기 모음집
4. 아라비아 - 대언자의 고향과 주변 환경
무함마드 탄생 이전의 아라비아의 역사 | 이슬람 이전 아라비아의 종교 | 중앙 아라비아의 다신론적 종교 | 아라비아에서의 그리스도교 | 유대교 | 고대 아랍 사회의 사회구조 | 메카 - 무함마드의 탄생도시
5. 역사와 성담_ 이슬람의 무함마드 전기의 주요 주제들
출생과 부모 | 출생과 유년시절 | 수도사와의 만남 | 하디자와의 결혼 | 소명 | 소명 이후 : 첫 추종자들 | 메카에서의 적대관계 | 에티오피아로의 이주 | 메카에서의 마지막 시절 | 야행 | 이주의 과정 | 메디나에서의 무함마드 | 출정 | 메카와의 전쟁 | 무함마드와 메디나의 유대인들 | 후다이비야 협약 | 메카의 점령 | 마지막 성지순례와 무함마드의 죽음
맺음말 : 무함마드 연구의 과거와 현재
참고문헌
무함마드의 연표
인명, 부족명 찾아보기
[코란]과 이슬람의 고전들에 묻혀 있던 무함마드 이야기
인류역사상 무함마드(570경～632)만큼 큰 영향력을 끼쳤으면서도 오해를 받아온 인물도 드물 것이다. 특히 서양에서는 이슬람을 공격하기 위해 그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사기꾼·‘거짓 대언자代言者’로 몰아왔으며, 최근에도 9·11 사건 이후 서양학자들은 이슬람을 ‘악의 축’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하지만 이슬람은 무함마드에 의해 7세기 메디나와 메카에서 공식 선포된 이후로 현재 10억 명 이상의 신자를 거느리고 있는 세계 3대 종교 중의 하나다. 이렇듯 거대한 흐름의 종교를 오사마 빈 라덴처럼 몇몇 소수의 근본주의자들의 정신병적인 테러행위와 등치시키며 악의 축으로 삼는 것은 이슬람에 대한 무지의 소산일 뿐이다.
이런 ‘무지’를 극복하는 길은 이슬람교와 무함마드를 정확하게 알려는 노력에 달렸다. 이런 면에서 하르트무트 보브친의 [무함마드는 이렇게 말했다](들녘코기토)는 믿을 만한 안내서라 할 수 있다. 특히 한국 독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책은 그동안 이슬람과 무함마드를 서양의 시각에서 이해하던 편향에서 벗어나 좀더 객관적인 접근을 가능케 한다고 볼 수 있다.
보브친은 [코란]과 하디스 안에서 무함마드를 추적한다. 이슬람교의 유일한 경전은 [코란]이지만 이슬람 전통에서 전해 내려오는 무함마드의 언행기록인 하디스도 매우 중요한 사료다. 독일 에를랑겐 대학교 이슬람학과 셈족어 고전문헌학 교수인 보브친은 주요 아랍어에 음역표시를 달아 [코란]이나 하디스 등 이슬람 고전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이 아라비아 선지자에 관한 서로 다른 다양한 견해들을 체계적이면서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무함마드의 일생에 관한 이슬람의 원전 텍스트들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슬람 고전들을 풍부하게 다루고 있어, 독자들이 문명의 지평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나는 의도적으로 ‘전기傳記’와 같은 부제를 달지 않았다. 나의 주된 관심사는 독자들이 무함마드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다른 곳에서는 찾기 어려운 희귀한 정보를 간략하게나마 제공하는 것이었다. 가령 무함마드에 대한 서양의 인식 해설(1장), 이슬람의 대언자 전승기록의 특성(2장), 무함마드의 일생에 관한 가장 중요한 원전들의 특성 소개(3장), 무함마드의 포교에 대한 종교사적인 여건들(4장) 같은 것들이다. 무함마드의 일생에 관한 가장 중요한 ‘사실들’만 알고 싶은 사람은 곧장 5장으로 들어가면 된다. 특히 5장에서는 가능한 한 이슬람 원전 자체를 직접 보여주고자 했다.”(본문 14～5쪽)
신화가 된 이슬람교의 역사: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는 하나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그리고 이슬람교는 역사 속에서 각자 심각한 대립을 보여왔지만 유사한 점들도 무수히 많다. 따라서 종교학계에서는 유대-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가 하나의 뿌리에서 발생한 종교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보브친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슬람교와 무함마드의 행적을 살피고 있다.
저자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가 이슬람 형성과 무함마드에게 미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유일신 종교는 무함마드가 태어나기 전부터 셈족인Semitic과 이란인Iranian 문화에 이미 지배적인 종교형태였다. 그중 대표적인 종교로는 아후라 마즈다를 믿는 조로아스터교가 있다. 유대교, 그리스도교와 더불어 조로아스터교는 유일신 신앙, 대언자, 경전, 천사와 악마, 개인과 공동체의 책임을 촉구하는 도덕적 세계를 표방한다.
이슬람 경전 [코란]에 따르면, 유대인과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으로부터 바른 인도를 받았고, 대언자들을 통해 ‘신에게 진정으로 승복’하는 사람(muslim)이 있었으나 때때로 종교와 종파를 만들면서 대언자들의 말이 왜곡되었다고 주장한다. 하느님은 [코란], 즉 ‘암송’을 통해 무함마드한테 쉬운 아랍어로 계시했다. 아브라함의 자손인 유대인, 그리스도인, 그리고 영적인 뿌리를 상실한 이교도 아라비아인 모두를 하느님 께서 ‘원래의 종교’인 ‘이슬람’으로 인도했다.
“[마태복음](1장 1절)이 예수의 혈통으로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븐 이스하크도 자신의 ‘시라’(무함마드의 일생을 그린 문학 장르) 첫 부분을 무함마드의 계보로 시작한다. 이 두 계보도에서는 아브라함에게 특별한 중요성이 주어진다. 예수가 아브라함에게서 이어져오는 다윗 왕의 후손으로 묘사되는 반면, 무함마드의 계보는 이스마엘을 거쳐 ‘하느님의 친구’(할릴 알라)라는 경칭을 가진 그 아버지인 아브라함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혈통은 훨씬 더 멀리 아담에게까지 소급된다. 이것으로 우리는 무함마드의 계보도를 이 아랍의 대언자를 유대 그리스도교의 대언자 전통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107쪽)
보브친은 또한 이슬람의 기원을 알기 위해서는 이슬람 이전 아라비아의 사회상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라비아 반도의 남쪽 끝에 위치한 예멘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시바 여왕의 땅’이다. 이 지역은 효율적인 수로공사로 농사를 지었고, 고대 메소포타미아처럼 정치·사회·종교의 중심지가 되었다. 아라비아의 서쪽은 거의 돌산이지만 예로부터 예멘과 이집트, 이스라엘을 이어주는 전략적인 지역으로 유목민들의 요충지가 되었다. 특히 로마시대부터 이곳 지역에는 북쪽으로는 농경 정착지인 메디나와 남쪽으로는 메카 사이에 영구적인 마을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함마드가 등장하기 전부터 메카는 무역도시였고, 신전이 있어 많은 상인들과 순례자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6세기에 들어서면서 메카인들이 유목생활을 접고 무역상으로 활동하게 되어, 팔레스타인과 예멘 지역으로 활동영역을 확대했다. 따라서 메카는 인도의 향료, 중앙 아시아의 루비와 청금석, 이집트의 상아 등이 총 집결하는 곳이었다.
무함마드가 등장하기 전에는 어떠한 정치형태도 없었다. 그들은 공동의 적을 막기 위해 임시 제휴만 했을 뿐이었다. 그들에게는 아직 아랍어 문자가 없었고, 공통 사회구조·관습 등 정치적 일치에 필요한 요소들이 부재했다. 몇몇 가족이 모여 가문을 이뤘고, 다시 몇몇 가문이 모여 부족을 이뤘다. 이 부족은 대표들에 의해 부족장을 선출했고, 다시 이 부족장은 고문 모임을 형성하여 부족을 다스렸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부족 중심의 제도와 조직운영이 전부였다.
“무함마드의 복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종교적 요인들 외에도 당시의 사회적 환경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무함마드가 선포한 이슬람교는 평등 이상과 함께, 고대 아랍 사회의 부족의식에 강한 영향을 받은 이른바 종족주의 구조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부족구조는 국가의 이념과 종교에 공통적으로 내재해 있는 통합적인 경향에 어느 정도 상극을 이루고 있다.” (본문 100쪽)
이슬람 이전에도 아랍인들은 ‘알라’라는 신을 섬겼으나 이슬람 이전의 ‘알라’는 이슬람 종교의 ‘알라’와는 전혀 달랐다. 이슬람 이전의 알라는 창조신이었지만 오랜 전통 속에 발견되는 ‘오래된 신’으로 알려졌을 뿐, 아랍인들의 예배 대상은 아니었다. 이 ‘알라’가 이슬람 종교의 유일신 ‘알라’로 등극한 계기는 바로 무함마드의 이슬람 운동 때문이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