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정신은 곧 삶의 정신이며 끈끈한 에너지다. 시심이 고갈되었을 때 시인의 삶도 끝난다. 최병우의 시세계가 젊고 건강하다는 것은 아직도 그의 시의 원천이 메마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 갈 폭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삶은 의미부여다. 시 또한 마찬가지다. 어느 날 뒤상이 변기통을 깨끗이 씻어 화랑에 내어 놓고 '샘'이라고 뒤집어 말했을 때 이 천재에 대해 사람들은 깜작 놀랐다. 혐오스럽고 불경스러웠던 배설의 추악함이 천사의 샘,또는 자궁 속의새로운 태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인지적 충격과 정서적 충격을 동시에 수반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 샘은 진한 감동과 함께 새로운 가치 개념으로 전도되어 끝없는 그리움으로 출렁거렸기 때문이다. 그 그리움의 한 형태로서 시들지 않고 있는 최병우의 상상력이 뒤상의 변기통에서처럼 고갈될 줄 모르는 것은 최병우가 아직도 예민한 감수성 속에 살고 있다는 건거가 된다.
총 
바보 빅터
