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수호지》 제 5부 전 20권 탄생 예고
중국 4대 명저의 하나로 손꼽히는 《수호지》가 만화로 나왔다. 이 책은 이번 부천국제만화 축제에 중국을 대표해서 방한한 천웨이동(陳維東)의 작품이다. 그는 현재 중국 만화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인물이다. 중국 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을 뿐만 아니라 북경도서전시회 만화관의 총책임자로 임명될 정도로 중국 만화계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국보급 화가로 인정받으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화가의 실감나는 표현과 심금을 울리는 뛰어난 장면 연출로, 지금까지 나온 고전 만화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은 이 작품은 이번에 출간된 ‘1부 영웅들의 시련’을 필두로 ‘2부 음모와 배신’ ‘3부 세상을 피로 물들이다’ ‘4부 피할 수 없는 전쟁’ ‘5부 전설 속으로 사라지다’의 총 5부 20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특히 이 책은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송나라 시대의 철저한 고증과 연구로, 그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하였으며 만화의 가벼움과 지나친 비약 등을 절제하여 원전을 가장 완벽하게 재현해 낸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수호지》의 성공에 힘입어 중국 4대 명저의 전면 컬러 만화를 연속 출간할 예정이며 현재 한중일 3국과 프랑스에서도 출간 중에 있다.
한국판은 책 뒤에 ‘양산박 108 영웅들의 생존의 법칙과 처세의 기술’을 부록으로 실었으며 만화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소설 형식으로 엮어 《수호지》를 처음 접한 독자들에게 《수호지》의 흥미와 정보를 전달하고자 했다.
《수호지》에 대하여
중국에서 <사서삼경>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었지만 중국 4대 기서의 하나인 《수호지》는 "읽지 않을 수 없는" 책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수호지》는 중국인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수호지》는 시내암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며 양산박(梁山泊)으로 모여든 108 호걸들의 사연과 이들이 싸운 전쟁사, 그리고 그들의 몰락을 다룬 ‘물가에서 일어난 이야기(수호전:水滸傳)’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900년 전, 북송(北宋, 960~1127)의 제8대 휘종 황제 때는 중앙정부가 호황을 누리는 사이, 백성들은 그 호황의 희생양이 되어 최악의 불행에 빠져들던 시기였다. 호경기가 지속되는 동안 천자와 대신, 장군과 환관, 부자와 도시 사람들은 모두 태평성대에 취해 사치삼매경에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사치에 앞장선 사람은 휘종 자신이었고 이를 지도한 사람은 최고위직 대신들이었다. 그야말로 휘종은 150년 이상 지속된 북송 왕조를 멸망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고 부덕한 군주였다.
이 시기에 108마왕의 환생이라고 일컬어지는 <《수호지》>의 영웅들이 탄생하게 된다.
1058년, 송나라인종 황제 때 수도인 동경에 대역병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인종 황제는 역병을 막기 위해 용호산의 장진인의 도움을 청하러 태위 홍신을 보냈으나, 홍태위가 용호산의 복마전을 열어버려, 그 안에 갇혀 있던 108마왕(36천강성과 72 지살성)이 풀려난다. 홍태위의 실수로 세상에 풀려난 108마왕에 의해 일어날 풍파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그 후로 60년이 지난 휘종 황제 때 드디어 108마왕이 완전한 인간으로 환생하여 송강을 중심으로 한 양산박의 108 영웅으로 활약하게 되었다.
이야기 속으로
오랜 세월 태평성대를 누리던 송나라는 철종이 사망하고 문학과 예술, 놀이에만 몰두한 휘종이 황제에 오르면서부터 간신배들과 탐관이 들끓고 하급관리의 착취와 부유한 자들의 행패에 백성들은 도탄에 빠진다. 부패한 송나라의 현실에 신물이 난 호걸들이 하나 둘 이런 저런 이유로 양산박으로 모여든다. 간신 중 채경에게 가는 뇌물을 탈취한 조개 일행, 힘없는 부녀를 괴롭히던 푸줏간 주인을 때려 죽여 스님이 된 노지심, 고구의 감시를 피해 타향살이를 떠나는 왕진, 왕진에게 봉술을 배우게 되는 사진, 고구의 양아들의 농간에 의해 개봉부를 떠나게 된 80만 대군의 교두 중 하나인 임충, 도적의 무리와 내통했다고 쫓겨 양산박의 수령이 되는 송강, 양산박을 도적의 무리로 간주해 토벌을 나섰던 토벌대장 노준의 등등 108명의 호걸들이 양산박으로 모여들게 된다.
천혜의 요새인 양산박으로 호걸들이 모여들며 점차 세력이 커지자 조정에서는 그들을 토벌하기 위해 다섯 차례나 원정을 나서게 되지만 매번 실패하고 만다. 오히려 토벌을 나선 장수마저 양산박의 일원이 되어버리는 형편이 된다.
그들은 휘종 황제에게 사람을 보내 양산박의 일원들이 송 왕조를 돕고자한다는 의사를 밝힌다. 휘종 황제는 이를 반갑게 받아들이지만 송 왕조를 쥐락펴락하는 간신배들에 의해 양산박 일원은 복직이나 사면이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대신 복직과 사면의 조건으로 송 왕조를 위협하는 북방 요나라 정벌을 나서고 전호의 반란 진압에 나서는 등 무수히 많은 전쟁에 동원된다. 송강을 위시한 양산박의 일원은 묵묵히 전쟁터에 나가 매번 개선하게 된다. 송 왕조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죄를 사면하고 복직하기에 이르지만 많은 전쟁을 치르며 108명의 호걸들 상당수가 운명하고 말았으며 조정의 사면과 복직에도 회의를 느껴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세상을 주유하며 뿔뿔이 흩어지고 만다. 그래도 송 왕조에 충성을 다짐한 송강과 노준의 등은 간신배들의 농간에 의해 결국 독살을 당하고 마는 비운을 맞이한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