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살 소년 트레버와의 운명적인 만남
올 봄, <Publisher||^s Weekly>를 보다가, 아주 짧은 기사에 눈이 갔습니다. <Pay It Forward>라는 책의 소개글이었는데, ||^12살 소년의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2살 소년의 세상 바꾸기라는 컨셉에 마음이 확 끌리더군요. 수소문한 끝에 국내의 한 에이전시에서 이 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열자마자 술술 읽혔습니다. 실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리얼하고 무엇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우리는 12세 소년의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이디어에 놀랐습니다. 그가 제안한 것은 ||^Pay It Forward||^ 운동인데, 이것은 한 사람이 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보답을 받지 않는 운동입니다. 대신 도움을 받은 세 멱은 각각 또 다른 세 명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지요. 곧바로 우리는 번역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원제의 감동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번역자로 우리는 공경희씨를 선택했습니다. 그는 전문번역가로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등 감동적인 글들을 번역해 왔습니다. 그는4개월간 <트레버-원제 : Pay It Forward>를 번역하며, 트레버의 아이디어에 빠졌다고 합니다. 번역하는 동안에도 주변 사람들과 모임이 있을 때면 ||^Pay It Forward (다음 사람에게 베풀기)||^ 운동을 펼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랬습니다.
▶ 트레버를 만나면서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한 소년의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는 내용은 어떻게 보면, 미국의 영웅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트레버>를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의 영웅주의 문화를 떠나, 12살 소년의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주변을 한번 둘러보십시오. 우리 사회는 각종 폭력이 난무하고, 부정부패,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더더욱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경제위기를 맞아 직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년 전처럼, 고개 숙인 아버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밤거리 지하도는 또다시 노숙자들로 채워져 가고 있습니다. 희망이 없는 사회가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마음 따뜻한 트레버를 만났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그의 아이디어를 통해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벗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선행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그래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것이 과한 욕심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희망을 가꾸어 나가자는 것이지요. 참고로 한 명이 세 명에서 선행을 베푸는 이 운동을 전개할 때, 16차례 정도면 우리 나라 인구 4천만 명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을 것입니다.
▶ 미국 사회를 바꿔놓은 트레버의 아이디어
<Pay It Forward>는 미국에서 지난해 말 출간되자마자 화제를 모았습니다. 각 언론 매체들은 트레버의 아이디어를 앞다투어 보도했습니다. 지난 2월, 미국 CBS 방송은 ||^12살 소년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꿨다||^는 내용으로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아마존에서 현재 소설 부문 5위권을 맴돌고 있는 이 소설은 독자 리뷰 수가 100여건에 달할 정도로 미국인 사회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곧바로 ||^Pay It Forward||^ 재단(www.payitforwardfoundation.com)이 설립되는 등, ||^Pay It Forward||^ 운동이 미국 전역에서 사회운동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 노바토의 ||^힐 미들 스쿨||^등 미국 전역의 초중고 학교뿐 아니라 ||^샌터바바라 사회재단||^등 많은 사회 단체에서도 ||^페이 잇 포워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 책은 캐빈 스페이시, 헬렌 헌트, 조엘 오스먼트 등 초호화판 배우들을 캐스팅, 워너 브라더스에서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 20년간 사유 끝에 낳은 트레버
<트레버>를 낳은 저자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는 미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입니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비평가들의 찬사와 함께 단편소설 상을 받았습니다. 대표작으로는 <Funerals for Horses>와 <Earthquake Weather>가 있습니다. 현재, 샌터 바바라 작가협회의 사무국에서 <샌터 바바라 리뷰>편집자로 일하고 있으며 해마다 가을이면 쿠에스타 대학 작가협회의 워크숍에서 소설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그녀는 20여 년 전 고속도로에서 차량사고를 당했는데,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났다고합니다. 그때 그 사고는 작가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고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쓰고 싶었답니다. 20년 동안의 구상 끝에 결국 <트레버>를 쓰게 된 것이지요.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트레버>를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트레버가 숨쉬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더 다뜻한 곳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12세 소년이 살고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의 큰 장점 중에 하나는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불안이나, 소외감, 열등감, 외로움, 절망 등을 잘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트레버>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등장인물들의 마음 상태를 다양한 방식-독백, 제3자의 눈, 일기, 인터뷰 등-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들의 상처를 이겨나가는 모습을 치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