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퐁이와 툴툴이》의 꾸밈없는 이야기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런데도 메시지 때문에 이야기의 서정성이 빛바래지지 않는다. 주제가 명확한 이야기나 그림에서 쉽게 만나는 주제(교훈)의 강조 혹은 강요 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는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단박에 읽을 수도 있고, 하염없이 읽을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줄거리만 따라가면서 읽는 방법도 좋고, 아이와 함께 의성어, 의태어 등을 비롯한 수식어의 말맛을 느끼며 읽는 방법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글과 그림을 함께 보는 것도 좋지만 그림만 나누어 보는 것도 나름의 맛이 있다. 그림 속에는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 같다.
두 옹달샘의 이야기는 오래전 할머니가 구수한 입말로 들려주던 옛날이야기 같다. 또 노랫말에서도 들어본 것 같은 짧은 동화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지루하다거나 진부하다거나 식상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 익숙함은 잊고 있던 순수의 마음을 다시금 되찾는 것 같고, 오랫동안 소식이 뜸했던 친구에게 받은 편지 같다. 이 책을 읽는 어른들은 그렇다.
아이들은 어떨까? 적절하게 의인화된 옹달샘과 동물들, 숲 속 하루의 변화와 계절의 변화를 따라 이야기를 읽어 보자. 아이들에게는 억지로 먹이지 않아도 되는 영양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물질로는 환산할 수 없는 미래의 유산을 저축하는 이야기이다.
숲 속 옹달샘 두 개, 퐁퐁이와 툴툴이. 퐁퐁이는 샘물을 목이 마른 동물들에게 기꺼이 나누어 주지만 툴툴이는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샘물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 가을이 되자 낙엽이 옹달샘을 메우기 시작한다. 퐁퐁이의 샘물을 먹으러 온 동물들은 자연스레 샘물 위의 잎을 건져 내고 물을 마신다. 낙엽에 덮인 툴툴이 옹달샘은 결국 숨을 쉴 수가 없게 되고……. 다시 봄이 되었을 때, 동물들은 툴툴이 옹달샘이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 버렸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