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잉태
2. 백가의 구분
3. 도덕주의자들 : 유가
4. 공리주의자들 : 묵가
5. 자연주의자들 : 도가
6. 현실주의자들 : 법가
7. 논리주의자들 : 명가
8. 우주론자들 : 음양가
9. 절충과 융합 : 잡가
10. 그 외 : 종횡가/농가/병가/소설가 외
11. 제자백가의 지역적 특성
12. 제자백가, 그 후
제자백가 - 유목민족 삶
중국에는 이미 2,000여 년 전에 ‘포스트모던’한 세상이 있었다. 그때가 언제인가? 바로 제자백가가 우후죽순처럼 나와 활개를 치던 시대였다. 제자백가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상당히 고루하고 갑갑함이지만, 사실 자신들의 지식에 흥미를 느끼는 군주를 찾아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그들의 삶이야말로 요즘말로 하면 ‘유목민’적 삶 그 자체였다.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들 사고의 뿌리인 제자백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 제작백가는 우리에게 너무나 고루한 낡은 사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 '중국 사상의 뿌리'는 이러한 우리의 선입견을 시원하게 깨뜨려준다. 제자백가는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가? 당시의 춘추전국시대는 각 나라가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백성을 모으고 지지를 끌어낼 것인가와 관련된 싸움판이었다. 이 싸움을 이기기 위한 방법들의 모색이 바로 제자백가를 출현시켰다는 것이다.
중국 사상의 지혜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 사상의 뿌리'는 도덕주의자로서의 유가, 공리주의자로서의 묵가, 자연주의자로서의 도가, 현실주의자로서의 법가, 논리주의자로서의 명가, 우주론자로서의 음양가를 다루고 있다. 당시 어느 때보다도 치열했던 정치적 대결의 장에서 그들 각자는 이상사회의 승리를 어떠한 노하우를 갖고 꿈꿔왔는지를 살펴본다면 제자백가는 현재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의미를 안겨줄 것이며, 이 책은 바로 이를 중심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자로가 귀신 섬기는 일을 묻자 공자는, “아직 사람도 섬길 수 없는데 어떻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느냐?”('논어' '선진')고 대답한다. 사람과 사회를 중요한 인식 대상으로 삼은》 공자, 《만약 나와 남을 가리지 않고 겸애, 즉 “다른 사람의 나라를 제 나라 보듯이 하고, 다른 사람의 집안을 제 집안 보듯이 하고, 다른 사람 몸을 제 몸 보듯이 한다”(겸애中)면, 사회정의는 하나로 모아져 천자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조화로운 질서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묵자, 《정치적 간섭을 최소화시켜 사람을 자연과 융화하도록 놓아두어 본래 인성을 회복함으로써 세상의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다》고 주장한 장자,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군신관계가 매매관계라고 말한》 한비자 등의 이야기들은 그동안 고루하고 촌스럽다고 여겨지던 제자백가의 사상들이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고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곳곳에 숨겨진 역사의 잔재미
더군다나 '중국사상의 뿌리 - 제자백가 해제'는 곳곳에 숨겨진 역사의 잔재미를 안겨주기도 한다. 진시황이 한비를 보고 “오호라! 과인이 이 사람을 만나보고 더불어 놀 수 있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사기' '노장신한열전')고 하였다는 것이나, 오천 금을 들고 재상으로 초빙하러 온 초나라 사신을 보고 “천금이라면 굉장한 이득이고 경상이라면 높은 지위지요. 당신은 교(郊) 제사에 올리는 희생인 소를 본 적이 없소? 수년을 잘 먹여서 기르고 수놓인 비단을 입히는 것은 죽여 태묘(太廟)에 들여보내려는 것 아니오. 그 지경이 되었을 때 외로운 돼지새끼가 되려한들 가당하겠소? 당신 빨리 사라지시오. 날 욕보이지 마시오. 난 차라리 더러운 도랑에서 유희하며 스스로 즐길지언정 제후들의 재갈 물린 말고삐가 되지 않겠소. 평생 벼슬하지 않음으로써 내 뜻을 즐기겠소”(장자 秋水)라고 말한 장자의 이야기는 중국인 특유의 호방함과 유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