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신이고 하늘이라는 사실과, 내면의 신성으로 돌아가 존재의 근원인 신과의 하나됨에 이르고자 하는 신비주의를 요가, 영지주의, 연금술, 수피주의 및 여러 신비주의의 대가들을 통해 알아본다.
신비주의의 의미
합리주의와 과학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오늘날, 사람들은 황홀경이나 열락과 같은 초월체험과 초월의식을 특징으로 하는 신비주의를 강하게 거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가나 명상에 대한 수요의 가파른 증가는 신비주의의 특징과 의미를 다시 한번 성찰하게 만든다. 왜 사람들은 신비주의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일종의 현실도피인가? 아니면 세계모순의 근본적 해결책인가? 인간과 신의 하나됨, 즉 신인합일의 체험은 모든 신비주의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요소이다. 이 책의 저자는 뭇 존재와 하나되는 무한한 행복감은, 우리가 ‘나’로 여기고 있는 에고가 완전히 없어졌을 때에만 일어난다고 말한다. 자기초월은 자기상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성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요가, 영지주의, 연금술, 수피주의, 선사상 등을 통해 신비주의의 본질을 설명하고 있다.
신비주의의 기원과 역사
저자는 신과의 하나됨이라는 경이로운 체험의 기원과 역사를 추적한다. 가장 오래된 형태로 알려져 있는 인도의 요가는 기원전 4000년에서 3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요가에 대한 최초의 문헌기록인 『리그베다』, 체계적인 수행방법을 제시하기 시작한 『우파니샤드』와 ‘바가바드기타’,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파탄잘리가 완성한 『요가경』, 최근 우리사회를 석권하고 있는 육체를 중시하고 예찬하는 하타요가에 이르기까지 요가의 중요한 특징과 차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사람들 하나하나가 모두 자신의 본질적인 순수의식으로 돌아가 신과 하나되는 자기각성과 자기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영지주의는 단독성과 차이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차별제도나 위계제도도 용납하지 않았다. 이는 지배적인 제도종교로 변질되어 있던 당시의 기독교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하였다. 저자는 기원전 1세기에 이미 일반인에게 널리 수용되었던 영지주의가 공인된 기독교에 의해서 어떻게 이단으로 박해를 받아왔는지 그 탄압의 역사를 보여준다.
데카르트와 뉴턴이 신비체험의 대가였다?
저자는 진리를 추구하고 신과의 합일을 꾀했던 신비체험의 대가들을 조명하면서 신비주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인도의 대표적인 성자인 라마크리슈나, 히말라야의 맨발의 성자 썬다 싱, 야스퍼스가 서양의 영원한 모범으로 극찬한 신플라톤주의자 플로티누스 등의 삶과 일화를 통해 그들이 추구했던 정신을 감동적으로 펼쳐 보이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흥미를 끄는 것은 저자가 위대한 철학자인 데카르트를 신비체험의 대가로 언급하고, 17세기에 과학혁명을 주도한 과학자 뉴턴에게서도 신비주의자의 면모를 발견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데카르트의 저작인 『정념론』에서 영혼의 거주지로 명명된 송과선이 한국의 선도전통에서 순수한 정신이 거하고 있는 곳인 상단전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는 방법론적 회의를 통해 앎과 진리의 궁극적 근원으로서의 순수의식을 깨달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연금술을 통해 사물의 본질과 구조의 통찰에 이르려고 했던 뉴턴에게서 과학과 신비주의의 결합을 읽어내기도 한다.
현대의 문제에 대한 또 다른 탈출구
저자는 신비주의가 세계와 우주의 모든 생명과 하나되는 절대평등과 무조건적인 사랑을 체현하는 것이므로 사회의 온갖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탈출구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어떤 욕심이나 집착도 없이 자아중심의 이기성과 독단성을 초월한 무아의 사랑이 피로 얼룩진 계급지배와 계급착취의 인류역사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이러한 새로운 역사의 창조가 가능할까?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