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쿡, 하얀 거탑, 아베 히로시를 잇는 의학 미스터리에 초대형 신인 등장 미스터리, 어둡고 무겁다는 편견을 버려라 독특한 캐릭터가 선사하는 웃음이 가득, 메디컬 엔터테인먼트의 걸작
2006년에 발표된 제4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인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은 깔끔하고 세련된 필력과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탄탄한 스토리 구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대담한 유머 등으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순위를 장악한 작품이다. 저자가 현역 의사이기에 표현 가능한 의료 현장의 리얼리티가 문장 곳곳에 살아 있고,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콤비 플레이는 독자들의 가슴속에 그 매력의 잔상을 오랫동안 새겨놓는다. 실제로 이 작품 출간한 후 저자에게는 독자와 출판사로부터 이 책의 주인공들을 등장시킨 후속작을 써달라는 요청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저자는 다구치와 시라토리를 주인공으로 한 후속작 <나이팅게일의 침묵>과 <나전미궁>을 2006년 연말에 잇달아 발표, 두 권 모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독자들이 이토록 다구치와 시라토리라는 캐릭터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최종심사위원 중 칼럼니스트인 가야마 후미로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보고, 미스터리 소설계에 이라부를 능가하는 못 말리는 캐릭터가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라부’는 <공중그네>에 등장하는 환자보다 더 환자 같은 엽기 의사이다. 엉뚱하고 황당하긴 하지만, 그 뻔뻔함에 중독된 환자들은 약도 주사도 필요 없이 병을 잊게 된다. 다구치와 시라토리를 이라부와 비교한 것은 두 캐릭터 모두 엉뚱함과 뻔뻔함에 있어서는 그 이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라부는 그의 엉뚱함으로 환자들을 치료하지만, 다구치와 시라토리는 미스터리 소설의 주인공답게 엉뚱함과 뻔뻔함을 무기로 희대의 살인범을 체포하여, 계속되는 살인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게다가 두 캐릭터의 독설에 가까운 유머러스한 대사와 돌발 행동은 자칫 심각하게 흐르기 십상인 미스터리의 스토리 구성을 유쾌하게 이끌고, 가끔은 배꼽 잡고 웃느라 추리의 맥이 끊어질 만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러한 점들은 모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상의 취지와도 맞아떨어진다 할 수 있다. 미스터리계의 신인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이 상은, ‘엔터테인먼트를 제일의 목적으로 한 넓은 의미의 미스터리’를 그 후보로 선정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장르라 하면, 호러적 성격이 강하거나 사회파 추리라든가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등의 무거운 주제가 언뜻 떠올릴 것이다. 물론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도 그런 식의 해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흑과 백, 선과 악이 혼재된 홀로그램 같은 세상이 탄생시킨 사이코패스가 저지르는 살인 사건. 붕괴되어 가는 의료계의 현실과 의료계 내부적 갈등, 권력 투쟁에 의한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그 부조리 속에 묻히고 마는 가해자의 광기 등등. 그러나 저자 가이도 다케루가 ‘저자의 말’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폼 잡고 진지하게 읽기보다는 철저하게 재미 위주로 깔깔거리며 읽다 보면, 어느새 저절로 깨닫게 되는 그 무엇이 아닐까 싶다. 한편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은 주간문춘이 선정한 <2006년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10>에서 3위를 차지하며, 2006년 최고의 신인작가 탄생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1위 미야베 미유키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한 가이도 다케루, 그 뒤를 잇는 4위는 미스터리계의 대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일본 미스터리계의 쟁쟁한 작가들을 제친 신인작가 가이도 다케루의 데뷔작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이 우리말판으로 소개되는 지금, 벌써부터 그 후속작이 궁금해지는 건 괜한 기대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만화적 캐릭터의 재미와 일본 대학병원의 실상을 파헤쳐보는 재미, 쉽게 접하지 못했던 수술 현장을 둘러보는 재미 등을 우리에게 선사한 저자만의 독특하고 감각적인 유머가 후속작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무엇보다도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