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1주일 여행 다녀오면 할 얘기가 많다 하지만 1년을 살면 할 얘기가 없다 이유는, 살수록 알기 힘든 나라이니까 인도의 종교, 사회, 역사 여행기
필자는 인도 와처(India Watcher)이다. 언론계에서 몇 안 되는 인도 전문가이다. 조선일보 뉴델리 특파원을 지냈으며, 2012년 11월 현재는 주간조선 편집장이다. ‘인도 싫어하거나 좋아하거나’는 필자가 2006년 인도 뉴델리 특파원과, 그 이후 인도를 다닌 뒤 쓴 기행 취재문이다. 이 책에는 모두 12곳의 인도 도시가 등장한다. 대부분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곳이다. 이곳을 알게 되면 인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책에 나온 이 도시들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인도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이 보인다. 12개의 도시는 ‘종교들의 성지’, ‘인도의 대도시’, ‘색깔 있는 도시’ 로 구분되어 있다. ‘종교들의 성지’에는 강고트리, 다람살라, 아므릿사, 낙푸르가 나온다. 강고트리는 힌두교도의 성지이자 갠지스강의 발원지이고, 다람살라는 티베트 불교의 수장이 망명해 살고 있는 산중도시이며, 아므릿사는 시크교도의 최대 성지로 황금사원이 있는 펀자브의 대도시다. 낙푸르는 현대 인도 불교의 중심지이다. ‘인도의 대도시’에는 인도 경제의 중심지이자 세계 다이아몬드 산업의 최대 거래소가 있는 뭄바이, 남인도의 해상 실크로드에 있는 도시 코치, 섬유산업이 발달해 한때 ‘동방의 맨체스터’라고 불리었던 아메다바드 이야기가 나온다. ‘색깔 있는 도시’에는 북인도 카슈미르의 아름다운 산중 호반 도시 스리나가르, 두 차례 핵실험이 있었던 포크란, 100년이 넘은 기업 도시 잠셋푸르, 프랑스의 옛 식민지 퐁디셰리, 히말라야 산중의 중국과 국경을 접한 강톡이 들어 있다. 이 책에는 국내에 소개되어 있는 다른 인도 책에선 볼 수 없는 내용이 많다. 서방언론이 보도한 자료를 짜깁기하거나, 인도에 단 며칠 다녀온 뒤 주마간산의 여행 경험을 써내려간 책과는 다르다. 인도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심도 있는 현장 정보가 많다. 특별한 이야기와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시에 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밟았고,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 인도가 어떤 나라인지,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한 큰 그림이 보이는 것이다. 인도는 중국과는 달리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은 인도보다 더 큰 나라이고 인구도 많지만 매우 균일한 사회이다. 한족이 전체 인구의 95%가 넘는 나라이고, 소수부족이 있다 해도 그 수가 적다. 인도는 12억의 인구인데, 전국적인 언어가 없고, 문자도 다르고, 종교도 다양하며, 인종도 많다. 거기에 세계의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사라진 계급제도 카스트까지 남아 있다. 남인도가 다르고, 북인도가 다르고, 동인도가 다르다. ‘인도는 이렇다’라고 얘기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에 인도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인도는 어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에 쉽게 답하지 않는다. 인도에 잠깐 다녀온 사 람이 인도에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과는 다르다. 살수록 새로운, 몰랐던 인도는 나오기에 ‘인도는 이렇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인도는 12억 인구(2011년 통계)의 땅이다. 2050년이면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가 된다는 예측이 많이 나와 있다. 인도를 잘 이해해야 인도 여행이 즐겁고, 비즈니스하는 사람은 인도 진출이 쉬울 것이다. 이 책이 그런 수요에 부응하길 기대한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