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소풍을 떠나 본 적 있습니까? 그것도 도깨비나 괴물이 산다는 곳으로 말이에요. <으름 고개의 비밀>은 세 친구들의 흥미진진한 모험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모험 속에는 따뜻한 우정이 있습니다. 특히 약초 아저씨와 세 친구 사이의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이 돋보입니다.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친구들은 놀림감이 될 수 있는 뚱뚱보, 오줌싸개지만,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불의를 보면 용감하게 나서서 친구를 도울 줄 안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신나는 모험과 잔잔한 우정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도 친구와 함께라면 언제라도 즐거울 거라는 걸 말입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했던 크고 작은 비밀 이야기는 훗날의 멋진 추억거리로 남을 거라는 것도요. 이 책에서 글작가는 핵가족화로 소외되었던 할머니의 존재를 부각시키면서, 할머니에 대한 손자의 사랑과 할머니의 애틋한 정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그림 작가의 사실감 넘치는 그림과 의도적인 거친 펜선은 으름 고개의 모험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선호는 학교 앞 토끼 장수 우리에서 도망쳐 나온 토끼 한 마리를 집에 몰래 데려옵니다. 하지만 엄마에게 들키고 말죠. 선호가 토끼를 데려온 이유는 시골에 계신 할머니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홀로 시골에 계신 할머니의 쓸쓸함을 달래 주고 싶었답니다. 결국 토끼 장수에게 값을 지불하고, 토끼를 데리고 할머니 집으로 향합니다. 할머니 집에 놀러간 선호의 시골 생활은 첫날부터 엉망입니다. 잠을 자다 그만 오줌을 싸고 말았거든요. 할머니가 머리에 얹어 준 키를 쓰고 건넛집에 소금 얻으러 가죠. 그런데 선호는 옹안 할머니한테 지팡이 세례만 받습니다. 더구나 선호가 좋아하는 인실이 앞에서 말입니다. 마음 착한 인실이는 선호를 '오줌싸개'라고 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따뜻하게 감싸안습니다. 선호와 인실이 사이를 샘내던 봉수도 선호네 도망친 토끼를 찾아주면서 친해집니다. 세 친구의 시골 생활은 즐겁기만 합니다. 평소에 인적이 드문 으름 고개에 대해 동네 사람들은 도깨비가 나온다고 합니다. 호기심이 많은 선호는 봉수, 인실이와 함께 으름 고개로 소풍을 갑니다.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고개를 찾은 세 아이는 발을 헛디뎌 정신을 잃고 맙니다. 약초 아저씨에 의해 구출된 세 아이는 으름 고개의 도깨비가 바로 약초 아저씨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 친구와 약초 아저씨는 약속을 합니다. 으름 고개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것을요. 약초 아저씨는 이곳이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면 귀한 약초가 없어지고, 자연이 훼손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선호, 봉수와 인실이는 무사히 할머니와 부모님 품으로 돌아옵니다. 세 친구는 으름 고개의 비밀을 간직한 채로 말입니다.
이 글에 나오는 선호와 인실이, 봉수와 약초 아저씨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친구들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했던 크고 작은 비밀 이야기는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되어 기쁨과 용기를 준답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