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 히라이데 마모루의 그림책. 만화처럼 셀은 나눈 독특한 구성으로 익살스럽게 그린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과 마법사, 서커스, 똥 같은 소재들을 전통적인 이야기 방식에 자연스럽게 조합하여 흥미를 돋운다. 로빈 훗이나 홍길동의 그것처럼 활빈공동체의 의미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그냥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라는 것이 더 옳겠다.
배경은 중세의 어느 곳처럼 보이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아무튼 왕이 있고 백성이 있는 어떤 나라. 온 나라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공룡마법사 타로타로친이 한 마을에 들어선다. 공룡마법사, 라는 이름은 타로타로친이 공룡들을 아주 잘 부르는 데다가 흥미진진한 묘기까지 펼치기 때문. 욕심 많을 왕은 자기를 빼놓고 백성들만 들겁게 해주는 타로타로치에게 심술이 나서, 그를 왕궁으로 불러들여 자신말을 위한 쇼를 벌인다. 타로타로친은 왕이 공룡들의 묘기에 넋이 나간 틈을 타 왕궁의 보물을 모두 훔치고(큰 공룡에게 먹여서), 그것을 백성들에게 돌려주고 (공룡에게 똥을 누게 하여)표표히 떠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세 가지:공룡, 마법, 똥 공룡이나 똥, 그리고 머법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붙잡을 수 있는 소재다. 특별하게 이들을 강조하진 않지만 아들은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장면 장면마다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만화적 구성 (공룡마법사 타로타로친)은 보통 그림책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만화적 구성을 하고 있다. 만화 같다는 선입견 때문에 단순하고 가벼워 보일지 모르지만 반대로 그것은 아이들이 훨씬 더 그림책에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작고 오밀조밀하게 그린 사람들과 크고 시원스럽게 그린 공룡의 대비는 그것 자체로 보는 즐거움을 준다.
단순하게 보이지만 세밀한 묘사 만화식으로 그렸다고 해거 마냥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공룡들을 유심히 보시라. 공룡의 움직임이 달라질 때마다 달라지는 근육의 표현이나 피부의 질감은 어지간한 공이 아니고선 나타내기 힘든 부분들이다.
아주 익숙하지만 그래서 즐겁게 들리는 이야기 줄거리만 보아도 알 수 있지만 새롭거나 파격적인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하지만 늘 그렇게 들어오던, 그렇기 때문에 언제 들어도 즐거운 이야기를 익살맞고 유쾌하게 그린 솜씨는 히라이데 마모루가 그림 뿐 아니라 이야기를 전달하는 능력에도 비범한 솜씨를 보이고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