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을 떠나는 소녀, 성장 소설이 진화하다 ‘뉴베리 상’과 ‘카네기 상’을 받으며, 미국과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을 모두 받은 유일한 작가 샤론 크리치! 크리치는 그동안 사춘기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성장 소설을 꾸준히 써 왔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은 주로 여행을 계기로 성장한다. ‘뉴베리 상’ 수상작인 『바다 바다 바다』또한 모험을 통해 슬픔을 극복하는 한 소녀의 감동적인 성장 소설이다. 사춘기 소녀의 성장과 모험! 언뜻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생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른들이 어린 시절 읽었고 지금의 아이들이 읽는, 소녀가 주인공인 성장 소설을 생각해 보자. 『소공녀』, 『작은 아씨들』, 『빨간 머리 앤』, 『제인 에어』 등이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작품들은 어떠한가? 『닐스의 신기한 여행』, 『톰 소여의 모험』, 『15소년 표류기』, 그리고 최근의 ‘해리 포터’ 시리즈까지. 여행이나 모험을 통해 성장했던 것은 주로 소년들이었다. 크리치는 『바다 바다 바다』에서 여전히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 두 요소를 훌륭하게 조화시켰다. 즉, 이 작품은 소년이 아닌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 소설이자, 가족 드라마, 미스터리, 음모, 생사를 넘나드는 항해 등이 얽혀 몇 배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모험 소설인 것이다. 『바다 바다 바다』가 가진 장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작품 또한 많은 성장 소설이 취하는 형식 가운데 하나인 1인칭 주인공 시점(일기·일지)을 취하고 있다. 1인칭 소설들은 자기 독백식의 넋두리와 화자가 그럴 듯하게 꾸민 잘못된 논리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자칫 독자가 지루함을 느껴 책을 덮는 사태로 이어지기도 한다. 크리치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 소피 외에 코디라는 또 하나의 화자를 내세우는 기지를 발휘했다. 독자들은 소피의 글을 통해 그녀의 심리를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코디를 통해 소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그녀가 숨기고 있는 진실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5월 11일은 입양의 날 입양의 날이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한다. 핏줄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입양하는 가정의 수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며, 여전히 해외입양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국내외 입양자 3,500여명 가운데 해외입양이 59%를 차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부가 입양의 날이라는 것을 제정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겠는가. 입양과 함께 또 하나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파양이다. 얼마 전 끝난 한 드라마에서 파양된 아픔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파양이란 말이 주목받기도 했다. 입양의 미담 뒤에는 ‘파양’이라는 그늘이 있었던 것이다. 양부모에게 파양되어 입양 기관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수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 부모가 죽거나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아이들이 다시 두 번 세 번 파양의 아픔을 겪게 되면서 받는 정신적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바다 바다 바다』의 주인공 소피도 친부모가 죽는 아픔과 거듭되는 파양을 통해 여러 번 버려졌던 아픔을 가진 아이다. 그 아픔 때문에 과거의 기억을 가슴 깊은 곳에 묻어버린 정신적 장애를 가진 아이다. 소피는 자신을 ‘가슴으로 낳은 아기’로 받아들인 가족의 사랑과 바다라는 자연의 힘을 통해 아픈 과거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성장한다. 독자들은 소피를 바라보며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환경과 싸우는 우리의 아이들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성장한 사람들 13살의 사춘기 소녀가 놓아 버렸던 자신의 과거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 소피는 세 명의 외삼촌, 두 명의 사촌과 함께 잉글랜드로 가는 항해를 시작한다. 잉글랜드에는 외할아버지인 봄피 할아버지가 기다리고 있다. 소피와 소피의 사촌인 코디는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하고, 두 사람의 일지를 통해 소피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한다. 소피는 왜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일까? 소피는 왜 바다에 대해 사랑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것일까? 소피의 친부모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소피는 어떻게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봄피 할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들을 그토록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일까? 소피를 비롯한 방랑자호 선원들 모두가 하나씩 문제를 안고 있다. 상처와 이루지 못한 꿈, 성격상의 장애 등으로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미숙아들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상처만 입히던 이들은 목숨을 위협하는 자연의 힘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이 무사히 항해를 마치고 봄피 할아버지의 품에 안기게 되었을 때, 모두 조금씩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