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자기들만 아는 나라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혼자 곰곰이 생각에 잠길 때 자기들만이 아는 '상상의 나라'로 훌쩍 떠난다. 거기에서 자기만의 왕국을 세우고 왕이 되고, 공주가 되고, 거인이 되고, 도적과 친구가 되고, 순식간에 무시무시한 괴물로 변신하기도 한다. 어른들은 현실에 발목이 잡혀 또 다른 세계를 꿈꿀 엄두조차 못 내지만 아이들은 거리낌이 없다. 아이들이 가진 '상상력의 날개'는 한없이 가볍고 투명해서 현실을 박차고 순식간에 딴 세상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그 세상을 거뜬히 떠메고 와 현실의 한복판에 싱싱하게 부려 놓는다. 신인작가 강무지의 첫 창작동화집인 『꼭지야 꼭지야』는 따분하기 이를 데 없는 이 현실 속에 자기들만이 아는 신나고 재미있는 '상상의 나라'를 옮겨 놓으려는 아이들의 '유쾌한 반란'을 담아 놓은 책이다.
강무지 창작동화 [꼭지야 꼭지야]는 작가 자신이 두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생생한 체험담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엄마를 닮아 눈이 크고, 고집이 세고, 잘 웃기도 하고, 고함도 잘 지르는 여자 아이 '꼭지'와 이제 막 엉금엄금 기어다니는 아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연작 동화이다. 유치원생인 꼭지는 엄마가 밥 먹으라고 소리쳐 불러도, 숙제를 했느냐고 다그쳐도 끄덕 안 할 만한 아이이다. 꼭지가 갓난쟁이 동생에게 치여 때때로 엄마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어도, 징징거리거나 떼를 쓰지 않는 이유는 바로 꼭지 스스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낼 줄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상상으로 만든 세계를 맘껏 누리면서 꼭지는 혼자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입가에는 방긋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강무지 창작동화[꼭지야 꼭지야]는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어른들이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일깨워 주는 동화이다. 대개의 어른들이 현실에 꽁꽁 묶여 오도가도 못 하지만, 꼭지와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꼭지 엄마'는 꼭지가 펼치는 상상의 세계에 기꺼이 동참한다. 엄마는, 잠자리에서 자꾸 귀찮게 달겨드는 모기를 잡으려고 킥보드를 타고 쫓아가기도 하고, 낚싯대로 장대높이뛰기를 하여 넓은 강을 한달음에 훌쩍 건너기도 하는 상상의 날개를 꼭지와 함께 맘껏 펼친다(「모기를 잡은 엄마」). 엄마 또한 꼭지가 펼치는 상상의 세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꼭지 스스로 훌쩍 커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