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화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이상한 특집 프로 갑자기 찾아간 외가 촬영장이 된 나루터 매월리의 아침 물려받은 나룻배 귀에 익은 떼꾼 소리 나루터를 못 떠나는 사연 강물 속에 집을 지은 할아버지 포탄으로 만든 종 나루터에 놓인 시멘트 다리 새 나루터로 이사를 홍수에 떠내려간 배 동강의 새 명물 텔레비전 속에 내 얼굴이 나올까
이 동화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 진짜 [아리랑] 맛보기
참으로 오랜만에 장편동화집 [강물 속에 집을 지은 할아버지]를 내놓는다. 우리 민족 치고 [아리랑] 노래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세계 사람들이 한국을 연상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노래가 [아리랑]이란다. [아리랑]은 이처럼 널리 퍼져 있다. [아리랑]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우리 문화와 의식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 나는 국민적 주제이자 소재인 [아리랑]에 일찍이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러고는 이내 빠져 버렸다. 가장 많이 알려진 [서울아리랑]과 지역을 대표하는 3대 [아리랑]-[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에 마음을 모아 깊이 매달렸다. 그 결과 3대 [아리랑] 속에 녹아 흐르는 소재와 주제로 작품을 썼다. 더 나아가서 고된 삶의 고개를 어렵사리 넘은 다른 지역 사람들의 애환이 깃든 또 다른 [아리랑]도 쓰기로 했다. 그리고 해외에 나가 고생하며 뿌리를 내리기까지 피눈물 나고 험난하기만 했던 해외 동포들의 이민 과정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 해외 동포들을 주인공으로 한 [아리랑]도 쓰기로 했다. 나는 유독 여행하기를 좋아해 강원도 동강을 자주 찾아갔다. 그곳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명감처럼. 이번에 내놓는 [강물 속에 집을 지은 할아버지]는 동강에서 나루터를 옮겨 가며 대를 이어 뱃사공 일을 하는 한 가정의 역사적인 이야기다. 그 기가 찬 개인의 역사에는 국가의 역사도 함께 뒤섞여 흐르고 있다. 국가적인 큰 흐름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 개인의 처참한 역사가 뒤엉켜 함께 동강 줄기처럼 흘러간다. 그렇게 한국의 험난한 역사의 흔적과 나루터 뱃사공의 고된 삶이 범벅되어 작품의 줄기를 이룬다. 아무리 우리 문화와 역사에 바탕을 둔 작품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그래서 요즘 어린이들이 잘 알지 못하는 나루터와 나룻배만을 등장시키지 않았다. 그러면 정말 재미가 없을 거 같아서다. 현대인들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텔레비전 방송과 연계시켰다. 지루한 과거를 숨긴 채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방송 촬영 현장으로 독자를 끌고 들어가 자기도 모르는 새에 과거의 터널을 지나다 보면 텔레비전 화면 속에 자신이 나오는 구성으로 흥미를 높이려고 애썼다. 나이 든 우리 세대가 죽으면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잘 나오지 않을 거 같은 걱정스런 생각에서 작품을 빚은 것도 사실이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흥미롭게 읽어 진짜 [아리랑]의 맛을 느꼈으면 좋겠다. 참으로! - 2017년 지은이 이동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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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