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재주로 영웅이 된 바퀴벌레 삐딱날개 두꺼비를 피해 달아나다가 날개 하나가 꼬인 바퀴벌레 ‘삐딱날개’. 그 때부터 모든 일도 꼬였습니다. 삐딱한 날개를 가진 데다가 먹이를 멋지게 만드는 손재주를 가진 삐딱날개는 천적의 눈에 쉽게 띄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천적들을 피해 다니느라 지친 삐딱날개 앞에 잎꾼개미 무리가 나타납니다. “저 녀석들은 나보다 작은데 왜 아무도 괴롭히지 않는 거지?” 삐딱날개는 그동안 쌓였던 분을 잎꾼개미들에게 잠시 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잎꾼개미 떼에게 붙들려, 군대개미들에게 바칠 제물이 될 위기에 빠진 삐딱날개. 그런데 좁은 개미굴에 끌려가는 사이, 꼬인 날개가 ‘툭’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꼬인 날개가 풀리듯, 삐딱날개는 착한 잎꾼개미들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제, 삐딱날개는 고마운 개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잠시 후, 잎꾼개미들의 제물을 기다리는 군대개미들 앞에 끔찍한 ‘초록색 개미핥기’가 나타납니다. 군대개미들은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고 말지요. 사실 ‘초록색 개미핥기’는 삐딱날개가 나뭇잎으로 만든 ‘작품’이었는데 말이에요. 놀라운 손재주가 만들어 낸 작품 덕분에, 삐딱날개는 잎꾼개미들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영웅 덕분에, 잎꾼개미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루를 쉬게 되었고요!
세밀한 그림 속에 담아 낸 기발한 상상과 재치 지은이 자넬 캐넌은 이 책을 쓰는 데, 세계적으로 이름이 난 곤충학자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세밀한 그림 속에는 바퀴벌레와 개미를 자세히 관찰하고 연구한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지식책이 아닌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바퀴벌레의 생김새 하나, 개미들의 행동 하나도 마구 지어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는 기발하고 캐릭터들의 표정은 재미납니다. 사실과 상상을 조화롭게 버무려 놓은 것이지요.
'알면 사랑한다'는 자연의 진실에 한발 다가서게 하는 그림책 이 책 속에는 ‘결점’을 가진 바퀴벌레가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작은 영웅이 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 보면, 특정 생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버리고, 더 나아가 혐오하는 생물까지도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세계에는 약 4,000종의 바퀴벌레가 있다고 합니다. 이중 전체의 50여 종만이 우리가 끔찍하게 여기는 ‘해충’입니다. 대부분의 바퀴벌레는 숲 속에 살며, 흙을 기름지게 하고 꽃들의 가루받이를 돕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7종의 바퀴벌레 중에서도, 4종만이 해충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해충’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우리 입장만 생각한 분류입니다. 오래 전부터 이미 지구의 주인이었던 바퀴벌레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은 건 바로 우리 인간들입니다. 인간들 때문에 살 곳이 자꾸 줄어들다 보니, 바퀴벌레들은 어쩔 수 없이 인간들의 집까지 비집고 들어오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바퀴벌레처럼 우리가 혐오하는 대상도 알고 보면 ‘변화와 위협으로 가득 찬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생명체’입니다. 하찮게 여기는 생물도, 알고 보면 사랑할 가치가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사실을‘알면 사랑한다’는 자연의 진실에 한발 다가서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