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진달래가 봄이 왔음을 알려 주더니, 어느새 벚꽃도 지고 라일락이 피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먼 산마다 아카시아로 하얗게 뒤덮이고, 골목골목 집 담벼락마다 넝쿨장미들이 눈이 아리도록 또록또록 피어나겠지요. 한데 예전과 달리 꽃이 피어나는 시기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고, 이상 기온으로 느닷없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들을 보다 보면, 언제까지 우리가 꽃들이 피어나는 걸로 봄이 오고 가는 것을 느낄지 걱정이 됩니다. 봄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지…….게다가 향기 가득한 꽃바람 대신 황사바람은 왜 점점 심해져만 가는지, 어떤 때는 이 눈부신 봄이 황사바람에 묻혀 버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의 작가 박경진은 중국 사막을 여행하고 돌아온 뒤, 오래도록 사막에 대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건 사막의 모습이 아름다웠기 때문이 아닙니다. 마치 지구가 ‘대머리’처럼 되어가고 있는 느낌, 그 두려움과 안타까움이 이 책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푸르렀던 들과 산이 왜, 어떻게 사막으로 변하는지 그 모습을 보여주자, 그래서 왜 우리가 자연 환경을 소중히 생각해야 하는지 느끼게 해 주자……. 작가 박경진의 섬세하고도 두터운 색감은 푸르렀던 들판과 황량한 사막의 모습을 철저하게 대비시키며 사막 그 이전과 이후를 보여 주고, 사막화의 과정을 점진적으로 줌아웃(zoom-out)시키는 화면 전개는 지구 사막화의 원인과 심각함을 천천히 밀도있게 보여 줍니다. 그리고 그 화면의 여백 속에서 ‘푸른 들판과 울창한 숲과 맑은 시냇물’의 잔상을 오롯이 되새기게끔 해 줍니다. 또한 그 잔상은 다시 푸르름으로 가득할 지구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연출한 마지막 그림에 가서 완성이 됩니다. 모든 자연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지구를 꿈꾸는 사막의 희망, 우리 모두의 바람이 아닐는지요. 지구환경문제는 우리 인간의 최대의 시련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지구의 사막화’는 인류 역사 이래 최대의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데 지구 사막화는 왜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아마도 자연적인 요인과 인위적인 요인 두 가지가 있겠지요. 한데 국제 환경연합회의(UNEP : United Nation Environment Programs)의 사막방지 회의에서 45개 지역의 사막화현상을 조사한 결과, 이상 기후나 기상 조건의 변화로 인한 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사막화가 된 경우는 13%에 불과하고 나머지 87%는 인류의 인위적인 영향에 의해 사막화가 이루어졌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사막화는 ‘부적절한 인간 활동에 기인한 토지의 황폐화 현상’이라는 것이지요. 온난한 기후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겐 ‘사막’하면 아프리카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아시아의 사막화는 아프리카보다 더 심각하다고 합니다. 숲이 사라지면 물도 사라지고, 물이 사라지면 이 세상 모든 생명체는 사라집니다. 이제 사막화의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문제라는 것,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아이와 함께 차분히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