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서적 전문출판 서광사에서 철학을 자연의 모든 생명체와 접목시켜 새로운 관점으로 서술한 [작은 가이아]가 출간되었다. 제목이 다소 생소한 느낌을 주지만, 저자는 생명체 상징의 의미로 쓰여지는 그리스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제목으로 썼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생명의 논리에서는 여럿이 하나가 되고 하나가 여럿으로 되는 생명의 논리를 다룬다. 특히 불교의 화엄사상에서의 '공'과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에서의 '창조'가 이 '하나의 여럿, 여럿의 하나'(一卽多 多卽一)에 대한 근본적 통찰에서 나온 결론임을 밝혀 보고자 했다.
2부 질서의 기원에서는 '여럿의 하나, 하나의 여럿'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자 하는데 추상적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하기 위해서 실생활에 매우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컴퓨터를 예로 들어 질서와 무질서, 복잡성의 질서를 설명하고 있다.
3부 공진화에서는 여럿이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생명의 진화라는 구체적 과정 속에서 살펴보았다. 3.1에서는 여럿의 길항 대립이 하나로 통합되어 가는 과정을 화이트헤드의 '합생'의 개념, 악셀로드의 '죄수의 딜레마'와 '협동의 진화'라는 개념을 가져와 풀이하고 있다. 용어로 봐서는 3부가 까다로운 내용일 것 같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 〈슈렉〉과 〈쥬라기 공원〉, 신대륙 발견 등 다양한 예와 흥미로운 소재로 각 장이 구성되어 있어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고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4부 살림의 윤리에서는 생명의 논리를 살림의 윤리로 확대해 보고자 한 시도이다. 현대과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전공학을 소재로 하여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를 자연 생태계와 연관하여 '죽임'의 논리로 설명함으로써 현대과학이 안고 있는 부작용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모듬살이 총체를 철학과 과학을 접목시켜 인문학이 자연과학과는 다소 동떨어졌다는 고정관념을 깨어 줌으로써, 삶·학문·과학이 별개가 아닌 실생활에 하나의 연결고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여 과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을 자연스럽게 던짐으로써 현재 우리의 주변환경과 삶을 동시에 돌아보게 한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