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직장인, '오늘도 나는 더 좋은 직장을 꿈꾼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만성적인 불황으로 인해 대학·고교 졸업자의 ⅓이 곧바로 실업자가 되고 마는 사상 최대의 취업난이 앞으로도 10년 이상 계속될 거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취업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한 사람들 중에서도 만족감을 느끼는 이는 많지 않다. 첫 직장에서 재직한 기간이 1년 미만인 사람이 40%이며, 젊은 세대의 평균 근속기간은 채 2년이 못 된다. 또한 직장인의 약 70%가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해봤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이직하고 싶은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이 '직장 내 인간관계'(33.2%)라는 점이다. 일례로 서울시 직원의 97.4%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스트레스를 주는 상대로 상사와 동료를 꼽았다(85.2%).
여성들은 더욱 힘겨운 도전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졸 여성 100명 중 46명은 아예 경제활동 참가를 포기하고 있으며, 임금은 남성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승진 및 보수, 업무 내용 등으로 성차별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직장 여성도 69%나 된다.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glass ceiling)'과 성희롱도 여전하다. 이처럼 직장인들이 업무 외의 문제들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이런 심리적인 요인이 직장인의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독일 예나 대학 연구팀)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은 직장 내의 인간관계를 매우 사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 또한 이직 현상에 대해서는 '애사심 부족'이라는 시대착오적인 해석을 내리기도 한다.
다른 것이 힘이다－남녀의 차이를 알아야 성공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 외국기업의 성공 사례는 매우 시사적이다. <포천>지가 선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중 하나인 브렉스턴 사는 여성 인력을 활용하여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몇 년 전만 해도 여성의 이직률이 매우 높았던 이 회사는 그 이유가 사내에 남성우월적 분위기가 팽배하고 장기적 비전이 없기 때문임을 밝혀냈다. 그후 여성에게 불리한 무의식적인 평가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제도 등을 도입했다. 그러자 점차 남녀평등 문화가 자리잡았고, 뜻밖에도 이는 남녀 직원 모두의 높은 직원만족도, 초고속 성장이라는 성과를 끌어냈다. '다른 것이 힘이다(Difference Is Strength).' 이는 브렉스턴 사의 성공비결이기도 하지만 존 그레이가 늘상 주장해온 것이다. 차이가 반드시 차별과 긴장만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차이가 조화를 이룰 때 훨씬 대단한 것이 창출될 수 있다. 서로의 차이점을 명확하면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해함으로써 그 차이를 쉽게 받아들이고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인생의 바이블'이라 칭송받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 존 그레이는 이 개념을 일터에 적용하여 '직업적 삶의 바이블'을 완성했다.
사적인 관계에서 남녀간의 차이가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듯, 업무적인 관계에서도 남녀간의 차이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다만 직장에서는 그 차이가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철저하게 감추는 직장에서 상대방의 감정과 생각, 요구를 예측하는 능력은 대단한 이점이다. 그렇다고 이 책 {일터로 간 화성남자 금성여자}가 남녀의 차이만을 말하는 기존 책의 재탕 삼탕은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커뮤니케이션의 개념과 원칙들은 보편적이다. CEO, COO, 중간관리자, 컨설턴트, 평사원 등등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당된다. 예를 들어 화성적(Mars)인 성향의 사장은 왜 여자 직원들이 자신을 험담하는지, 금성적(Venus)인 성향의 사장은 왜 남자 직원들이 자신의 명령을 무시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화성적인 직원은 왜 여자 동료들이 자신을 미개인 취급하는지, 금성적인 직원은 왜 남자 동료들이 자신을 무능력하다고 여기는지 알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화성적인 성향의 영업사원은 왜 여자 고객들이 딴 사람을 찾는지, 금성적인 성향의 영업사원은 왜 남자 고객들이 자신을 믿지 못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존 그레이는 '회사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남녀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단언하며, 우리가 이성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를 해외 근무라는 명쾌한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사실 수많은 직장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심지어 화나게 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우리가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방을 대하는 방식에 작지만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때 즉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법률과 더 나은 회사 방침을 제정하는 것도 큰 변화를 가져오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 책은 누군가가 대신 해줄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자기 스스로 그런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침서 역할을 할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 생활 개선 프로그램이나 상담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은, 오늘날의 한국에서 {일터로 간 화성남자 금성여자}는 직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데 실질적인 지침서가 될 것이다.
1장. 직장에서의 화성인과 금성인 옛날 옛적에 화성인은 집 밖에서 일하고 금성인은 집 안에서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점차 금성인들은 집 밖에서 일하고 싶어졌고, 일부 화성인들은 일보다 가정이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는 바람직하고 자연스런 변화였으나, 남자들은 자신처럼 행동하지 않는 여자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많은 여자들은 인정받기 위해, 화성인처럼 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금성인의 본성을 억눌렀다. 이런 억압은 불행과 분노를 유발시켰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끝은 다행히도 해피엔딩이다. 일부 남녀가 남자는 화성에서,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 서로의 차이점을 존중하게 되었다. 그들은 직장생활에서 성공을 거뒀으며 자신들의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줬다. 저자는 위의 이야기가 꼭 허구로 남아 있을 필요는 없으며, 직장에서의 존중과 신뢰를 증가시켜 남녀 모두가 그로 인한 혜택을 누려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2장. 요점만 말하는 화성인, 감정도 말하는 금성인 커뮤니케이션의 차이를 다루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다른 행성에서 왔을 뿐 아니라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비록 말은 같을지라도 의미는 전혀 다르다. 남자가 선택한 말과 감정, 표현 때문에 여자는 남자가 이기적이고 배려할 줄 모르며, 따라서 신뢰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단정짓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인해 남자는 여자가 무능하며 비효율적이며, 따라서 존중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결론짓는다. 남녀 모두 선천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성차별주의자가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직장에서 발생하는 대다수의 불공정 행위는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3장. 공유하는 금성인, 투덜대는 화성인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차이를 다루고 있다. 남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떤 일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누군가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면 투덜거린다. 여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위압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감정을 공유하려 한다. 그런데 남자의 '투덜거림'은 여자에게 '분노'로 들리며, 여자의 '공유'는 남자에게 '불평'으로 들린다.
4장. 만능 수리공과 사무실개선위원회 직장에서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갖는 가장 큰 불만은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자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거나 아니면 몇 마디 들어주다가 자랑스럽게 만능 수리공의 모자를 눌러쓰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반면 직장에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갖는 가장 큰 불만은 질문이 너무 많고, 늘 변화를 원한다는 것이다. 여자는 사무실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개선의 첫 번째 대상은 주로 남자 동료와 상사 혹은 사원들이다. 저자는 성공을 이루려면 '수리'하고자 하는 욕구와 '개선'시키고자 하는 욕구 모두 표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상대가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말을 듣는 기술, 상대가 원하지 않은 충고를 하는 요령 등을 제시하고 있다.
5장. 남자는 동굴로 들어가고, 여자는 말로 푼다 문제 해결 방식의 차이를 다루고 있다. 문제에 봉착한 남자의 첫 번째 반응은 동굴로 들어가 자기 혼자 해결하는 것이다. 여자의 첫 번째 반응은 그에 대해 말함으로써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남자는 더욱 독단적으로 보이고, 여자는 기꺼이 협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남녀간에 마찰과 긴장이 초래될 수 있다. 저자는 '방해 금지. 그렇지 않으면 용에게 화상을 입게 될 것이오'라는 팻말을 걸고 동굴로 들어간 남자를 끄집어내는 방법과,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의 장단점을 소개하고 있다.
6장. 직장에서의 감정 처리 감정을 처리하는 과정의 차이를 다루고 있다. 남자들은 주관적인 감정을 걸러내고, 객관적인 감정을 마음껏 표현한다. 반면 여자들은 객관적인 감정을 걸러내고, 주관적인 감정을 마음껏 표현한다. 여기서 비롯되는 문제점은 남녀가 서로를 오해하고 비난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금성에서 상대를 위로하는 법, 화성에서 상대를 격려하는 법을 제시하면서 직장에서 돋보이는 최고의 방법은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직장에서는 언제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7장. 왜 남자는 듣지 않는 걸까? 아니면 듣는 걸까? 남자들이 어떻게 자신도 모르게 비즈니스를 망치고 있는가를 다루고 있다. 남자가 여자의 신임을 얻는 데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말을 듣는 태도다. 남자는 최선의 상품을 생산하는 데 관심을 보이느라, 더 큰 것을 잃고 있다. 저자는 금성에서 경청하는 법, 경청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제시한다.
8장. 화성의 규칙, 금성의 관습 직장에서 남자는 무언의 규칙 체계를 따르는 경향이 있고, 여자는 관계 지향적인 예절과 관습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이 화성의 낡은 규칙들은 커뮤니케이션과 선택의 가능성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오늘날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고 말았다. 저자는 이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규칙과 관습, 가치관에 대한 화성적 입장과 금성적 입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9장. 한계 정하기와 협상의 기술 직장 내에서 존중받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은 한계를 정하는 일이다. 허용 한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당신이 받는 존중의 정도가 결정된다.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싫은 일은 싫다고 대답하고, 원하는 것은 직접 요청할 줄 아는 자세다. 저자는 요구를 관철시키는 법, 임금 인상을 위한 협상 방법, 성희롱에 대처하는 방법 등을 제안하고 있다.
10장. 감정적 후원으로 스트레스 줄이기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스트레스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직장인들은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이는 시간과 비용의 낭비로 이어진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결과를 최소화할 줄 안다는 점이다. 감정적 욕구가 만족될수록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도 향상된다. 저자는 이성에게 감정적 후원을 주는 방법, 이성에게 협력을 얻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11장. 앞장서서 자신을 선전하라 능력이 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능력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남자들은 이를 잘 알기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선전한다. 그러나 여자는 그렇지 않다. 금성에서도 능력을 중시하지만 연민, 배려, 성실과 같은 다른 도덕적 가치가 능력보다 앞선다. 이 두 가지 특성들이 혼합될 때 직장은 더 나은 장소가 된다. 자신의 능력을 광고하는 화성인들의 방식을 익힌다면 직장에서 여자가 갖는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다.
12장. 직장에서 득점하는 법 점수 따는 방식의 차이를 다루고 있다. 화성에서는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증명하는 행동을 할 때 직장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금성에서는 배려, 존중, 헌신을 보여줄 때 높은 점수를 얻는다. 저자는 남자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101가지 방법, 여자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101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