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어린이 그림책은 성인을 위한 시각예술에서처럼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도입하여 어린이들에게 지적 자극을 주고 상상력의 확장을 경험하게 해주는 책들이 특히 유럽에서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독창적, 실험적이고 유머러스한 내용과 편집 디자인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고전 그림책이 주지 못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콜랭의 멋진 신세계>에서 주인공들은 현재 페이지를 뚫고 다음 페이지로 건너가고, 이야기 주인공과 이야기의 작가가 만납니다. 또한 이야기 주인공들이 이야기 밖으로 안경을 찾으러 나가 그림책의 밑그림 속으로 들어갔다 옵니다. 그렇게 하여 그림책의 공간은 2차원 표현의 한계를 넘어 역동적이고 연극적인 공간으로 바뀌게 됩니다. 눈이 나쁜 달팽이가 작가의 안경을 찾으러 떠난다는 유머러스한 발상, 각 상황에 따라 다채롭게 사용된 타이포를 통한 음성의 성공적인 시각화, 기발한 결말 등은 독자들에게 오래간만에 그림책 보기의 즐거움을 충분히 선사할 것입니다. <콜랭의 멋진 신세계>는 오늘날과 같이 현실과 상상이 다층적으로 뒤섞여 표현되는 미디어 시대에 시도될 수 있는 새로운 그림책의 모범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달팽이 콜랭과 도마뱀 아나톨은 어느 날 작가가 떨어뜨린 안경 너머로 멋진 신세계를 보게 됩니다. 작가가 다시 가져가버린 안경을 찾으러 눈이 나쁜 콜랭은 친구 아나톨과 함께 작가의 창작세계인 밑그림으로 들어갑니다. 혼돈스러운 밑그림 속에서 여정을 마치고 나온 콜랭은 나름대로 훌륭한 안경을 찾게 됩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