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문 | 신영복
1. 나무
2. 비
3. 구름
4. 햇살
5. 바람
6. 이슬
7. 안개
8. 숲
후기
통혁당 사건의 무기수였던 신영복(60·성공회대) 교수는 1988년 8·15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한다. 그리고 출소와 더불어 출간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속의 나지막한 편지글들은 이 시대를 고민하는 양심들의 가슴에 진하게 메아리쳤고, 책갈피마다 맑은 감동의 눈물을 배게 했다. 그 주변의 사람들이 선생님을 중심으로 모여 산행도 가고 작은 이야기들을 나누는 모임도 가져 나갔는데, 1996년 스승의 날에는 그에게 ||^가상||^의 선물, 홈페이지가 주어졌다. 이제 사람들은 그곳으로 더욱 쉽게 모일 수 있었다. 그곳 사람들은 서로를 나무라 부른다. 그리고 더불어 숲이 되어 가자는 뜻으로 99년부터는 그곳을 「더불어숲」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나무들은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관념적이 아닌 실천적으로 체득하고자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책의 글들은 홈페이지 「더불어숲」의 게시판에 실린 글들을 추려 묶은 것이다. 자신들의 기쁨, 아픔, 희망을 기꺼이 숲 속의 나무들과 나누고자 하는, 또 옆의 나무들의 그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향기가 담겨져 있는 책이다. 또한 숲 밖의 더 큰 숲인 시대의 고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용기가 담겨져 있다. 요즘 인터넷이 쓰레기의 바다가 되었다는 개탄이 많다. 가벼운 ID 뒤에 숨어 ||^익명의 호기||^와 ||^습격||^과 ||^폭력||^으로 얼룩져버렸다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많다. 이 숲에서는 모두가 실명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가입의 절차나 형식 같은 것도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물론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지한 토론과 비판과 애정어린 격려가 그것을 너끈히 치유하고 있다. 마치 숲의 ||^자기정화 능력||^과 같이... 어떤 이는 ||^현실 속에서의 만남||^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전망||^의 공유가 그것을 가능케 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을 ||^나무||^로, ||^사회||^를 ||^숲||^으로 치환시킨, 발상의 전환이 새 세기의 비전과 맞아떨어지는 탓에 이러한 숲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숲은 하나의 유기체와도 같다. 모든 것들 사이에 ||^관계의 망||^이 놓여져 있고 모든 것들은 서로가 서로를 만나고 있습니다. 인간이 비록 그곳을 떠나 이제 너무 멀리 와버렸지만, 다시 그 ||^관계망||^을 찾아 존재의 본질을 ||^만남||^과 ||^관계||^에서 생환시킬 수 있다면… 이것이 「더불어숲」의 철학이고 실천원리인 것이다.
중고단행본
멀티플라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