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프롤로그
그린메일, 예고 없는 협박장
어느 회계사의 죽음
숨길 수 없는 진실
아주 은밀한 시작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들
M&A 전쟁의 서막이 오르다
잠 못 이루는 크리스마스
워런트를 찾아라
보이지 않는 위협
폭풍의 중심, 혜성전자
불가항력적인 1퍼센트
1.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소설 M&A>
이 책의 저자인 조주환은 7년째 M&A 전문가로 활약해 왔으며 현재도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CEO이다. 그는 이 일을 해오는 동안>기업 사냥꾼>이란 비난과라는 찬사를 동시에 들어봤다고 한다. 하루 24시간을 48시간처럼 쪼개 쓰는 그가 본업을 잠시 미루고 소설 창작에 매진한 의도는[그린메일]을 통해 독자들에게 M&A의 본질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현장에서 이론과 실전을 두루 경험해온 그는 M&A 기법이나 전략을 설명한 이론서에서 얻는 지식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보다 먼저 M&A라는 큰 숲을 조망하라고 말한다. [그린메일]은 지식을 배우기에 앞서 M&A의 본질을 이해하길 바라는, 100퍼센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진심어린 조언이나 마찬가지이다.
이 작품은 그린메일러의 위협에 노출된 재벌 기업과 그로 인해 적대적 M&A에 휘말리게 되는 중소기업, 그리고 기업의 가치를 우선하며 우호적 M&A를 이루고자 하는 투자회사의 긴박감 넘치는 대결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일련의 사건들이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점차 거대한 하나의 결말을 향해 치닫는 구조는 마치 스릴 넘치는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듯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또한 기업 사냥의 대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 사냥의 주체로 나서게 되는 대기업의 양면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진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되어가는 잔인한 현실, 한국 기업을 만만하게 보는 외국 자본의 근거 있는 논리, 기업의 브랜드와 가치를 우선시하는 투자 전략 제시 등 현장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숨은 이야기들이 작품을 전반적으로 한층 풍성하고 흡입력 있게 만든다.
*그린메일이란 경영권을 담보로 보유주식을 시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행위를 말한다.
2. 부정한 기업의 빈틈을 노리는 기업 사냥꾼의 경고! 기업 경영 이면의 생생한 암투와 모든 의혹을 망라하다
[그린메일]을 이루는 거대한 줄기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기업의 M&A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갈등과 사건들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SK, 소버린 사태나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처럼 현실에서 일어났던 구체적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물론 허구의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한 차원에서 차용한 것이지만 저자가 조목조목 짚어내는 사건의 진상과 속사정은 시원하기까지 하다. 가상의 이야기지만 그동안 장막에 가려져 있던 실체와 정면으로 마주친 듯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삼성과 관련한 의혹과 특검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독자라면 신문기사의 텍스트(text)만으로 이해되지 않는 갈증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독자에게 [그린메일]은 행간에 숨은 컨텍스트
(context)를 이해하는 일종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박동수 회장의 비서실장인 정만철 부회장이 이 특별조직을 관리했다. 60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그룹 계열사의 분식 회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주도했다. 이들은 계열사들의 재고자산을 부풀리거나 있지도 않은 가공자산을 보유한 것처럼 꾸몄다. 거기에 비용을 고정자산으로 바꾸고 영업권을 과대 계상했다. 서류상으로 자산을 많이 보유한 것처럼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중략) 해외 현지 법인이 파산을 해서 대금의 회수가 불가능해졌는데도 재무제표에는 멀쩡히 받을 수 있는 채권으로 기재했다.
[그린메일]1권 본문 중에서
이 회장은 왜 재벌 기업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갤러리를 운영하는지 알고 있었다. 자금을 세탁하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그림만큼 좋은 상품은 없었다. 그림은 정해진 가격이 없다. (중략) 실제 작가나 브로커에게는 1억만 주고 장부에는 10억을 기입했다고 해서 문제 삼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조성된 9억은 고스란히 비자금이나 분식 회계에 유용하게 된다. 맘만 먹으면 그룹에서 1, 2천억쯤 조성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린메일]2권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상상력이든, 저자가 직접 목격한 것이든 때로는 너무 구체적이어서 진짜라고 믿고 싶은 경우가 종종 생긴다. 최근 몇 년 간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재벌 총수의 불법 비자금 조성이나 천문학적 수치의 조직적인 분 회계, 불법 경영권 승계와 같은 의혹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게 숙제처럼 남겨졌다.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던 국민 누구나 그 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
[그린메일]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생존 원칙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책을 모두 읽고 난 후 증시의 흐름이나 기업의 움직임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기업을 경영하는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드러난 행보 속에 감춰진 속내를 읽는 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저자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업이란 유기적으로 결합된 조직체이고 그러한 조직체들이 모여 돌아가는 거대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은 사건조차 인과관계에 놓여 있음은 분명하다.
기업 경영의 이면에서 발생하는 비리와 의혹은 총체적인 문제와 현상이다. 결코 어느 한 가지만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복잡한 기업 생리를 먼저 이해해야 사건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린메일]은 한국 기업이 처한 현실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을 비춰보는 프리즘으로써도 전혀 손색이 없다.
3. [그린메일]Synopsis
서른 중반의 나이에 잘나가는 투자회사<니코스홀딩스>의 오너인 영준은 M&A 전문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의 회사는 업계에서 <닥터 하이에나>로 더욱 유명한데 이런 별명은 망해 가는 부실기업을 싼값에 사들여 구조조정을 거친 후 비싸게 되파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영준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사물과 현상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동시에 매사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판단해서 문제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탓에 그의 측근들조차 항상 감탄해 마지않는다. 하지만 누가 봐도 성공한 CEO인 그의 뒷모습에는 알 수 없는 쓸쓸함이 묻어난다.
한편 대한민국 재계 7위의 재벌인 대한그룹은 2005년 신년 초부터 신생 사모펀드<네오트러스트>가 보낸<그린메일>공격에 시달린다. 대한그룹은 이미 만성적으로 행해온 분식 회계와 불법 비자금 조성으로 인해 그룹 전체의 재무 상태와 지배 구조가 취약해진 상태였다. 그런 만큼 그린메일의 충격은 그룹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을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네오트러스트는 자신들이 가진 주식을 비싸게 되팔기 위해 노골적으로 대한그룹을 위협하고, 대한그룹 내부의 수장들은 이를 두고 타협할 것인지, 정면 돌파할 것인지 고민한다. 결국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이 갈리면서 네오트러스트의 허기진 배를 더 불려주게 된다. 그 폭풍의 중심에 선 박찬민 회장은 자신이 경영권을 승계하기 이전부터 벌인 벤처 사업으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이를 회사의 비자금으로 해결하려던 차에 그린메일 공격으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다. 하는 수 없이 계열사의 건설 자금에까지 손을 대고 명동 사채시장을 통해 돈세탁을 해서 비자금을 조성한다. 아들이 위기에 빠지자 박동수 명예회장은 이 총체적 난국을 타개할 마지막 희망으로<혜성전자>를 지목한다. 한때 국내 소형 가전 분야 1위였던 혜성전자는 경쟁에서 밀린 현재 쌓이는 적자만 해도 상당한 부실기업이었다. 하지만 박동수 회장이 정계에서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혜성전자 소유의 공장 부지가 곧 상업용으로 형질 변경되는 게 멀지 않았다. 정부의 개발 계획으로 엄청난 시세차익이 보장된 것이었다. 이때부터 혜성전자를 타깃으로 한 적대적 M&A가 시작된다.
혜성전자의 대표이사인 강현철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M&A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선대 회장인 아버지가 평생을 바친 회사를 목숨만큼 소중하게 여겼지만 최대 주주는 욕심 많은 형이었다. 가업보다 자신의 욕심이 먼저인 형이 대한그룹에 주식을 모두 넘기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이르지만 다행히<니코스홀딩스>의 젊은 오너 최영준의 도움을 받아 대한그룹과의 전면전을 선포한다. 혜성전자의 부실 근원을 찾아 나선 영준이 생산 공장에 위장 입사해서 자신도 모르고 있던 내부 비밀을 알아내자 그 끔찍함에 충격을 받고 다시 일어선다.
신생 사모펀드인<네오트러스트>는 대한그룹을 타깃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지만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아예 적대적 M&A를 시도한다. 자신의 세력을 모으기 위해 다른 유명 펀드들과의 연합을 주도하기도 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대한그룹의 내부 고발을 유도하기도 한다. 한국의 재벌 기업은 특히 지배 구조가 약하고 총수가 저지르는 경영 비리만 해도 상당해서 좋은 사냥감으로 여기고 있다. 막판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격으로 당황하지만 그대로 추진한다.
과연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에 서는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벌이는 사각의 대결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 불가능하다. 차명 계좌 관리, 사채시장을 통한 돈세탁, 주가 조작, 조세 회피를 위한 페이퍼 컴퍼니 설립, 융통어음 발행, 불법 도청과 위장 잠입 등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각양각색의 전술, 음모와 배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