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백제토기의 아름다움
들어가며
1 시기별 특징과 주요 기종
제1절 성립전야
제2절 시기구분, 주요기종의 변천
1. 성립과 발전
2. 시기구분
1) 한성시기
2) 웅진시기
3) 사비시기
2 제작기법
1. 태토(胎土)
2. 성형(成形)
3. 표면장식과 의미
4. 소성(燒成)
3 기술의 전파
나가며
백제토기, 버들강아지가 햇빛을 만났을 때의 부드럽고 은은한 느낌
백제토기 전공자인 저자가 백제토기를 연대기적으로 정리한 학술서 겸 교양서. 백제토기의 형성과 변천, 주요 기종, 제작기법, 기술의 전파 등을 내용으로 백제토기의 전모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750장의 토기 도판을 실어 백제토기의 형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한성시기, 웅진시기, 사비시기의 다양한 기종을 편년표로 작성해 이해를 돕고 있다.
한반도에 토기가 출현한 것은 신석기시대 이후이다. 백제토기는 점토의 질감을 잘 살려 투박하지 않고 유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우아하며 친근감이 든다. 백제는 삼국 중 가장 많은 기종을 만들어 사용하였고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선봉에 서서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에 토기의 제작기법을 전파하였다. 백제토기가 발굴되는 지역은 서울,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와 황해도 지방이다. 일본의 경우 스에끼 토기는 백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그 외에도 일본에는 백제계토기의 영향이 실로 광범위한데, 일본학자들은 이를 ‘한식계토기’로 분류하여 다루고 있다.
서문 ‘백제토기의 아름다움’은 백제토기의 몇몇 대표작들을 컬러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석촌동고분에서 출토된 병은 현대 모더니즘 미술을 보는 듯하고, 역시 석촌동고분에서 나온 목이 짧은 항아리는 달항아리의 전신인 듯하다. 부여 정암리가마터에서 나온 자배기는 형태와 질감이 돋보인다. 공주 수촌리에서 나온 항아리와 기대는 섬세한 산(山)무늬를 넣은 아름다운 토기이며, 서산 부장리에서 출토된 삼족토기는 두툼하고 탐스런 입술을 보여주고 있다. 부여 관북리에서 나온 등잔은 물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의 형상이며 부여 군수리 출토 호자(虎子, 남성용 변기)는 형태와 얼굴무늬가 해학적이다. 부여 관북리에서 출토된 사람 얼굴무늬 토기는 갓을 쓰고 명상에 잠긴 백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백제토기는 삼국시대 토기 중 가장 빼어난 미감을 보이고 있는데, 우아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고, 꼭 필요한 부분에만 장식을 붙였으며, 색과 질감은 자연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처럼 자연스럽다.
백제토기는 3차례에 걸친 수도의 이전에 따라 한성(~475), 웅진(475~538), 사비시기(538~660)로 나뉘는데 한성시기는 백제토기가 처음 생산되는 시기이다. 삼족토기, 고배, 개배가 만들어지고 병류와 횡병(橫甁) 등이 추가된다. 웅진시기에는 중국 남북조의 문물이 유입되고 왜(倭)와도 교류가 이루어지는 등 안정된 기반을 바탕으로 토기의 기종이 늘어나고 기형이 세련된 모습으로 변한다. 사비시기는 백제문화의 완성기이면서 절정기로 토기도 가장 완벽한 제품이 제작된 때이다. 기종도 호류(壺類)를 포함해 고배, 삼족토기, 개배, 심발형토기, 시루, 완, 병, 기대, 자배기, 호자, 변기, 도가니 등 다양하다.
백제토기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기술을 수용하여 백제인의 기호에 맞게 만들어졌다. 태토는 식물, 목탄, 석영, 모래, 토기분말 등을 섞어 사용하였고, 형태가 만들어지면 타날판과 내박자를 이용해 표면을 두드려 공기를 빼내고 기벽을 단단하게 하는 과정을 거쳤다. 토기 표면은 문자나 기호를 쓰거나 새기기도 하였고 고사리무늬나 원판을 붙이기도 하였다. 녹로의 회전판에서 떼어내 그늘에 말린 토기는 반지학식, 지하굴식의 오름가마와 평가마에서 환원염으로 구워냈다.
백제토기의 제작기법은 왜에 전해져 스에끼 토기의 근간이 되었고 그밖에 백제계토기가 다수 발견되어 일본에서 백제의 영향이 대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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