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TV 드라마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영원한 감동의 명작 <돌아온 래시>를 멋진 그림책으로 다시 만난다!!! 지난 2003년 8월 매스컴에서는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신기하고도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전했다. 전남 순천에 사는 대학교수가 4년 동안 한 식구처럼 정성 들여 기르던 개 한 마리가 실종된 지 무려 1년 9개월 만에 전국을 헤매다 스스로 옛 주인의 집을 찾아 온 것이다. ?보리?라는 이름의 이 개는 우리에게 ?래시?라는 이름으로 더욱 친숙한 러프 콜리 종이다. 본래 영국산 순종 콜리는 정이 깊고 두뇌가 우수하며, 특히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깊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초반 전화기 CF의 주인공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콜리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사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 아직 TV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래시는 외화 시리즈의 주인공으로서 어린이들은 물론 온 가족을 TV 앞으로 끌어 모았다. 주인에 대한 한결같은 충성심과 애정, 민첩한 몸놀림, 명석한 두뇌 등 래시는 "웬만한 사람보다 낫다" 싶을 정도로 많은 재주를 갖춘 개였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래시 시리즈는 계속해서 리메이크되어 1943년부터 1994년까지 6대에 걸쳐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 주었다. 이처럼 TV와 영화를 통해 더욱 널리 알려진 <돌아온 래시>는 사실 1938년 에릭 나이트의 성인용 단편 소설이 그 원작이다. 실직한 주인의 경제 형편상 부유한 러들링 공작에게 팔려간 래시는 영국의 북쪽 끝 스코틀랜드에서부터 1,600킬로미터를 걸어서 옛 주인을 찾아 집으로 돌아온다. 어린 주인이었던 조와의 애틋한 우정과 사랑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중에 극심한 피로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잔인한 인간들과 사나운 맹수들의 예기치 않은 습격을 받기도 하지만 마침내 조와 눈물 겨운 재회를 하게 된다. 이 같은 래시의 총명함과 용기는 고집쟁이 러들링 공작마저 감동시켜, 조와 그의 가족은 공작의 저택에서 래시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된다. 동화작가 로즈메리 웰즈는 에릭 나이트의 원작을 어린이 독자들이 보다 읽기 쉽도록 개작했고, 여기에 삽화가 수잔 제퍼즈가 수채물감과 연필을 사용한 세밀한 그림을 통해 그 감동을 더욱 배가 시켰다. 시원스럽게 배치된 그림 한 컷 한 컷에서 주인공 래시와 조가 즐겁게 뛰어놀 때는 두 영혼의 투명함과 순수함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래시가 황량한 들판을 지나고 시퍼런 강물을 헤엄쳐 조의 집까지 고된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그림 전체에 래시의 절망감과 쓸쓸함이 녹아 들어 있는 듯하다. 이렇듯 아름다운 글과 그림은 미국에서 공식적인 가치를 인정 받아 페이런츠 초이스 어워드(Parents Choice Award)의 그림책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 상을 주관하는 페어런츠 초이스 재단은 미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비영리 단체로, 학부모와 교사, 예술가, 사서 및 어린이들이 선정 위원이 된다. 이 위원회의 엄중한 심사를 거쳐 어린이들의 육체적, 도덕적, 정신적 성장 발달에 기여했다고 평가 받은 매체들은 예외 없이 전 세계 학부모들로부터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 <돌아온 래시>가 주목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주인공 래시와 조가 처했던 상황이 요즘 우리 현실과 그다지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직한 아버지와 끼니를 걱정할 만큼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어린 조는 사랑하는 래시를 떠나보내며 가슴이 찢어질 듯하지만,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애써 래시를 잊으려 한다. 조는 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가 그렇게 큰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래시 역시 주인의 경제 상황에 따라 응석부리기 좋아하는 애완견에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 자연 속에서 닥치는 대로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는 야생 동물로 변해 간다. 그러나 끝내 변하지 않는 것은 조와 래시의 서로를 향한 애틋한 사랑과 우정이다. 이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주변의 모든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마침내 행복을 되찾는 결정적인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품격이 느껴질 만큼 아름다운 삽화들이다.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그림책 상인 칼데콧 상 수상에 빛나는 수잔 제퍼즈는 조와 래시의 순수하고 씩씩한 모습은 물론 아름다운 영국의 자연 풍광과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재현해 냈다. 특히 큼직큼직하고 시원스럽게 삽화를 배치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작품 속 상황에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 애완 동물 키우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즈음, 많은 독자들이 영원한 고전 명작 <돌아온 래시>를 통해 인간과 동물이 나눌 수 있는 따뜻한 교감의 세계를 체험해 보기 바란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