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상 : 최수철 - 얼음의 도가니
2. 수상 작가 자선작 : 최수철 - 시선고
3. 추천 후보작
김지원 - 구렁이 신랑과 그의 신부
송하춘 - 청량리 역
신경숙 - 모여 있는 불빛
이승우 - 해는 어떻게 뜨는가
정 찬 - 완전한 영혼
하창수 - 수선화를 꺾다
한수산 - 맑고 때때로 흐림
4. 기 수상 작가 우수작 : 한승원 - 새터말 사람들 Ⅱ
* `제17회 이상문학상 선정이유서`에서
`얼음의 도가니`는 전통적인 이야기 형태와는 상당한 거리를 지니고 있는 실험주의의 새로움이 투사되어 있는 작품이다. 소설의 공간이 궁극적으로 언어에 의해서 지어지는 세계일진대, 이 같은 언어의 지적 실험성은 한국 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의 시경을 열어 놓는다는 점에서뿐만 아니라, 보편성의 확대라는 점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얼음의 도가니`가 지니고 있는 가치는 비단 이와 같은 실험의 스펙트럼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소리와 함께 ||^본다||^는 인지의 지각이 강조되고 있듯이, 이 투시가 삶의 일상뿐만 아니라 자아를 대상화함에 더 준열함으로써 깊은 존재론적 내성에의 길과 동시에 열림과 화해의 구조를 제시하고 있는 점도 이에 못지 않는 의의를 지니는 것이다. `얼음의 도가니`는 작가 최수철의 소설이자 곧 그의 소설론이다. 얼음과 불이 서로 화해하는 그의 상상력의 도가니(용광로)에서 더욱 정련된 작품들이 빚어지기를 기대하 면서 이 작품에 제17회 이상문학상을 수여하는 바이다.
* `심사평` 중에서
소설가의 세계 개조는 바로 소설 양식의 개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얼음의 도가니`는 종래의 작품보다는 온건한 편이지만 시선 묘사와 시점의 전위 등 이항 대립을 넘어선 이야기 기법의 개혁을 읽을 수 있다. -- 이어령
`얼음의 도가니`는 장편 `벽화 그리는 남자`에 막바로 이어져 있으면서도 한 단계 비약하는 독보적인 작품이다. 이중 독법이 가능하면서도 단일하고도 투철한 독법이 요망 됨은 새삼 말할 것도 없다. -- 김윤식
장면을 겨울 휴양지의 설원으로 한정시킨 최수철의 `얼음의 도가니`는, 어쩐지 하얗게 바랜 심상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군더더기(?)를 일절 뺀 글은 찬 얼음 덩어리를 핥는 기분을 갖게 하지만 먹다 보면 따뜻한 맛을 느낀다. -- 최일남
눈 쌓인 진평이란 휴양지에서 유폐 상태에 있는 임휘경이란 소설가의 의식의 가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17장의 `얼음의 도가니`는, 이야기의 내용이나 일관하는 줄거리 그 자체보다고 장절만큼 실험성의 다양한 모자이크와 같은 면모를 접하게 해준다. -- 이재선
`얼음의 도가니`는 1장을 비롯해서 몇몇 묘사가 뛰어난 데를 읽는 즐거움이 여간 아니었고, 전편을 일관하는 진평이란 이상한 고장의 묘사가 우울한 눈동자에 갇힌 풍경인 양 가깝고도 도달할 수 없는 고장처럼 느껴지는 재미도 괜찮았다. -- 박완서
* 수상작 `얼음의 도가니`의 줄거리
어느 날 사십대 중반의 임휘경이라는 소설가가 겨울 휴양 도시인 진평이라는 곳에숨어들 듯 찾아든다. 그곳에서 그는 지나온 자신의 삶이 현실과 일상의 마취와 중독의 힘으로부터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느끼며,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안고 고통스럽게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 그런 그에게 모 출판사의 간담회에 참석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 생기는가 하면, 로즈마리라는 외국 여인과의 짧은 사랑이 스쳐 지나가기도 하고, 가족들과의 결별로인해 새삼스러이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하며, 스승의 임종 소식과 접하여 망연자실 하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과거로부터는 아버지의 자살, 현재에 이르러서는 스승의 딸과의 만남 등등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머리에 떠올리게 되면서, 그는 자신이 아직까지 피해 왔던 것이 세상과의 진정한 화해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아직 그 화해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탓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그는 자기 자신과의 화해로부터 새로이 출발하기 위해 잠정적으로나마 스스로를 용서하기로 한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