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행복하게 크고 있는 걸까? ‘책에는 이러저러하라고 쓰여 있던데…’ ‘다른 집 아이들은 별별 것 다 한다는데…’ ‘혹 난 게으른 부모는 아닐까?’ 자녀교육에 있어서 대다수 부모가 주변 환경에 민감한 ‘온도계 같은 부모’이다. 그들은 자식 주위를 맴돌며 뒷바라지하느라 여념이 없는 ‘헬리콥터 부모’이기도 하다. 자녀들의 사고와 생활에 일일이 개입해야 마음이 놓인다. 그것이 자식을 위한 최선의 길로 안다.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은 탓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열과 성을 다한 만큼 정말 아이들은 행복하게 잘 자라고 있는 걸까? 요즘 부모들이 생각하는 ‘잘’이라는 말에는 ‘행복하게’보다는 ‘남보다 앞선, 성공하는’ 자녀로 키우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또래의 다른 집 아이들보다 내 자식이 하나라도 뒤질세라 온갖 학원으로 경쟁적으로 내모는 모습에서는 안쓰러운 조급함과 강박증까지 비친다. 내가 이루지 못했던 것을 내 아이가 대신 해주기를 바라는, ‘자녀의 행복’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아이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자라게 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보아야 할 모습들이다. 여기 한 아이가 있다. 끝없는 호기심과 넘치는 힘으로 이 세상이 비좁은 아이. 천진난만한 장난꾸러기에 모두를 사랑할 줄 아는 아이. 주어진 시간을 넉넉하게 쓰면서 행복해하는 아이다. 브라질의 국민작가 지라우두가 그림 동화《시간을 갖고 노는 아이》에서 그려낸, 우리가 마음속에 그리던 자녀, 형, 동생, 친구 같은 아이다. 이 책은 부모들에게 아이들은 어떻게 보살피고 가르쳐야 하는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어린 시절에 누려야 할 기본적이고 소중한 것들과 무엇이 내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지, 그렇게 자란 아이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되는지를 주인공 아이의 모습에서 반추해 보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 이 책에는 더 많이 아는 데 관심 갖기보다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힘을 사랑하기보다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자녀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길 바라는 모든 부모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아이는 배보다 큰 눈을 가졌고, 엉덩이에는 불을 달았고, 발에는 바람을 달았고, 아주 긴 다리에(온 세상을 그 사이에 둘 수 있을 만큼) 아이의 모습을 묘사한 글이나 그림 모두 참 이상합니다. 이것은 활발하고, 분주하며, 때로는 정신 사나우며, 때로는 궁금한 건 조금도 참지 못하고 직접 알아내야 하는 아이의 성격과 기질을 말합니다. 학교에서나 집에서의 우리 어린이들 모습과 무척 닮지 않았나요?
친구들은 이 자그마한 장난꾸러기가 어쩜 그렇게 듬직하고 못하는 게 없는지 정말 궁금했어요.…… 여자 친구들은 장난꾸러기가 하는 짓이 너무 재밌어 웃다가 보면 남몰래 뽀뽀할 시간도 없었어요. 조금은 얄밉고, 샘이 날 정도로 아이는 ‘잘난 녀석’입니다. 공부도 잘 하고, 잘 놀고, 함께 놀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줄을 설 정도이며, 여자아이들에게는 인기 최고이고, 집에서는 사랑둥이입니다.
만화를 읽을 시간도 많이 있고, 딱지놀이를 할 시간도 많이 있고, 동화책 주인공이 될 시간도 많이 있었지요. 장난꾸러기에게 이렇게 시간은 많이, 많이, 많이, 있었어요. 게다가 아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로 너무 바쁘지요. 오죽하면 이런 표현을 했겠어요. 정말 얄미울 정도로 부러운 어린이이지요?
어느 날 엄마 아빠가 서로 다른 쪽으로 떠나가야 했을 때, ‘이쪽저쪽 이론’을 지어냈어요. “모든 것에는 각자 자기의 쪽이 있다. 나는 나의 쪽이 있고, 나는 다른 쪽과 함께 살 수 있다. 다른 쪽은 한때 나의 쪽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아이에게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힘든 일도 일어납니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힘든 사건인 부모님의 이혼입니다. 하지만 사랑을 듬뿍 받은 장난꾸러기라서 아이다운 그러나 기발한 생각으로 마음의 아픔을 이겨냅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흘렀어요. 가족과 친구, 이웃…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아이는 남을 배려하는 대견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친구들은 장난꾸러기가 있어야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왜냐하면 모두들 골을 넣고 싶어 했지 골키퍼는 하고 싶어 하지 않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장난꾸러기가 “골키퍼 내가 할게.” 하면 경기가 시작되었어요.
동네 최고의 골키퍼 아이가 공을 잘 잡는 동안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갔어요. 시간이 흐른 만큼 아이는 좋은 어른이 되었지요.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