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소재, 독특한 캐릭터, 매혹적인 작풍이 돋보이는 제135회 나오키상 수상작! 모리 에토의 나오키상 수상작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가 수록된 소설집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는 아동 문학가였던 모리 에토가 성인을 대상으로 출간한 세 번째 소설이다. 이 책은 심술 맞은 파티시에를 위해 그릇을 찾으러 간 비서, 버려진 개를 보호하는 자원봉사자 주부, 학점을 따기 위해 전설의 리포트 대필자를 찾아 나선 고학생, 불상의 관능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당한 불상 복원가 등, 평범한 듯하지만 개성 있는 사람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작가는 작고 평범한 이야기 속에 섬세한 듯 강한 목소리로, 또 관조적이면서 따뜻한 유머로 삶에 대한 철학을 녹여낸다.
모리 에토는 일본 아동·청소년 문학계의 대표 작가로, 학교 도서관에 ‘모리 에토’ 코너가 따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때문에 이 작가의 성인물 데뷔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기대를 모았다. 그 관심에 보답하듯, 첫 번째 작품 『영원의 출구』를 제1회 서점 대상 4위에 올려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고, 두 번째 작품인 『언젠가 파라솔 아래에서』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마침내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로 제135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을 비롯,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는 유엔 난민사업에 종사하는 리카가 전남편인 에드의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단편이다. 작가는 유엔의 난민구제라는 어려운 테마에 도전하면서도, ‘구제’라는 소재를 안일하게 다루지 않는 깊이와 치밀함 보인다. 또한 두 주인공의 캐릭터와 이혼한 전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라는 설정은 상당히 인상적인데, 특히 전남편 에드의 죽음과 대면하는 리카의 감정에 대한 섬세한 심리묘사는 진부한 사랑 이야기가 갖는 통속성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한다.
이 한 권의 묵직한 책 안의 여섯 가지 이야기들은 독립적으로 기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무겁고 진지한 것부터 가볍고 유쾌한 소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의 기분 좋은 감동을 맛깔스럽게 버무린 작가의 능력이 돋보인다. 그야말로 ‘모리 에토의 재능을 보여주는 견본 시장’이라는 평에 걸맞은 작품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