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연 과학은 대상의 관찰과 실험에서 시작됩니다. 파브르가 60여 년간의 끈질긴 관찰과 실험을 통해 곤충의 본능을 깊이 있게 다룬 『곤충기』는 진정 곤충학의 바이블입니다. 또한 전세계에 걸쳐 폭넓게 읽혀지고 있는 명작이기도 합니다. 파브르의 생애는 가난과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 등 역경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과 대자연의 섭리에 대한 깨달음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습니다. 파브르는 수학, 물리, 화학 등을 독학으로 깨우치는 등 기초 과학 분야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파브르를 생물학자, 특히 위대한 곤충학자의 길로 이끈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젊었을 때 우연히 읽은 곤충의 생태에 관한 잡지였습니다. 본능이라는 일정한 틀에 따라 행동하는 곤충의 신기한 습성이 불씨가 되어 파브르의 지적 호기심에 불을 붙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불길은 곤충의 행동 뒤에 숨겨진 본능을 밝혀내려는 끈질긴 노력과 뜨거운 열정, 그리고 세심한 관찰과 창의적인 실험 정신 등과 한데 어우러져 불후의 명작인 『곤충기』를 낳게 된 것입니다.
『파브르 곤충기』는 프랑스의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가 약 60년간의 연구와 관찰을 바탕으로 하여 쓴 책입니다. 원서는 분량이 많고, 모두 10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그중에서 특히 재미있고 중요한 부분만을 추려서 고쳐 쓴 것입니다. 총 8권으로 되어 있으며, 마지막 권은 파브르의 전기입니다. 아기자기하고 재치있는 삽화들과 섬세하고도 정밀한 세밀화들이 놀라운 곤충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초여름의 산길을 걷고 있으면 나뭇잎을 돌돌 말아서 만들어 놓은 작은 통 같은 것이 길 위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이것을‘두견새의 투서’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거위벌레라는 작은 곤충입니다. 거위벌레는 자기 몸의 몇십 배나 되는 나뭇잎을 거뜬히 말 수 있습니다. 이것을 풀어 보면 속에 알이 들어 있습니다. 바로 애벌레를 키우기 위한‘요람’인 것입니다. 꿀꿀이바구미의 입은 도요새 주둥이처럼 길고 구부러져 있습니다. 이 입은 도대체 어디에 사용할까요? 거위벌레의 긴 목, 꿀꿀이바구미의 긴 입. 곤충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자기 몸을 발달시켜 사람이 흉내낼 수 없는 세공품을 만들거나 섬세한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긴 더듬이가 있는 하늘소는 애벌레 시기에 나무 속에 파고 들어가 목재를 먹고 자랍니다. 고대 로마의 미식가들은 이 벌레를 요리해 먹었습니다. 매우 고급스러운 요리였다고 합니다. 파브르 선생님은 그 요리를 실제로 만들어 먹어 보았습니다. 과연 맛은 어떠했을까요? 길가에 죽어 있는 두더지나 쥐는 썩으면 독 성분을 배출합니다. 그런데 송장벌레가 이것을 깨끗이 묻어 버립니다. 덕분에 자연이 깨끗이 유지됩니다. 정작 송장벌레 자신은 그것을 알지 못한 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