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유방암 선고를 받은 주부가 아홉 살과 일곱 살 난 두 아들에게 부모로서 평생 가르쳐야 할 것들을 남겨놓고 떠난 가슴 뭉클한 그림책!! 만약 어떤 이유로 해서 당신이 1년밖에 살 수 없다는 선고를 받는다면, 당신은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하겠는가. 이 세상에, 혹은 누구에게 어떤 유언을 남기고 어떤 모습으로 삶을 마감하겠는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다 한참 앞가림을 해주어야 할 아이들까지 딸린 엄마의 입장이라면 어떠할까. 실로 가슴 먹먹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미래사에서 나온 그림책은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유방암에 걸려, 아홉 살과 일곱 살짜리 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야 했던 야나기사와 에미 씨의 유작<주머니 속의 선물>이다. 야나기사와 씨는 간호사로 일하며 의사인 남편과 두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유방암 선고가 내려졌고, 그녀에게 주어진 생은 고작 1년 남짓이었다. 그날부터 야나기사와 씨는 두 아이들에게 어떤 형태로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엄마로서의 사명감을 다하는 길일까, 세상에 자신이 살다간 흔적을 어떻게 남길까 고민했다. 고민 끝에 내놓은 답이 화가 친구와 함께 그림책을 만드는 일이었다. 야나기사와 씨는 이 그림책에 자신의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 주고 싶은 것들과 아이들에 대한 부모로서의 희망과 기대를 담아 완성시킨 후 비로소 먼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책의 내용 이 그림책은 특이한 풍습을 지닌 숲 속 토끼 마을 이야기이다. 이 토끼 마을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주머니가 달린 조끼를 입고 있다. 왜냐하면 이 마을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가 아이에게 조끼를 만들어 입히고, 생일 때마다 새 주머니를 만들어 선물을 넣어 준다. 아이가 한 살이 되면 칫솔을 선물하여, 평생 써야 할 이에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소중히 다루어야 하며, 음식을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두 살 때는 새하얀 수건을 선물하여 청결을 가르쳐 준다. 다섯 살 때는 호기심이 샘솟으므로 곤충과 식물을 잘 관찰할 수 있는 돋보기를 선물한다. 여덟 살 때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려 주기 위해 자명종을 선물한다. 아홉 살 때는 돈의 소중함을 알려 주기 위해 금빛 지퍼가 달린 지갑을 선물한다. 열여섯 살 때는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사귀라며 파랑 실크 손수건을 선물한다. 열여덟 살이 되면 머리띠를 선물하여 일곱 개의 돌산을 넘게 한다. 용기, 흥미, 인내, 예의, 신념, 신앙, 사랑이라는 이름의 돌산으로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임을 스스로 깨우치게 한다. 열아홉 살이 되면 마지막 선물로 배낭을 선물한다. 그 배낭 속에 자신이 경험한 소중한 것들을 찾아 넣고,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라는 가르침이 들어 있다. 엄마와 아빠 토끼는 이렇게 해마다 꼭 필요한 선물을 주머니 속에 넣어 주고, 그 조끼의 주머니가 늘어날수록 아기 토끼는 점점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
엄마의 가장 깊은 내면에서 울려나온 사랑의 메시지 이 책은 아이를 둔 엄마가 죽음이라는 한계상황에 직면하여, 자신의 마음속 가장 간절한 이야기를 그림책이라는 형태를 빌려 아이들에게 남긴 선물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가르쳤던 이야기와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가르쳐 주어야 할 것들,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희망, 사랑을 간결한 그림과 버무려 표현해 내었다. 그 담백한 그림 선들은 오히려 화려하게 채색된 그림들보다 한 번 더 저자의 깊은 마음을 헤아려 보게 한다. 야나기사와 씨의 이야기는 일본에서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으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본문 중에서 토끼 숲에는 돌산이 일곱 개 있었습니다. 열여덟 살이 된 토끼들은 이 돌산을 자신의 힘으로 올라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립니다. 1. 용기의 돌산 : 실패를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있는가? 2. 흥미의 돌산 :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이 있는가? 3. 인내의 돌산 : 힘든 일도 참고 견딜 수 있는가? 4. 예의의 돌산 : 인사는 잘하는가? 예절은 바른가? 5. 신념의 돌산 : 스스로 결정한 일을 달성할 수 있는가? 6. 신앙의 돌산 : 하나님을 믿는 마음이 있는가? 어떻게 살 것인지를 생각해 보았는가? 7. 사랑의 돌산 : 자신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가? 작은 꼬마 토끼도 완전히 어른이 되었습니다. 생일날에 받을 만한 선물도 점점 없어졌습니다. 엄마는 열아홉 번째 생일날 큰 배낭을 선물로 주면서 말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엄마가 네게 소중한 것들을 선물로 주었지만 앞으로는 네가 스스로 찾아서 이 배낭에 넣으려무나. 소중한 것들을 많이 찾을수록 훌륭한 어른이 될 거야. 그리고 너와 비슷한 배낭을 지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모험을 해 보거라. 함께 울고, 위로해 주며, 격려해 주면서 힘든 고비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평생의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거야.”
남편의 후기 중에서 1997년 4월, 아내에게 남겨진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한정된 시간을 잘 사용하기 위해 아내와 상의를 했습니다. 가족 여행도 가야 하고,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았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고 끝내지 못한 일들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아내의 인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가능한 한 아이들에게 엄마의 책임을 다하고 싶다는 것이 우리 부부의 큰 과제였습니다. 이 두 가지 희망을 이루기 위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