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에서 이십여리 떨어진 신남리에는 독특한 의례가 있다. 약 5백여년 전 혼인약속까지 정해두었던 한 처녀가 바위섬에 돌김을 따러 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죽었다. 그 뒤부터 바다에서는 고기가 잡히지 않아 서낭산에 향나무를 신목으로 모시고 진수성찬의 제사를 지냈다. 그래도 고기는 감감무소식. 성이 난 한 마을 사람이 술에 취해 신목에 대고 오줌을 갈겼다. 다음날 고깃배들은 모두 만선이 돼 돌아왔다. 그 뒤에도 오줌만 누면 만선이 됐다. 처녀귀신이 원한 것은 진수성찬의 제사가 아니라 남자의 성기라고 판단한 마을 사람들은 정월대보름과 시월에 정성껏 음식을 장만하고 향나무로 남근 5 ~ 7개를 깎아 굴비처럼 엮어서 신목에 바치는 제를 올리고 있다.
<그리운 곳에 옛집이 있다>는 우리나라 마을이나 절, 서원 등 24곳을 정해 그곳에 얽힌 설화와 풍속, 역사 이야기 등을 곁들여 쓴 여행기다. <토지>의 무대인 하동 평사리, 낙안읍성 초가마을, 담양 독수정과 물염정, 안향 선생을 모신 순흥 소수서원 등을 다뤘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