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 영이, 분이, 철이, 강원도 아이들, 강원도 양양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쓰는 말, 강원도 양양 말이 사금파리처럼 내 가슴에 와서 박힌다. 조워, 마숨, 그랬너, 어쨌너...... 양양 산골 아무데나 들어가서 그런 말을 쓰는 아이들과 할머니한테 하염없이 말을 붙여 보고 싶다. 바쁜 사람 붙들구 왜서 이리너? 하면, 조워서, 하면서. 강원도의 맛과 냄새, 강원도의 성정과 풍경 그리고 그런 맛과 냄새와 성정과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오리지널 강원도 사람이 그렇게나 아름다워서 나는 지금 가슴이 이렇게나 아프다. 그러니 순이야, 어서 내게 와서 말을 붙여주렴. 왜 우너? 우지 마러. 그러면 나는 또 배시시 웃으며 그럴 것이다. 순이 네가 너무 조워서. 아, 어린 순이가 좋고, 어른 순이 이경자가 차암, 좋다! _공선옥(소설가)
소설 [순이]는 우리를 1950년대쯤의 어느 날, 강원도 양양 읍내로 데려간다. 가난과 설움 속에서도 또랑한 꿈을 키우는 해맑은 소녀 순이와 투박하고 정겨운 사투리를 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가 오늘날 당연한 듯이 누리고 있는 모든 혜택이 실은 얼마나 최근에야 일어난 일인지를 새삼 깨닫고 깜짝 놀라게 된다. 그리고 미안함과도 같은 그리움이 봇물처럼 밀려온다. 내가 살지도 않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참 이상한 경험이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느껴 보았을 것이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내가 살지도 않았던 시절, 내가 속하지도 않았던 사회에 대해 추억과 그리움을 간직하게 되는 경험 말이다. [순이]를 읽고, 나는 떡과 할머니가 그리워서 한참동안 눈앞이 아물거릴 지경이었다. _심윤경(소설가)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