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문원에서 그림과 글을 조화롭게 이해하는 저학년 어린이를 위해 환상동화 두 편을 묶어서 출간합니다. 두 이야기 모두 어린 아이가 공원이라는 공간에서 이상한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고 신기한 물건을 갖게 되면서 생기는 일을 담고 있습니다. 동화 중에도 특히 아이들의 세계와 맞닿아 있는 것이 판타지 동화입니다. <해리 포터>시리즈가 어린이들에게 각광을 받았던 이유도 바로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마법의 세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세상 구석구석에는 아이들 하나하나를 위한, 상상의 세계로 통하는 문들이 숨어 있답니다. 마술에 걸린 공원에 오면, 그 문을 찾게 될 거예요.
■ 무엇이든 그리는 대로 현실이 되는 마녀의 선물 - <마법의 분필> 엄마는 매일 비올레트를 데리고 공원에 갑니다. 그러나 비올레트는 바보 같은 아이들과 눈이 슬픈 당나귀, 꺾지도 못하는 꽃밖에 없는 공원을 싫어합니다. 때문에 항상 땅을 파서 지하도를 만들고 도망가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합니다. 어느 날 아주아주 작고 늙은 할머니가 비올레트에게 이상한 말 한 마디를 던지더니 분필을 떨어뜨리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분필로 그린 그림들은 전부 그림이 아니라 실제로 나타납니다. 비올레트는 먹고 싶던 것, 갖고 싶던 것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던 대로의 친구 ‘코랄리’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계속 닳아진 분필은 사라지려 하고, 이제 두 아이는 마지막으로 뭔가 중요한 것을 그려야 합니다. 그들은 무엇을 선택했을까요?
■ 모자에 담긴 꿈과 비밀들이 사람들을 춤추게 한답니다 - <춤추는 모자> 토마는 공원 벤치 위에 있는 낡은 모자를 줍습니다. 그러다가 잃어버린 모자를 찾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났지만, 모자를 감추고 돌려주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는 밤이 되면 옷걸이에 걸린 모자의 그림자가 슬쩍 빠져 나와 벽으로 미끄러져 나간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들 머리 위로 모자가 지나가면 모두 춤을 추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리운 향기가 나는 긴 머리의 소녀도 나타난다고요. 토마는 이 말을 믿을 수가 없지만,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정말일까요? 그 날 저녁, 토마는 그 모자를 애지중지하는 곰인형 키카의 머리에 씌워 놓고 지켜봅니다.
▶ 네가 진정 원하는 게 도대체 뭐야 꿈이란 게, 마법이란 게 한정 없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여전히 꿈이고 마법일까요? 아닙니다. 진정한 마법은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가진 사람을 성장하게 해줍니다. 마술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마술을 부리기에 합당한 자격을 갖게 하는 것이지요. 마법의 분필이 영원히 닳지 않는 분필이었다면, 비올레트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치즈 땅콩 샌드위치와 다람쥐와 새끼고양이들을 만들어 내며 신나게 지낼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정작 마녀 할머니가 자기에게 건넨 말은 기억났겠어요? “자유롭게 도망치려고 굴을 파고 있다니, 너는 참 운이 좋구나!” 사실은 그런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할머니가 비올레트에게 분필을 주었을지도 모르는데. 악몽과 병치레를 겪지 않았다면, 토마도 할아버지의 마법은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 모자를 욕심냈겠지요. 그 모자는 비밀들을 담아 꼭꼭 숨겨놓기 위한 모자가 아니라, 밤이면 온 누리를 날아다니며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모자라는 것을요. “내 모자를 찾지 못하면, 그 모자가 없으면, 이제 그 소녀도, 다른 춤추는 사람들도 더 이상 날 보러 오지 않을 거야.” 라는 할아버지의 말도, 토마는 모자 속 주머니에 자신의 비밀을 꼭꼭 눌러 담듯 마음 속 한구석에 밀어 넣어 두고 잊어버렸을지 몰라요.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을 위한 마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타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무언가를 정말로,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 거라고 말이에요.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