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미군캠프, 광활한 캠프케이시 한가운데 똑! 떨어진 유진아. 안 그래도 영어가 안 돼 미치겠는데 써전아이스 카투사 이태호 병장이 서슬 퍼렇게 째려보는 것도 모자라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넘어진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었는지 그렇게 모르겠습니까? 저 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알고 그렇게 술을 마시고 헤롱댑니까! 한국에 오기 전에 마약을 팔았는지, 전과자는 아니었는지 폭행범은 아니었는지 어떻게 알고 그렇게 술을 마시고 뻗어버립니까! 제 정신 박힌 여자가 할 짓입니까!” “어떤 사람이든! 당신보다는 낫겠죠!” 너무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소파에서 벌떡 일어서서 소리를 빽 질렀다. 순간 써전아이스의 얼음장 같은 눈에 분노가 화르륵 타오르는 걸 본 것 같았다. 덜컹! [헤이 리, 지나는 좀 어때…….]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샐리의 굵직한 목소리가 후끈 달아오른 방안의 열기에 찬물을 뿌렸다. 손목까지 붙잡은 채 마주보고 바짝 붙어있던 나와 써전아이스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샐리를 바라보았다. [미안하다. 하던 거 계속해라.] 저게 무슨 샐리의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란 말이냐! 뭘 하던 걸 계속하라는 거야!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