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정성 2. 진정성에 대한 수요 3. 허위성의 공급 4. 진정성의 연출 5. 가짜, 가짜, 완전히 가짜 6. 진실한/가식적인 진실 7. 진정성 분석 8. 마케팅부터 공간 조성까지 9. 전략부터 의사 결정까지 10. 진정성 찾기
감사의 말 주 색인
현대의 고객들은 ‘진짜’를 원한다
일반적인 고객-소비자들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르는 이성적인 존재로 간주되며, 이러한 개념은 수 세기 동안 대부분의 경제학 이론들을 잘 설명해왔다. 즉 소비자들은 상점에 자신이 원하는 물건이 있는지, 그 가격은 적절한지를 고민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에 주목해온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난 20여 년 동안 분명한 사실 하나를 더 부각시켰다. 그것은 생활수준이 높은 소비자들이 종종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점이다. 제조사 ceo의 이미지라든가 최근의 사회적 구호 같은 것을 고려하는 경우가 그렇다. 양말에서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특정 제품(명품이든, 신상품이든, 공정무역제품이든)을 갖추거나 사용할 때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는 것도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이 책의 저자이자 [고객 체험의 경제학]을 썼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길모어와 파인이 현대 소비자들의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선택한 단어인 ‘진정성(authenticity)’은 이것을 이해하는 수단이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아이폰을 장난감 같은 휴대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의 이 제품을 ‘진짜’라고 여기는데, 이는 아이폰의 독특한 디자인과 더불어 그것을 구현한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라는 애플의 구호 때문이다. 즉 아이폰 사용자들을 비롯한 현대의 소비자들 중 대부분은 가격과 품질, 그리고 구매 가능성이라는 기존의 고민에 더해 ‘진정성’까지 고려하여 구매를 하는 것이다. 결국 앞으로 비즈니스의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할 핵심적 요소는 “비즈니스에 진정성이 담겼느냐”일 것이다.
‘진솔함이 담긴 체험’을 구입하는 소비자들
그렇다면 기업은 진정성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하나의 강자가 다수의 약자들을 무너뜨리는 게 일반화된 이 시대에 말이다. 먼저 당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가식적인, 인위적인, 부정직한, 가짜의, 허위적인 같은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에 주목하라. 고객들이 그런 표현을 쓰는 이유는 최근의 경제 체제에서 ‘체험’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길모어와 파인은 주장한다. 즉 더 이상 제품과 서비스의 고품질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체험(그들을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기업이 이끄는 인상적인 사건)을 원한다. 그리고 “체험에 대해 지불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구매할 대상과 방식(제품과 서비스의 범위)에 대해 고심하는 것만큼 돈과 시간을 지출할 장소와 시기도 신중하게 결정한다. 이로 인해 체험 또한 기업에 의해 점점 더 의도적이고 감각적이 되면서 소비자들은 그 체험에 얼마나 많은 진솔함(독창적이고, 진지하며, 진정하고, ‘진짜’여야 하며, 고객 자신이 ‘참여’하거나 ‘해볼 수’ 있어야 한다)이 담겨 있는가를 고려하여 구매를 결정한다. 이에 대한 좋은 사례로 길모어와 파인은 스타벅스와 디즈니랜드를 제시한다.
시애틀의 한 커피숍에서 시작한 스타벅스는 지금도 몇 센트짜리 원두로 만든 커피 한 잔을 판매할 때마다 몇 달러씩을 벌어들이고 있다. 이것은 바로 각 매장의 분위기와 커피의 제조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차별화된 커피 음용 체험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아울러 스타벅스는 매장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고 경쟁 커피 전문점들도 상당히 많이 늘어나면서 그 자신의 진정성을 약화시키는 ‘보편성’이 생겨나자,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즐기는 체험을 진정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커피 애호가들의 인식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1955년에 개장한 디즈니랜드는 인위적이고 인공적이며 가식적인 테마파크일 뿐이라는 지탄을 받지만, 방문객들에게 “행복과 지식을 찾아주겠다”라는 창립자 월트 디즈니의 비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즉 디즈니랜드는 어떤 개체나 장소의 복제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창조물이라고 길모어와 파인은 주장한다.
재미난 사실은 우리의 삶을 이루는 모든 것들은 스타벅스나 디즈니랜드처럼 ‘허위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에 손가락질하는 네덜란드인들은 자신들의 ‘자연적이고 진실한 국토’가 바다를 메워서 생긴 땅을 개간하고 정리한 것이라는 역사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라스베이거스의 베니시언 호텔이 철저히 모방한 이탈리아의 도시 베네치아 또한 천여 년 전에 아드리아 해에 면한 석호 위에 건설되었으며, 지금은 대부분의 주민들이 관광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면에서 디즈니랜드와 다를 바 없다. 아울러 정치와 종교, 방송과 연예계에 종사하거나 명성을 얻는 데 성공한 이들 또한 자신들의 진정성을 내세우는 일에 열심이다. 심지어 가식적(진정성이 없다)이라는 점이 드러날 경우 대중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짝퉁이 진정성을 갖출 수 있는 세 가지 경우
그러나 길모어와 파인은 짝퉁, 즉 모조품도 진정성을 갖춘 산출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즉 그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투명하게 인정함으로써, 다시 말해 자신이 진정하지 않다는 점을 정직하게 인정함으로써 그 나름의 진정성인 ‘인조적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조 모피, 인조 식물(조화), 인조 눈썹, 인조 손톱, 인공 심장, 그리고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인조 고기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경우에 따라 이렇듯 명백한 가짜 산출물들을 진짜 산출물보다 더 많이 선호하기도 한다. 첫째는 이런 ‘인조적 산출물’의 유효성이 더 월등히 앞서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인조 식물은 진짜 식물이 성장할 수 없는 곳에서 잘 팔린다. 둘째는 가짜 산출물이 진짜 산출물보다 훨씬 더 저렴한 경우 혹은 진짜 산출물이 너무 희귀한 경우에도 사람들은 차라리 가짜 산출물을 구입한다. 마지막으로 선탠로션을 바르거나 미용실의 조명을 사용하는 것은 진짜 태양 아래에서 선탠을 하는 것보다 시간을 절약하며 선탠을 고르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더 많이 선호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즉 가식적인 가짜 산출물이 진실한 진짜 산출물보다 더 우수한 경우인 셈이다. 결국 이러한 세 가지 경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정품의 진정성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모조품 생산자들도 굳이 모조품을 생산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들 자체의 브랜드를 통해 훨씬 값싼 산출물을 공급할 것이다. 정품의 진정성에 대해 군말 없이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소비자들도 적당한 품질에 더 편리하고 저렴한 ‘대용품’이 있다면 차라리 그것을 구입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길모어와 파인은 이렇게 주장한다. 현재 ‘모조품 생산 대국’으로 인식되는 중국의 기업들이 그 나름의 인조적 진정성이 담긴 브랜드를 계속 개발하면 서구의 기업들은 조만간 대량으로 유입되는 ‘고품질의 저렴하고 진실한 제품들’과의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오래전에 쓰레기 같은 제품으로 악명을 떨치던 일본이 지금은 명품 생산 국가로 인정받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품을 생산하여 인정받는 기업들은 나태함에 빠져 말(마케팅)이나 행동(디자인)을 통해 스스로 진정성이 없는 산출물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자신이 진정성을 지녔다고 홍보하는 기업들은 양날의 검을 갖고 있는 셈이니” 자신과 자신의 산출물이 진짜라는 것을 보여주라고 길모어와 파인은 충고하고 있다.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기업에게 제시하는 다섯 가지 tip!
1. 유기농 식품이나 천연 비누처럼 자연성이 담긴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인다. 2. 스마트폰이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관련 분야의 선구자적 상품을 선보인다. 3. 템플 스테이처럼 오랜 문화적 관습에서 이끌어낸 노하우를 선보인다. 4. 기존 고객들과 경쟁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탁월한 수준의 제품을 선보인다. 5. 친환경 건축물처럼 비전을 제시하며 영향력도 갖춘 제품을 선보인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