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금, 꿀벌 나무에 가요? 초롱이가 책 읽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자, 할아버지는 초롱이를 데리고 집을 나선다. '꿀벌 나무'를 찾으러 가자고. "꿀벌 나무가 뭐에요. 할아버지?" "벌들이 집을 짓는 나무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꿀을 모아 놓는 나무 말이야?" 할아버지와 초롱이는 우선 벌 몇 마리를 잡는다. 그 중 한 마리를 놓아주고 뒤를 따라간다. 꿀벌 나무까지 가는 동안, 벌을 따라가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난다. 샛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던 복조리 아줌마, 갈림길을 천둥소리 아저씨, 길가에서 자동차를 고치던 금반짝 양, 그리고 언덕 위에서 만난 산노래 군과 염소 떼까지. 이들은 온 시골길이 시끌벌적해진다. 낭떠러지를 지나, 풀밭으로 가서, 귀신나무를 돌아, 우묵땅으로 뛰어간 사람들. 하지만 벌은 쏜살같이 날아올라 사라져 버린다. 마지막 남은 벌을 따라 숲을로 들어가 보니, 아, 꿀벌 나누가 있다! 사람들은 우선 꿀벌 나무에 연기를 피워 벌을 잠잠하게 한다. 그러고는 벌집을 꺼내어 샛별이의 유모차에 싣고 돌아온다. 할아버지는 모두를 집으로 초대해 빵, 홍차와 함께 막 따온 벌꿀을 대접한다. 사람들은 그 날의 모험에 대해 얘기하고, 음악을 즐기고, 춤을 추며 흥겨워진다. 할아버지는 초롱이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막 따온 벌꿀을 책 위에 얹으며 말한다. "맛을 보렴. 책 속에도 바로 그 꿀처럼 달콤한 모험, 지식, 지혜가 있단다. 하지만 그것들은 저절로 얻을 수 없어. 우리가 꿀벌 나무를 찾기 위해거 벌을 뒤쫓아 가듯, 너는 책장을 넘기면서 그것들을 찾아가야 하는 거란다!" 그날 이후, 초롱이는 책 읽기 싫다고 투덜거리지 않았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꿀벌 나무를 따라갈 때처럼 신나고, 꿀처럼 달콤한 것들을 찾아냈으니까.
지루한 책은 덮고, 맘껏 뛰어보는 거야! "책 읽기 싫어요. 밖에 나가 뛰어놀고 싶어요." 아이들이 투정을 부리면, 부모들은 대개 이렇게 말한다. "책을 많이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열심히 읽어라." <꿀벌 나무>의 초롱이도 책 읽기 싫어하느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대신, <꿀벌 나무>를 따라가 볼까? 그림 속에 펼쳐진 시골길은 낯익고 정겹다. 그 길을 따라 벌을 쫓아가는 초롱이와 할아버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뒤를 따라가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진다. 헉헉거리며 뛰어가는 사람들은 열심히 따라가다 보면, 단숨에 꿀벌 나무에 도착한다. 꿀벌 나무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 뒤, 할아버지는 벌꿀을 책에 얹으며 초롱이에세 말한다. " 책 속에도 꿀처럼 달콤한 게 있단다. 모험, 지식, 지혜...., 그런 것들 말이야. 하지만 그건 저절로 얻을 수 없어. 우리가 꿀벌 나무를 찾기 위해 벌을 뒤쫓아 가듯, 너는 책장을 넘기며 그것들을 찾아가야 하는 거란다!" 초롱이가 책 읽기 싫다고 투정 부릴 때 곧바로 이 말을 해 주었다면 어땠을까? 초롱이는 아마 할아버지의 말을 한 귀로 흘려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먼저 초롱이와 함께 열심히 꿀벌 나무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져온 꿀을 맛보게 한 뒤 책 속에 숨은 달콤한-모험, 지식, 지혜 등을 말해 주었다. 이제, 초롱이는 더 이상 투정부리지 않고 재미나게 책을 읽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값진 교훈을 가장 적절한 때에 책에서 배웠을까? 아니다. 할아버지도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시골길을 신나게 달려 꿀벌 나무를 찾아냈다. 그리고 책 위에 벌꿀을 얹으며 아버지가 들려주는 말을 듣고 나서야 책 속에서 달콤한 것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책 위에 벌꿀을 얹으며 아버지가 들려주는 말을 듣고 나서야 책 속에서 달콤한 것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어릴 적 꿀벌 나무에서 얻은 경험을 그대로 초롱이에게 물려주었다. <꿀벌 나무>를 읽고, 아이들이 초롱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책 읽기의 달콤함을 깨닫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읽다가 지루해 하면, 억지로 붙잡아 두고 끙끙거리게 하는 대신 책장을 덮고 함께 밖으로 나가는 게 어떨까? 모험, 지식, 지혜를 주는 경험은 꼭 '꿀벌 나무'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니까!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