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얼짱’, ‘몸짱’이라는 말이 한국 사회에서 익숙한 말이 되었다. 사회 전반에서 ‘보기 좋은 외모’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 지면서 이제 근사한 외모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린 것 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하지만 외모지상주의의 부작용 또한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물론 잘생긴 외모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외모는 피부 한 꺼풀의 차이일 뿐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것은 누구나 진정 추구해야 할 소중한 가치는 아니며, 또한 결코 누군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서도 안 된다. 여기 못생긴 친구들이 모였다. 박쥐, 쥐, 두꺼비, 거미. 얼짱, 몸짱은커녕 누구도 이 동물들이 보아 줄 만하다고 여기기도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동물의 대표 주자들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그런가 보다. 이 친구들은 자신의 못생긴 외모가 너무나 싫고, 그래서 슬프기도 하다. 못생긴 외모만큼이나 나쁜 마음으로 서로에게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주고 자포자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역시 못생긴 걸로 치자면 이 친구들에 빠지지 않는 하이에나가 나타나 충고를 한마디 던진다. “남들이 잘생겼니 못생겼니 말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행동이야. 뭐든 해야 해! 자신을 위해서, 또 남을 위해서!”
마음으로 발견하는 나와 너의 가치
그러더니 하이에나는 몸소 색소폰 연주를 들려준다. 색소폰 연주는 하이에나가 자랑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장기였던 것. 정말, 친구들은 하이에나의 멋진 연주를 듣는 동안 하이에나가 점점 좋아진다. 하이에나의 못생긴 외모만 보이다가 이제는 그의 재능과 열심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자기들도 각자 하나씩 잘 하는 것이 있었다. 박쥐는 휘파람에, 거미는 노래에, 쥐는 기타 연주에 자신이 있었다. 두꺼비는 팬케이크를 맛있게 구울 수 있었다. 이제 이 못생긴 친구들은 자신들의 특기를 발휘해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일을 계획한다. 그리고 처음엔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던 이들은 자신의 음악과 음식을 통해 다른 동물들에게 기쁨을 주고 스스로도 자신감과 행복을 얻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외모는 말 그대로 겉모습일 뿐 세상 모두는 각기 자신만의 고유한 능력과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러기에 겉모습을 잣대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가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가치 역시 그렇게 찾아야 할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가치를 받아들이는 데 정말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마음으로 찾아야 한다. 볼프 에를브루흐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오히려 놓치기도 쉬운 이런 마음 자세를 못생긴 다섯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들려준다. 어쩌면 사람살이의 기본이 되어야 할 귀중한 가치이기에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내면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상대방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며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는 건전한 태도를 갖게 한다. 뭔가 자신 없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이 스스로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