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 혁명의 지도자와 여인들
1. 호남 촌뜨기의 첫 경험, 첫사랑, 첫 결혼
2. 학업에 매진하다
3. 양개혜
4. 아웃사이더의 상해 시절
5. 삼각관계
6. 하자진과의 정략결혼
7. 소설가 정령과 만나다
8. 은막의 여왕 강청
9. 주은래의 애정사
10. 중경에서 일으킨 추문
11. 통역관 손유세
12. 아들 모안영의 죽음
13. 여배우 상관운주
14. 혁명시의 시상이 된 질투
15. 강청과 섭군의 복수
16. 임표와 논쟁을 벌이다
17. 영어 가정교사 장함지
18. 노적과 '수호전'을 논하다
19. 등소평
20. 모택동의 제인 에어, 장옥봉
21. 말년에 신뢰한 인물
22. 황제에 관한 여담
나오며
참고문헌
찾아보기
옮기고 나서
새로운 버전의 모택동 평전
'인간 모택동'의 면모를 알게 해주는 책은 국내에 많이 소개되어 있다. 본격적인 모택동 평전에서부터 [모택동의 사생활, 고려원, 절판], [모택동 비록, 문학사상사] 등 그의 내밀한 일상을 파헤친 책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10여 종이 넘는 모택동 관련서가 출간되었다. 그러나 모택동과 그의 여인들에 초점을 맞추어 본격적으로 분석한 책은 없었다. 모택동의 여인 하면 강청이 떠오른다. 그녀는 4인방의 한 사람으로 문화대혁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모택동에게는 강청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정령, 손유세, 상관운주, 장함지, 장옥봉 등 수많은 여성이 모택동의 곁에 있었다. 이 책은 모택동의 여인들을 주인공 삼아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새로운 버전의 모택동 평전'이다.
중국현대사의 숨은 이면을 파헤친다!
이 책은 단지 모택동의 개인적인 여성 편력을 파헤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강산 투쟁, 대장정,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대약진, 문화대혁명 등 수많은 중국현대사의 사건들 속에서 모택동과 여인들의 삶과 활동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모택동이라는 중국 지도자의 사상과 정치관의 본질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될 것이며, 더 나아가 그동안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중국현대사의 숨겨진 진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새로운 버전의 모택동 평전'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버전의 중국현대사'이다.
전문 역사가의 눈으로 본 모택동의 여인들
저자 양중미는 중국근현대사를 전공한 전문 역사학자이며, 호요방, 이붕, 강택민, 주용기, 호금도 등 수많은 인물들을 평전으로 담아내 중국현대사의 다양한 면모를 추적해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모택동이 관계한 여인들의 이야기를 낱낱이 밝혀냈지만, 단순히 자극적인 이야기꺼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문 역사학자의 혜안으로 중국현대사의 주요 사건과 관련지어 분석한다. 게다가 저자가 적재적소에 인용한 한시들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는 맛을 더해줄 뿐 아니라 생생한 역사의 현장으로 이끌어준다.
부모에 의해 강요당한 결혼
모택동은 열여섯 살 때 '나씨'라고 불리는 여인과 결혼했다. 그녀는 모택동의 먼 친척이었다. 부모에 의해 강요된 결혼이었다. 모택동은 나씨에 대해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외롭게 늙어가던 나씨는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10년 2월 세상을 떠났고 자식도 남기지 못했다. 훗날 모택동은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그녀와 살아본 적도 없고 그녀를 부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지조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여인
모택동은 청년 시절 스승 양창제의 딸 양개혜와 사귀었다. 모택동은 장사 제1사범학교를 다닐 때 양창제의 집에 모여 공부를 하곤 했다. 그때 집에 있던 양개혜는 학생들 틈에 끼어 함께 수업을 들었고 모택동과도 자연스럽게 안면을 익혔다. 두 사람은 서로 시를 주고받으며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결국 결혼했다. 그러나 1927년 8월 모택동은 호남에서 추수봉기를 일으켰고, 패전한 후에는 정강산으로 후퇴하여 유격전을 펼쳤다. 호남 군벌 하건은 크게 노하여 모택동의 부인 양개혜를 체포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는 '신문에 모택동과의 부부관계를 끊겠다는 성명을 발표한다면 바로 풀어주겠소'라고 했으나 양개혜는 끝내 거절했고, 그녀는 결국 총살당하고 말았다.
여장군의 비참한 최후
모택동은 정강산으로 들어간 후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그곳의 비적들과 연합했다. 그때 비적의 우두머리 원문재의 사촌동생이자 수하의 여동생 하자진을 만났고 그녀와 결혼했다. 그 결과 최초의 중국공산당 혁명 근거지 정강산은 더욱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되었다. 강인했던 여장군 하자진은 모택동과 결혼한 후 대장정까지 함께 하며 전통 중국 여성들처럼 남편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했고, 아들 모안청을 낳았다. 그러나 모택동이 강청 등 다른 여인을 가까이 하게 되면서 버림받고 말았고 결국 불행한 최후를 맞이했다.
여성문학가와 만나다
1936년 여름 좌익 여성 작가 정령丁玲이 국민당에 의해 3년여 동안 남경南京에 수감되어 있다가 도망하여, 상해, 북평, 서안을 거쳐 11월 와요보에 도착했다. 이때가 대외적으로 선전하기 좋은 시기라 생각했던 중국공산당의 중앙 선전부는 정령을 위해 성대한 환영식을 거행했다. 이때부터 모택동은 동향 사람인 정령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가까이 지냈다. 하지만 예전부터 성 해방과 여권주의 사상을 추종해온 정령은 모택동에게 전방의 여성 홍군이 되겠다고 했고, 모택동은 이를 허락했다. 그러나 정령이 팽덕회를 사모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모택동은 심한 질투심을 느꼈으며, 이는 훗날 모택동이 팽덕회를 숙청하는 한 계기가 되었다.
붉은 왕조의 여황제 강청
모택동이 만난 여인 가운데 가장 큰 권력을 누린 사람은 강청이다. 그녀는 상해를 무대로 활동하던 여배우였는데, 항일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연안으로 건너와 모택동을 만났고 그의 실질적인 부인이 되었다. 강청은 어떻게 모택동을 유혹했을까? 모택동이 강청이 주연한 [타어살가打漁殺家]를 본 후 강청에게 반했는데 강청이 이를 기회로 삼아 모택동과 관계를 가깝게 했다는 설이 있고, 강청이 강생의 지시에 따라 모택동이 각 대학으로 강연을 하러 다닐 때 항상 맨 앞에 앉아 열심히 연설을 들으며 질문을 해서 모택동의 주의를 끌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강청은 훗날 4인방의 한 사람으로 문화대혁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며 여황제로 군림한다.
모택동의 마지막 여인
모택동의 전용열차는 바로 별궁이었기 때문에 전용열차에서 시중을 드는 모든 여성은 모택동의 여자였다. 장옥봉은 전용열차에서 일하다가 모택동의 눈에 들어 그의 '마지막 여인'이 되었다. 모택동은 말년에 백내장 때문에 시력이 크게 감퇴했기 때문에, 장옥봉이 언제나 그의 곁에서 공문서와 책을 읽어주었으며 수행비서가 되었다. 장옥봉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알고 본분에 충실했다. 모택동과 다른 여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꺼내지 않고 마치 부모를 섬기듯 모택동을 모셨다. 그녀는 모택동의 눈과 귀 역할을 했으므로 어떤 정치인 못지않은 권력을 누렸고, 모택동이 죽은 후에도 모택동 선집의 편집을 주도할 정도로 권세가 막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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